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청와대’에서 고위직을 지낸 법조인 A씨는 최근 전 정부 고위 인사들과 잇따라 만났다. A씨는 “문재인 정부에서 적폐로 낙인 찍혀 ‘윤석열 검찰’에 곤욕을 치렀던 이들이 윤석열에 대한 생각을 달리하고 있다”고 기자에게 귀띔했다. 참고로 A씨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비판적인 입장이다.

A씨는 총 네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먼저 판사 출신의 한 법조인이다. 이 법조인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이 소위 ‘사법적폐’로 몰려 영어(囹圄)의 몸이 됐을 당시, 검찰 조사를 받았던 이다. 

이 법조인은 ‘윤석열 검찰’에 강한 적대감을 갖고 있다. 박근혜 정부 판사들이 줄줄이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르는 걸 보면서 ‘검찰에 의한 판사 사냥’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고 한다. 이 법조인은 A씨에게 “문재인 정권 종식을 위해서라도 대선에서 윤석열을 지지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박근혜 정부에서 경찰 고위직으로 일한 이도 비슷한 뜻을 내비쳤다. A씨는 이 경찰 고위직 인사에게 “윤석열 때문에 고생했는데 그를 지지할 마음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민주당 후보를 찍을 순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 인사 역시 “대선에 윤석열이 나오면 찍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A씨는 전했다.

대구광역시에 거주하는 80세 부부는 자타가 공인하는 ‘골수 친박’이다. 2017년 박근혜 탄핵 정국 당시, 태극기 집회에 거의 빠짐없이 참석하며 기천 만원의 후원금을 내기도 했다. 이들 부부도 A씨에게 “윤석열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A씨는 이런 사례를 근거로 “최근 여론조사에서 감지되는 윤석열 지지율이 허수(虛數)는 아닌 것 같다”며 “반문 여론이 강해지면 강해질 수록 윤석열 지지율은 더 오를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A씨는 “야권에서 윤석열에 필적하는 후보가 나온다면 지지세가 ‘제3의 후보’로 쏠릴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A씨가 이렇게 말한 이유는 윤석열 지지율이 윤석열 개인의 역량과 자질이 아닌, 반문 정서에만 의존한 탓이 크기 때문이다. 

즉 야권이 '반문 단일화'만 이룬다면, 윤석열이 아닌 '제3의 후보'가 나와도 대선에서 승기를 잡을 확률이 높다는 의미로 들린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