부산시장에 3번 도전했다 실패하고 4번째에 성공했던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그는 1980년대 정치권에 들어와 30여년만에 염원하던 부산시장에 당선됐지만 부하여직원을 성추행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불명예퇴출로 정치 인생이 끝났다. 

부산지법 형사6부(류승우 부장판사)는 29일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오 전 부산시장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앞서 검찰은 징역 7년을 구형했다. 법원은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제한 5년도 명령했다. 오 전 시장은 곧장 부산구치소로 수감됐다.

재판부는 오 전 시장에게 제기된 ▲강제추행 ▲강제추행 미수 ▲강제추행 치상 ▲무고 등 4가지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류승우 부장판사는 "피해자는 자신이 근무하는 조직의 장인 피고인의 업무수행 중 무방비 상태에서 갑자기 이 사건을 당해 매우 치욕적이고 정신적 충격이 상당했을 것으로 인정되고 상처로 남았다"라며 "이 사건은 사회적 관심이 높고 수사 장기화로 피해자 고통이 더 커진 것으로 예견할 수 있어 피해자의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을 인정 한다"고 판시했다.

오 전 시장은 지난해 4월 부산시청 집무실에서 부하직원 A씨를 추행하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상해를 입힌 혐의(강제추행치상)로 기소됐고 부산시장직을 사퇴했다. 그는 또 2018년 11월 다른 직원 B씨를 강제추행하고, 한 달 뒤 그를 다시 추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는다. 

여러 번 넘어져도 다시 일어난다는 뜻에서 오 전 시장에게 붙은 별명은 오뚜기다. 그러나 그의 정치 인생은 이렇게 끝났다.  오 전 시장은 경남중·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부산시 정무부시장과 행정부시장,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해양수산부 장관, 한국해양대·동명대 총장을 지냈다. 

오 전 시장은 2004년 부산시장 재보궐선거부터 시장직에 도전해왔다. 민주당 소속으로는 승산이 희박했지만 계속 도전해 세 번 낙선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도전한 끝에 네 번째 선거인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현역이던 서병수 시장을 꺾고 당선돼 민선 이래 23년만에 처음으로 민주당 소속 부산시장이 탄생했다. 그러나 결국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퇴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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