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표류하던 대전의 한 재개발 사업이 조합원 총회 개최 등을 계기로 정상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총 공사비 3500억원 규모의 대전 서구 도마·변동1구역 재개발사업이 해당 지역. 지난 2016년 지역기반의 G사가 시공사로 선정됐으나 5년 동안 착공도 못해 각종 문제가 촉발됐었다. 조합 측은 오는 20일 총회를 열고 새로운 시공사 선정 등 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대전 도마·변동 도시재정비촉진지구는 도마동, 변동, 가장동 일원 221만여㎡를 대상으로 2007년 지정고시 받아 정비사업이 진행돼왔다. 현재 12개 구역으로 나눠 진행 중인데 도마·변동1구역도 그 중 한 곳이다.

그동안 이곳에서는 공사 지연에 따른 도급공사비 인상이 예견됐고, 조합과 시공사에 대한 조합원들의 신뢰가 무너지면서 온갖 잡음이 일었다. 마침내 지난해 10월 조합원 총회를 통해 조합과 기존 시공사와의 계약이 사실상 해지되는 등 수많은 논란이 벌어졌다. 계약 해지 논란은 총회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일부 조합원들의 반발에서 비롯됐다. 작년 10월 총회 당시 전체 조합원 259명 중 131명(직접참석 26명·대리참석 105명)이 참석해 118명이 찬성했다.

그러자 일부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됐고, 이들은 ‘시공사 계약해지’ 총회 당시 서면결의서 일부가 대리 작성됐다는 의혹을 제기해 법적 다툼을 벌였다. 하지만 비대위의 소송 건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대전지법 제21민사부에서 지난 2월 2일 임시총회결의효력정지가처분 소송에서 “일부 조합원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서면결의서가 위조됐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기각했다.

법원 결정을 종합하면, 서면결의서 기재는 본인의 위임을 받은 다른 사람이 작성하는 경우가 흔해 필적감정으로 조합원 의뢰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 아울러 서면결의서를 제출하고 이를 번복하는 경우까지도 흔한 현실을 감안할 때, 이를 효력 여부의 직접적 잣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법원 판결에 따라 조합 측은 새 시공사 선정을 위한 절차를 밟아갔다. 그러자 비대위 측은 오는 20일로 예정된 임시총회를 저지하기 위해 법원에 ‘임시총회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하지만 법원이 이번에도 조합의 손을 들어줬다. 시공사 해지 총회는 유효하고, 후속조치로 새신규 시공사를 선정하기 위한 총회는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 

이에 조합은 오는 20일 임시총회를 열고 새로운 시공사를 조합원 투표로 결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G사와의 시공사 해지 안건을 놓고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다시 표결에 부칠 계획이다. 조합 측은 “시공사 선정을 하루빨리 마무리하고 그동안 지연됐던 사업에 속도를 내 대전의 랜드마크 단지로 만드는데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대형건설사 출신의 한 재개발 전문가는 “시공사가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사업을 지연하고 여기에 소수의 목소리 큰 인사들이 별도의 조직을 만들어 사업의 발목을 잡으면 재개발사업은 산으로 가 버린다”고 말했다. 

지역 재개발사업은 그곳에 살고 있는 지역민들에게 새로운 보금자리를 제공하는 한편 도시를 ‘재생’하고 ‘리폼’하는 공익적 측면이 적지 않다. 여기에 사업의 투명성과 신속성이 더해질 때 재정비사업은 성공한다. 도마·변동1구역의 다수 조합원과 지역민들은 “사업이 또 다시 지연된다면 조합원들의 비용 부담은 더욱 커지고 이웃사촌인 조합원들간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소용돌이에 빠지게 된다”며 총회를 통해 도마·변동1구역 사업이 조속히 성료되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