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정치, 외교 갈등이 양국 경제에 모두 타격을 준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한일 관계는 2018년 10월, 우리나라 대법원이 일본제철,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기업에 대한 판결을 계기로 악화되기 시작했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한일 관계가 본격적으로 악화되기 시작한 2019년을 기준으로 전후 2년간의 교역(수출+수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양국 간 교역 규모는 뚜렷이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9~2020년 중 한국의 대(對)세계 교역액은 직전 2개년(2017~2018년)에 비해 7.6% 감소했다. 중국과의 교역액은 7.4%, EU는 4.8% 하락했는데, 일본과의 교역액은 무려  11.9% 줄었다. 반면 미국과의 교역액은 6.3% 증가했다. 

한경연은 악화된 한일관계는 양국 간의 직접투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의 제조업 부문 해외직접투자는 217억 달러(2017~2018년)에서 2019~2020년 279억 달러로 28.6%나 늘었지만, 일본에 대한 직접투자는 168백만 달러에서 125백만 달러로 25.6% 급감했다. 일본의 제조업 부문의 해외직접투자 순투자액은 12.6조 엔(2017~2018년)에서 2019~20년 18.6조 엔으로 47.8% 증가한 반면, 한국에 직접투자는 5786억 엔(2017~2018년)에서 2194억 엔(2019~2020년)으로 62.1% 감소했다.

한경연이 한국의 산업연관표를 활용하여 교역 위축에 따른 한국의 경제적 영향을 분석한 결과, 양국의 관계가 악화된 이후인 2019~2020년 한국은 생산유발액이 1조2000억원, 부가가치유발액 5900억원, 취업유발인원 1만3300명이 줄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작년 코로나19의 영향이 있었다 하더라도, 양국간 교역 위축은 유독 크게 나타나 정치․외교 분쟁이 경제 갈등으로 전이되는 양상”이라며 “악화된 한일관계가 양국 경제 모두에 피해를 주고 있는 만큼, 한일 정부는 조속한 관계 정상화 노력으로 경제적 악영향을 차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