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지 않는 가운데 오세훈(사진) 서울시장이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서울형 거리두기' 를 추진한다. 정부의 방역 지침과 별도로 서울만의 독자적인 방역 매뉴얼을 만들고 시행하겠다는 뜻으로, 정부와 마찰이 예상된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르면 이날 '서울형 거리두기' 윤곽을 밝힐 예정이다. 오 시장이 지난 9일 간부회의에서 “업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기존 오후 9시, 10시 영업정지와 같은 정부 대책은 재고돼야 한다”고 밝히면서다.  오 시장은 “중앙정부의 방역 지침 결정을 기다리는 상황은 비합리적"이라며 "독자적으로 업종별 세분화된 맞춤형 매뉴얼을 마련해 새로운 거리두기 방안을 준비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에 시는 업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맞춤형 방역수칙 의견 제출 요청'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서 시가 제안한 내용은 유흥주점과 단란주점, 감성주점, 헌팅포차는 오후 5시∼ 밤 12시, 홀덤펍·주점은 오후 4∼11시, 식당·카페는 기존대로 오후 10시까지 영업을 허용하는 안이다. 이에 업종별 관련 단체 등의 의견을 취합해 시가 매뉴얼을 만들게 된다. 

한편 방역당국은 12일부터 수도권과 부산의 유흥시설 전면 영업 제한 방침을 밝힌 상태로, 서울시의 이같은 방침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1일 오후 코로나19 예방접종 브리핑 이후 서울시의 독자적 방역지침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서울시) 변경안에 대해 협의가 들어오지는 않았고 구체적인 제안이 들어오면 정부와 같이 검토하고 협의하겠다"고 했다. 

이어 정 청장은 수도권과 부산의 유흥시설 영업제한을 언급하며 "유흥시설에서는 마스크를 쓰기 어렵고 지하의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체류하는 등의 특성이 있어 (영업금지 등)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사실상 서울시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