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기자 생활 대부분을 법조계를 담당한 강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국민의힘 김명수 대법원장 비리 백서 발간 추진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다. 

강 위원은 9일 1차 회의에 참석, "김명수 대법원장은 취임식 때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온몸으로 막아내겠다고 하더니 후배 판사의 ‘사표’ 처리까지 정권의 눈치를 살폈다"며 "하물며 사건들은 어떻게 처리했겠느냐"고 했다. 

강 위원은 "불법 출금 의혹을 받는 법무부 출입국 본부장의 구속영장은 처음에 발부에 도장이 찍혔다가 나중에 기각으로 도장 위치가 바뀌었다"면서 "영장 재판부의 실수라고 해명하지만, 의혹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했다. 

앞선 7일 <조선일보>는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금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장의 구속영장에 법원이 ‘발부’ 도장을 찍었다가 이를 지우고 ‘기각’으로 수정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판사가 기각이라고 판단했지만, 도장을 ‘발부’란에 잘못 찍은 실수를 수정한 결과일 수 있다. 그러나 정권 핵심부로 수사가 확대될 수 있는 중요 사건의 핵심 인물에 대한 구속영장 날인을 정반대로 하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했겠느냐고 의심하는 사람도 있다. 

강 위원은 "위원회가 출범하게 된 이유는, 바로 이런 수많은 의혹 때문"이라며 "이번 위원회야말로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강 위원은 언론계에선 소문난 특종 기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노무현 정권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문병욱 썬앤문 그룹 회장에게 불법 자금을 받은 사실을 최초 보도해 ‘관훈언론상’을 받았다. 이 전 지사는 현재 더불어민주당 현역 국회의원이다. 

강 위원이 지난 2013년 보도한 ‘국정원 댓글 수사보고서 입수’기사는 <조선일보> 창간 100주년 ‘한국을 뒤흔든 특종 5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