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40여일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을 찾아 여당의 선거공약인 '가덕도 신공항'을 강조해 선거개입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야당은 탄핵까지 언급하고 나섰다.  

문 대통령은 25일 부산을 찾아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회에 참석했다. '동남권 메가시티'는 부산·울산·경남(PK)을 하나의 수도권으로 육성해 광역경제권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행사에는 당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이광재 미래전환 K-뉴딜위원회 총괄본부장이 참석했으며 정부측에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또 지자체에서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 송철호 울산광역시장, 김경수 경상남도지사가 참석하는 등 여권 주요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1년만에 부산을 찾은 문 대통령은 이날 동남권 메가시티 핵심 거점 지역을 찾아다니며 현장 보고를 받았다. 가덕도 신공항 부지 예정지도 포함돼 있었다. 문 대통령은 해상으로 이동해 선상에서 부지를 시찰하고 보고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가덕도와 관련해 이날  "부·울·경 주민들의 오랜 염원인 신공항 예정지로 동남권 물류 플랫폼 구축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라고 했다. 이어 "신공항이 들어서면 24시간 하늘길이 열리고, 하늘길과 바닷길 육지길이 만나 세계적 물류 허브가 될 것이며, 신공항 효과를 높이고 동남권 경제생활 공동체 구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육해공 인프라를 더욱 긴밀히 연결할 것"이라고 했다.

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문 대통령과 당·정·청 주요 인사가 부산을 찾은 것을 두고 야권에서는 "4월 보궐선거를 앞둔 선거용'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노골적인 선거 행보"라며 "4차, 5차 재난지원금 공세에도 마음이 안 놓였는지 가덕도, 동남권 메가시티로 민주당 지원 선거운동에 나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부산시장 보궐선거판에서 여야간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 가덕도 신공항을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점은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주 원내대표는 “청와대는 선거와 무관하다고 하지만 누가 봐도 대통령의 도를 넘은 선거개입”이라며 “이는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는 점을 잊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문 대통령이) 중립 의무를 위반한 채 선거에 개입하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다”며 “재난에는 숨어 있던 콘트롤 타워가 선거 땐 청와대에 우뚝 선다"고 했다.

여당의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반대해온 정의당도 문 대통령의 부산 방문을 비판했다.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문 대통령의 갑작스런 부산 방문은 힘으로 법안을 밀어붙이려는 집권여당의 일방통행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며 “이명박정부의 ‘4대강’과 닮은 꼴인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대통령까지 나서서 쐐기를 박는 것은 ‘촛불정부’가 해서는 안될 일”이라고 역설했다.

'친문' 의원들은 대통령 감싸기에 나섰다. 윤건영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선거가 있으면 대통령은 그저 청와대 안에만 있으라는 말인가”라며 “대통령 발목잡기는 그만하기 바란다”고 했다.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고민정 의원도 “아무리 선거가 중요하다지만 (대통령) 탄핵 협박을 일삼는 것은 명백한 횡포”라고 비판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