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등을 뽑는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가 2~3일 이틀간 실시된다. 과거 사전투표는 대체로 보수보다 진보진영에 유리한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성난 부동산 민심을 반영할 것으로 보이는 이번 재보선에서는 보수야당인 국민의힘이 사전투표를 독려하고 있어 주목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일부터 이틀간 재보궐선거 지역 722개 사전투표소에서 사전투표가 이뤄진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진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 내 특별 사전투표소 6개소는 3일에 별도로 운영될 예정이다.

2일 오전 6시 전국 투표소에서 사전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여야는 지지층과 부동층 막판 공략에 나서고 있다.  특히 사전투표 참여 가능성이 높은 청년세대를 향해 지지를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 등에 반성한다며 읍소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김태년 원내대표 겸 당 대표 직무대행은 1일 국회에서 성명을 내고 "민주당이 부족했다, 다시 한번 더불어민주당에 기회를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했다. 그는 사전투표 참여 가능성이 높은 청년세대를 향해 "청년세대의 막막한 현실과 치열한 고민을 경청하고 함께 해답을 찾는데 부족했다"고 인정했다. 앞서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3월 31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주거의 문제를 온전히 살피지 못한 정부 여당의 책임이 크다"면서 "정부 여당은 주거의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했고, 정책을 세밀히 만들지 못했다. 무한 책임을 느끼며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2030세대의 지지율이 높게 나타나는 데 고무돼 사전투표를 적극 독려하는 분위기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유세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번 부정선거 여지가 있다는 논의가 있어 많은 분들이 사전투표에 거부감이 있다"면서도 "대한민국 투표시스템을 믿어주시고 많이 참여해주실 것을 바라고 있다"고 했다.

여야가 긴장하는 것은 2030 세대의 달라진 민심 때문이다. 취업과 부동산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 세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투기 사태는 물론, 서민의 주거생활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임대차3법을 정부여당 고위직 인사들이 교묘하게 이용한 사실 등이 속속 드러나면서 여당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 법의 시행 시점을 피해 자신이 보유한 집의 전세금을 대폭 올렸다.

이날 국민의힘 서울시장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나경원 전 의원은 중앙선대위 서울동행 회의에서 "(여당이) 사과 쇼를 한들 이제 늦었다"며 "결국 이번선거는 정권심판으로 갈 것이고 정권심판을 주도하는 키워드는 2030"이라고 말했다.

사전투표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로, 주민등록증이나 여권, 운전면허증 등 사진이 붙은 관공서 또는 공공기관이 발행한 신분증을 가지고 가면 된다. 선거인은 본인의 주소지와 상관없이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