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 후보 단일화를 약속했던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단일화 협상이 17일 또 파행됐다. 양당은 애초 17~18일 여론조사 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등록 마감일인 19일에 단일 후보를 발표하고 후보 등록을 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이에 따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각각 등록하고 선거용지 인쇄일인 29일 전까지 단일화 협상을 하는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17일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후보측 실무협상단은 이날 오전부터 협상을 이어갔지만 여론조사 유·무선 전화 비율과 문항 등을 두고 난항을 겪었고, 결국 마지막까지 접점을 찾지 못했다. 

앞서 국민의힘 측은 보수층 응답 비율이 높은 유선전화 조사를 포함하자고 주장했고,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의 가상 대결 방식의 여론조사 설문 문항을 주장해왔다. 양측은 서로의 제안을 조금씩 수정하는 방법으로 협상을 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9시께 최종 협상을 마친 후 브리핑에서 "오늘 저녁에는 더 이상 논의하지 않겠다. 그리고 이 시간 이후 국민의당 입장을 당과 협의해 내일까지 돌파할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당이 요청한 가상대결을 통한 후보 확정은 새로운 방법이고 전례가 없으며 합산이 쉽지 않기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여론조사에 유선전화 비율을 10%라도 반영하자고 했지만 국민의당측이 수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저희가 중시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가상대결이기 때문에, 그걸 존중해 주신다면 유선 10%를 포함하는 방안을 수용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또 "그게 어렵다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대결해 야권 단일후보 중 오세훈, 안철수 누가 더 경쟁력 있다고 생각하냐'는 조항을 쓰되 유선전화는 수용할 수 없다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18일 오전 9시가 넘어가면 사실상 각자 후보 등록을 하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그때 가서 판단해보시라"고 말을 아꼈다.

양당은 17~18일 여론조사를 통해 최종후보등록일인 19일 후보등록을 한다는 계획이었지만 18일 오전까지 여론조사 방법과 문항도 합의하지 못한 상태여서 애초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18일 오전중으로 협상이 마무리되고 여론조사를 시작해도 19일 등록은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 따라서 오세훈-안철수 후보가 각각 기호 2번(국민의힘)과 4번(국민의당)으로 선관위 후보등록을 하고 투표용지 인쇄일인 29일 전 단일화를 마치는 '플랜B'가 시작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29일 전 단일화를 마치면 투표용지에 오세훈, 안철수 후보 중 1명의 이름만 인쇄돼 단일화와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단일화 협상이 길어지면 LH직원투기사태 등으로 불붙었던 야권 상승세 분위기가 꺾일 수 있고, 유권자 피로도 역시 쌓이게 돼 야권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여권은 17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열린민주당 김진애 후보가 박영선 후보로 단일화하기로 결정하고 18일 중앙선관위에 후보등록을 할 예정이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