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서 민정수석, 법무부 장관을 지낸 조국씨가 2019년 ‘조국 사태’를 자신의 시각에서 쓴 회고록 <조국의 시간>을 출간했다. 

이 책의 8장 '검찰 쿠데타의 소용돌이'를 보면 이런 내용이 있다. 

"윤석열이 말한 ‘살아 있는 권력 수사’는 가짜 개혁이다. 이는 편파적인 표적 수사, 즉 선택적 정의의 외피(外皮)로서 검찰개혁을 무산시키기 위한 검찰의 조직보호 논리다. 윤 전 총장은 일관되지 못했고 곧 죽을 권력만 쳤다."

조씨의 논리대로라면 윤 전 총장은 전 정권 때도 곧 죽을 박근혜 권력을 친 것이 된다. 그런데, 윤 전 총장이 박근혜 정부와 맞설 때마다 조씨는 그에 대해 칭찬을 했다. 

2016년 12월 1일 박근혜 대통령의 비위 의혹과 최서원(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을 파헤칠 박영수 특별검사가 수사팀장으로 윤 전 총장을 지목하자 소셜미디어에 거두절미하고 '윤석열'이라고 적었다. 

말이 필요 없는 선택이라는 뜻으로 해석됐다.  

윤 전 총장이 지난 2013년 '국가정보원 대선 여론 조작 및 정치 개입 사건'(국정원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한 데 대해서는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석열 검사의 오늘 발언, 두고두고 내 마음속에 남을 것 같다"고 했다. 

그해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정원 등 18대 대선 댓글 개입 문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는 윤 전 총장에 대해 "사람이 아니라 법에 충성하는 이가 윤석열"이라며 "노무현 정부에서 오른팔 안희정과 묵묵한 후원자 강금원을 구속했지만 아무 불이익을 받지 않았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에서도 똑같이 행동하니 바로 도끼질을 당한 것"이라고 했다. 

2015년 1월 6일 <경향신문>에 게재한 '[조국의 밥과 법]귀족과 속물의 나라에서 살아남기'라는 제목의 글에서는 이렇게 썼다. 

"정치 권력에 맞선 윤석열 검사의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경제 권력에 맞선 박창진 사무장의 “나는 개가 아니다”. 각성한 주체에게 두려움은 없다. 윤 검사의 말, 청와대와 법무부와 검찰청 앞에 새겨야 한다.(중략) 새해 사회 곳곳에서 제2, 제3의 윤석열, 박창진, 이효리를 보고 싶다. 박노해의 시구절처럼,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기에."

조씨는 박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할까. 박 전 대통령도 본인과 마찬가지로 윤석열 표 표적 수사의 희생양이라고 생각할까. 

그게 아니라면 본인도 묵묵히 자신의 할 일을 한 전직 검찰총장에게 도끼질하는 사람에 불과하단 지적이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