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 단일화가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악연이 관심을 끌고 있다. 단일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데는 김종인 위원장이 배후에 있다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특히 안철수 대표가 김종인 위원장의 부인 김미경 이화여대 명예교수에 대해 "내 아내와 동명이인"이라며 "(김종인의 아내 김미경이) '김종인의 상황제'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두(two) 김미경'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두 김미경'이 이슈가 된 것은 단순히 동명이인이어서는 아니다. 정치권에서는 김종인 위원장의 아내 김미경 이화여대 명예교수와 안철수 대표의 아내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가 각각 남편에게 정치적 영향력을 크게 미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김미경 교수 부부.  사진=뉴시스

먼저 김종인 위원장의 아내 김미경 교수는 경기여고-이화여대를 거쳐 이화여대 가정과학대 학장을 지냈다. 김 교수는 오랜 시간 정치적 부침을 겪어온 김종인 위원장에 정치적 조언을 아끼지 않는 '정치적 파트너'로 알려져 있다. 기자들을 만나고 김종인의 연설문을 써주기도 했고, 방송 등을 통해 눈여겨 본 정치 신인을 김종인에게 추천하기도 했다.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의 손자인 김 위원장은 김정호 전 한일은행장의 딸이며 김정렴 전 청와대 비서실장(박정희 정권)의 조카인 김 교수와 중매로 만나 두 달 만에 결혼했다. 당시 수십차례 맞선을 봤던 김 위원장은 '대화가 맞는 사람'을 찾다 김 교수와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종인 위원장은 아내 김 교수의 사촌동생(사촌처남)인 김창경 전 교육과학기술부 차관과 친밀한 관계다. 한양대 공과대 신소재공학부 교수인 김 전 차관은 이명박 청와대에서 교육과학문화수석실 과학비서관을 지낸 바 있다. MB의 '창조경제'를 만들어낸 사람으로 알려져 있으며, 김종인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그를 '천재 과학자'라고 언급한 바 있다. 김종인 위원장이 2016년 총선때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으로 총선 공천을 주도할 당시 그를 '비례대표 1번'으로 점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1번은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현 대통령정책실 사회수석실 교육비서관)에게 돌아갔는데, 김 전 차관이 추천한 인사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김미경 교수 부부.  사진=뉴시스

안철수 대표의 아내 김미경 서울대 의과대 교수 역시  안 대표의 '멘토' 다. 김 교수는 서울대 의대 81학번으로 남편인 안 대표(80학번)의 1년 후배로 CC(캠퍼스커플)이다. 의사 가운을 벗고 다른 분야와의 '융합' 연구를 진로로 택했다는 점에서 남편과 닮은꼴이다. 과거 <월간조선> 기사에 따르면 안 대표의 학과 동기들은 "안 대표는 조용한 성격이었고 김 교수가 주도적이었다"고 기억하고 있다.  지금도 안 대표의 중요한 결정에는 김 교수가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김미경'은 4.7 보궐선거 서울시장 후보 야권 단일화를 앞두고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 난항 배경에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악연이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두 김미경'이 배후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역시 정치권의 관심사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