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오풍(吳風: 오세훈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당시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인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과 맞서 이길 한나라당 후보는 오세훈 현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니, 오 후보는 강 전 장관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지만 다른 한나라당 후보들은 20%포인트 넘는 차로 뒤졌다. 

결국 오풍의 오 후보는 뒤늦게 참여한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과 서울시장 선거에서 모두 승리했다. 벌써 15년 전 일이다. 많은 일이 있었다. 이 기간 절대 실패는 맛보지 않을 것 같았던 오 후보도 시련을 맛봤다. 승리에 익숙했던 정치인이 어느 순간 패배가 더 익숙한 정치인이란 평가를 받았다. 

2021년 오 후보는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됐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란 강자를 꺾었다. 감격스러웠는지 후보 수락 연설 때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야권 후보 단일화를 앞둔 오 후보의 가장 큰 약점은 오세훈으로는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못 이긴다는 여론이었다. 

안철수만이 박영선 후보를 상대로 승리할 수 있다는 여론, 15년 전과 정 반대 상황에 놓인 것이다. 그러나 최근 오 후보는 이런 평가를 뒤집는 저력을 보였다. 

범야권 단일화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오 후보가 안 후보를 오차범위 내지만 앞서는 결과(38.4% VS 38.8%)가 나왔다.(3월 11일 여론조사업체 한국리서치가 한국방송공사(KBS) 의뢰로 지난 8~9일 무선(100%)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이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3.5%포인트였고, 응답률은 15.9%) 이 조사에서 오 후보는 박 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도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선거 막판 15년 전 불었던 오풍(吳風)이 부는 모양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