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으로 모인 대학생들이 6‧25 당시 활약한 켈로부대 여성 첩보원을 알리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잊힌 역사’에 관심 많은 대학생들”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팀 ‘Rabbidate’는 “지난 3월 켈로부대(KLO)전우회를 찾아가 한국전쟁에 참전한 여성 첩보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는 8명의 대학생이 ‘여성 첩보원 기억하기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어린 나이에 조국을 위해 희생한 이들의 이야기가 기록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채 잊힌다는 게 너무 안타까워 이를 세상에 알리고자 다짐했다”며 “KLO 소속 여성 첩보원의 암호명인 ‘Rabbits’와 그날을 기억하자는 의미가 담긴 ‘Date’를 합쳐 ‘Rabbidate’라는 단체를 만들었다”고 했다. 

KLO(Korea Liaison Office·미 극동군사령부 한국 연락사무소)는 미 극동군사령부가 북한의 정부·군·산업 기관에 침투해 정보 수집을 하기 위해 1949년 6월 1일 만든 첩보조직이다.

고려대 남광규 교수는 “6·25전쟁 당시 켈로부대는 4445회 작전을 수행했고, 적 7만여 명을 살상(殺傷)했다”고 밝혔다.

Rabbidate는 ’(사)우리역사바로알기’를 통해 ‘여성 첩보원 알리기 캠페인’을 위한 소책자 제작에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단체는 “지난달 켈로부대 출신 심용해(86) 할머니 댁을 방문해 감사의 의미를 담은 꽃과 손편지를 전했다”고 밝혔다.

Rabbidate는 “심용해씨는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피란민 복장으로 적진에 들어가 병력 규모와 화기 배치 등 각종 정보를 머릿속에 넣어오는 게 임무였다’고 했다”고 전했다.

소녀병으로 16살에 참전한 심용해씨는 3년 7개월간 복무했다.

최근 단체는 제작한 ‘여성 첩보원 알리기’ 소책자를 들고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았다. 현충원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이 소책자를 배포했다.

Rabbidate의 장재혁 대표는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6·25 당시 활약한 여성 첩보원의 이야기를 알릴 것”이라고 했다.

단체는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을 맞아 오는 6일부터 30일까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을 통해 여성 첩보원을 기억하기 위한 기념품을 공개하고 모금 운동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모금을 통한 수익은 여성 첩보원을 알리는 데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이경훈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