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이후 주택 가격이 오르지 않아도 5년 뒤인 2026년부터는 서울 주요 아파트(전용 면적 85㎡ 기준)의 보유세가 2배 이상 오를 전망이다. 여기에 1세대 1주택자 중 절반 이상이 종합부동산세를 낼 것으로 추정됐다.

29일 국민의힘 부동산공시가격검증센터(센터장 유경준 의원)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2026년 서울시 선거구별 주요 아파트 1주택자 보유세 변화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는 서울 49개 선거구마다 세대수가 가장 많은 단지 3곳을 골라 총 147개 아파트단지를 분석했다. 기준은 1가구 1주택으로 국민주택 규모인 85㎡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집값이 전혀 오르지 않는다는 가정에도 147개 단지 평균 보유세가 2020년 기준 237만원에서 2026년 483만원으로 2배 이상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파트 별로는 동대문구에 위치한 래미안크레시티가 2.94배 상승해서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이어 강남구에 위치한 도곡렉슬이 2.74배, 노원구 상계보람이 2.68배의 상승률을 보였다. 

1·3위를 기록한 래미안크레시티와 상계보람의 경우, 2020년 기준 종부세 부과 대상이 아니었지만, 각각 2021년과 2024년에는 공시가격 9억원을 초과해 종부세 부과 대상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주택가격이 변동하지 않더라도 2026년에는 전체 147개 단지 중 약 53%인 78개 단지가 종부세 대상이 된다. 이는 2020년(38개)에 비해 2배가 넘는 수치다. 5년 뒤 서울 30평대 아파트 절반 이상이 종부세 부과 대상이 되는 셈이다. 

유경준 의원은 “종부세 부과 대상 단지가 기존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 중심에서 서울 전역으로 퍼져가는 모양새”라며 “종부세를 상위 1%의 문제로 치부하던 정부·여당의 주장은 명백한 거짓말이다. 종부세는 이미 평범한 서울시민이 걱정해야 하는 문제”라고 했다.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지 않는다는 가정에서 이뤄진 조사임에도 보유세가 크게 상승한 원인은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율과 종부세 산정을 위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지속해서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90%까지 올리겠다고 밝혔고, 공정시장가액비율 역시 2018년 80%에서 해마다 5%p씩 올라 2022년 이후에는 100%가 될 전망이다. 

유경준 의원은 “(시세 상승 없이) 정부가 세 부담 완화를 위해 마련한 각종 특례와 공제제도를 적용했음에도 평균적으로 보유세가 2배가 오른다”며 “만약 시세가 지난 3년간의 추이대로 오른다면 최고 4배까지 보유세가 오를 것으로 추계했다”고 했다. 

유 의원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이 결과적으로 서울시민 대다수에게 세금폭탄으로 돌아온 셈”이라며 “정부는 주택소유자를 범죄자 취급하는 국민 갈라치기·징벌적 과세를 당장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이경훈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