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학생과의 성관계 사건, 여교사 실명과 얼굴까지 공개하는 미국 사회 : 월간조선

지난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에 있는 가든 그로브 초등학교(Garden Grove Elementary school)에서 여교사와 남학생의 부적절한 성관계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만 32세였던 6학년 담임교사인 말리아 브룩스(Malia Brooks)가 같은 학교 초등 남학생과 성관계를 맺은 것이다. 이 교사는 사건 발생 넉 달 전 해당 학교를 그만 둔 상태였다. 하지만 교사와 학생의 성관계 사실이 알려지자, 경찰이 즉각 수사에 착수했다. 해당 학생은 만 14세 이하여서, 여교사의 행위는 미국이 규정한 아동 성범죄에 해당됐다. 미국에서 아동 성범죄는 중범죄다. 당시 초등학교 여교사는 두 아이의 엄마였고 평소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물론 피해 남자 초등학생의 신원은 철저히 감춰졌다. 이 사건의 개괄적 구조는 최근 한국에서 발생한 초등 여교사 사건과 여러모로 비슷했다.

2013년 사건 당시 관련 내용을 브리핑하는 미국 경찰. 가해자 여교사의 사진을 옆에 둔 채 브리핑을 이어갔다. 사진=《NBC4》 화면 캡처

이 사건이 언론의 관심을 끈 것은 경찰의 태도 때문이었다. 당시 경찰은 해당 교사의 사진을 걸어둔 채 사건을 브리핑했다. 이에 대해 미국 언론들은 "경찰이 성범죄자 사진을 옆에 세워둔 채 사건 브리핑을 하는 일이 흔한 것은 아니다. 사회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후 학생과 부적절한 성관계를 맺은 여교사의 유치장 수감 모습 등은 각종 매체를 통해 생생하게 보도됐다.

최근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지난 8월 24일(현지시간) 초등학교 여교사의 10대 청소년 성관계 사건이 미국 언론에 보도됐다. 네바다주 웰스초등학교(Wells Elementary School) 4학년 담임교사인 테나일 위테이커(Tennile Whitaker)가 인근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고교 남학생 2명(16세, 18세)과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구속된 것이다. 상대 학생은 물론 초등학생보다는 신체적으로 성숙한 청소년들이지만, 미국 사회는 모범이 되어야 할 교사가 제자뻘인 10대 청소년과 성관계를 맺은 사실을 용납하지 않았다.

이 사건을 공개한 언론의 보도행위 또한 한국 언론과 많이 달랐다. 《데일리 메일(Dailly mail)》은 해당 사건을 보도하면서 페이스북에서 찾은 여교사의 가족 사진을 전면에 게재했다. 여교사의 아들과 딸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했지만, 남편 얼굴은 그대로 내보냈다. 사익(개인 인권) 보호보다는 사회적 공익을 더 우선시하는 미국 언론의 판단기준을 생각한다면 이런 보도행태는 충분히 가능하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글=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