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NewsRoom Exclusive

윤석열, 사실상 정계 등판? 정치하든 안 하든 ‘가시밭길’

제3지대로 대선 승리 가능성 희박... 정치 안 하면 보복 당할 가능성 多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하기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긴 침묵을 깨고 나온 윤석열 검찰총장의 일성은 강력했다. 그 일성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나왔다는 점도 독특했다. 그만큼 검찰이 처해있는 상황과 윤석열 총장의 절박한 처지를 잘 보여준다. 


인터뷰 보도가 나온 이튿날엔 더 센 발언이 나왔다. 윤 총장은 “부패완판(부정부패가 완전히 판치는)”이라는 신조어를 동원해 최고 수위의 발언을 하는 한편, 정계 등판에 대해선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일부 언론은 윤석열 총장의 이러한 일련의 행보를 사실상 정치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윤 총장은 2일 보도된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과 관련 "(수사청법은) 70여 년 형사 사법 시스템을 파괴하는 졸속 입법이자 검찰 해체"라며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법치를 말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총장은 "갖은 압력에도 검찰이 굽히지 않으니 칼을 빼앗고 쫓아내려 한다. 원칙대로 길을 계속 뚜벅뚜벅 걸었더니 아예 포클레인을 끌어와 길을 파내 없애려 한다"며 "민주주의의 퇴보이자 헌법 정신의 파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직(자리)을 걸고 막을 수 있다면 100번이라도 걸겠다. 국민들께서 관심을 가져주셔야 한다”고도 했다.


윤석열 총장은 3일 대구고검·지검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지금 진행 중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라는 것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부패완판이란 ‘부정부패가 완전히 판치는’의 줄임말이다.


윤 총장은 수사청 반대를 위해 총장직도 사퇴할 용의가 있냐는 물음엔 "지금은 그런 말씀을 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정계 진출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 자리에서 드릴 말씀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중앙일보》는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가장 주목할 대목은 ‘국민’”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윤석열은 수미일관 국민을 강조했다”며 윤 총장이 ‘잘 느끼지 못하지만 국민의 이해와 관계되는 중요한 사항’ ‘올바른 여론의 형성만을 기다릴 뿐’이라고 말한 사실을 부각시켰다. 


《중앙일보》는 또 “‘직’을 걸고 막는다는 대목도 같은 맥락에서 보자면 의미심장하다”며 “총장 자리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말”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두 가지를 연결하자면 결론은 ‘정치’가 된다”고 주장했다. 국민권익을 침해하는 법 개정을 반대하기 위해 총장 자리에서 물러나고, 그것만으론 법 개정을 막지 못하기 때문에 ‘올바른 여론형성’에 나서겠다는 행위가 곧 ‘정치’라는 게 이 신문의 논리다. 

 

윤석열 총장이 정치 전면에 나선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뉴스다. 현직 검찰총장으로서 그간 줄곧 야권 대선주자 1위에 올랐던 그다. 그렇지만 윤 총장의 정계 데뷔는 험로(險路)를 예고하고 있다.


정치를 한다면 야권을 무대로 시작할 게 확실시되지만, 야권의 처지가 윤 총장을 받아들일 만큼 무르익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장 윤석열 총장이 총장직을 사퇴하고 정치판에 뛰어든다고 해도 그를 받아줄 곳이 없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끌고 있는 국민의힘은 서울시장 후보 야권 단일화조차 난항을 겪고 있다. 뚜렷한 당내 구심점이 없어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에 줄을 서는 이들이 있을 만큼, 당 내홍이 심각한 수준이다. 국민의힘이 윤석열을 받아줄 만큼 여유가 없다는 얘기다.  

  

국민의힘 내부에 ‘윤석열 비토 세력’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과거 적폐수사가 한창일 때 ‘윤석열 검찰’로부터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다. 이들 역시 윤석열 정계 등판에 장애물이 될 공산이 크다.


제3지대를 통한 정계 등판 역시 쉽지 않은 승부수다. 우리 헌정사에서 제3지대 후보가 대권까지 쟁취한 예는 사실상 전무하다. 윤석열 총장이 ‘국민 후보’라는 명분을 내걸고 제3지대에서 새로운 정치모델을 만든다고 해도, 이것이 대선 승리로 귀결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윤 총장 스스로 그런 모험을 감행할지 미지수고, 오히려 커다란 패착이 될 수도 있다.


윤석열 총장이 정치 불참을 선언하면, 야권은 미미한 지지율을 가진 이들로 대선 후보를 꾸려야 하는 상황이 온다. 현재 윤 총장을 제외한 나머지 야권 주자들은 모두 10% 미만의 초라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윤 총장도 어느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 7%로 조사). 일부는 식상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런 야권 주자들이 쟁쟁한 여권 주자들과 맞서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윤석열 총장이 수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이미 여권은 지난 2년 여간 윤 총장을 벼르고 별러 왔다. 거의 유일하게 홀로 문재인 정권과 맞섰고, 그때마다 승기(勝旗)를 거머쥔 윤 총장이기에 그가 정치 참여를 하지 않고 총장직에서 물러날 경우, 정치보복의 희생양으로 전락할지 모른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어떤 선택을 한다 해도, 윤 총장이 갈 길은 모두 다 가시밭길인 셈이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1.03.03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사진

조성호 ‘시간여행’

chosh760@chosun.com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