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7일 시행되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에 빨간불이 켜졌다. 더불어민주당이 가덕도 신공항 이슈를 선점해 부산 민심을 상당부분 끌어가고 있는데다 최근 부산지역 야당 의원들의 비위 사실이 잇달아 드러나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도 떨어지는 추세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선을 덜 끌고 있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부산 정가에서는 ‘전봉민-이주환 리스크’라는 얘기가 떠돈다. 비리 의혹으로 국민의힘을 탈당한 전봉민 의원에 이어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까지 지역 유지인 야당 국회의원들의 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으면서 야당을 향한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이다. 

전봉민-이주환 리스크란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중인 정치권 인사들의 최근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이렇다. 

“작년 4.15 총선 이후 부산에서 국민의힘을 보는 시선이 냉랭해졌다. 물갈이 공천을 한다고 했는데 새로 공천받은 초선의원들 상당수가 돈많은 지역유지 아니면 유력정치인의 측근이다. 지역을 다져온 사람은 경선도 못 가고, 후보 ‘돌려막기’도 있었다. 당이 부산을 텃밭이라고 우습게 본 것이거나 일부 인물(김형오-김세연)이 부산 공천을 좌지우지한 것으로 보인다. 총선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전봉민-이주환까지 비리 의혹이 터지고 있다. 부산시민 사이에서는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반감이 아니라 국민의힘 당 자체에 반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전봉민 이주환 백종헌 서병수 등 '부자 의원’이 너무 많다는 점도 서민들에겐 마이너스요인이다. 민주당이 이런 점을 선거에 이용하고 있다.” 

부산의 국민의힘 초선의원 중 이른바 ‘지역 유지’는 전봉민(수영구,현재 무소속), 백종헌(금정), 이주환(연제구) 의원이 있다. 각각 자신의 사업체로 이진종합건설(전봉민), 서호도시개발(이주환), 벽산금속(백종헌)을 보유하고 있으며 부산시의원을 지낸 점도 공통점이다. 이 세 명은 21대 초선 국회의원 재산신고에서 총액 상위 1, 3, 6위를 차지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1, 3, 5위로. 2위는 한무경, 4위는 김은혜 의원이다. 이 중 전봉민-이주환 의원과 관련한 의혹이 부산 정가에 끊임없이 떠돌고 있다. 

전봉민 의원은 지난해 말 부산의 건설사 회장(전광수)인 부친의 ‘일감 몰아주기’ 등 편법 증여로 거액의 재산을 형성했다는 의혹과 송도해수욕장 옆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이진베이시티 건설 인허가 과정과 관련된 특혜 의혹, 부친이 돈으로 취재기자를 회유하려던 사실 등이 드러나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국민의힘이 전봉민 의원에 대한 징계 등을 논의하지 않은채 '꼬리자르기'만 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주환 의원은 그의 가족이 송도해수욕장에 초고층 건물 건립을 추진하고 있어 여당에서 특혜로 인한 난개발 의혹을 제기하는 상태다. 선거법위반에도 연루돼 있다. 지난달 18일 부산지방법원은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연제구)의 4.15 총선 당시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주석수 전 연제구의회 의장에 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는 자원봉사자에게 수당을 지급한 혐의를 받았다. 수당을 받은 자원봉사자 2명은 각각 벌금 150만원과 100만원을 선고받았지만 이 의원은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처분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은 이날 논평을 내고 “선거캠프 선대본부장의 불법 행위가 재판을 통해 드러났는데도 당사자인 이주환 의원이 명확한 입장이나 사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특정 정당이 부산 독점하면서 비리 카르텔 형성”

지난해 12월 29일 민주당 부산시당은 성명서를 통해 “전봉민 국회의원 일가에 이어 이주환 국민의힘 가족의 초고층 건물 건립 및 난개발 우려까지, 자고 일어나면 터지는 국민의힘 부산 국회의원들의 특혜 의혹은 특정 정당이 27년간 부산을 독점하면서 만들어진 비리 카르텔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번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도 전봉민, 이주환 의원 관련 사건을 지속적으로 언급하며 ‘비리-부패 정당’, ‘부자 정당’ 이미지를 야당에게 씌우고 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에서는 이들 외에도 서병수 의원(부산진 갑) 역시 상당한 재산을 보유한 자산가이며,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21대 공천을 주도한 김세연 전 의원(금정)도 20대 국회에서 손꼽히는 자산가였다. 

신영대 민주당 대변인의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국정농단으로 탄핵당한 세력으로서 수차례 국민 앞에 쇄신과 변화를 다짐했다. 그러나 21대 국회에서도 박덕흠·전봉민·이주환·강기윤 의원 등 '특권의힘'이라 불러도 손색 없는 비리 종합세트 정당의 모습과 조수진·주호영 의원과 김종인 위원장 등 정쟁에 중독된 듯한 망언 정치는 비리로 감옥으로 간 두 전직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에서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

PK(부산-경남)이 지역구인 야당 한 전직 의원의 얘기다. ”당의 텃밭 지역에 부자 의원이 몰려있다는 점 때문에 어떤 기준으로 공천을 했는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물갈이를 한다더니 지역 유지들과 유력 정치인 측근들이 빈 곳을 다 채웠다. 그때부터 시민들의 당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았는데 ‘부자 의원’들의 비리 의혹이 드러나면서 지역 분위기는 더 나빠졌다. 지금은 가덕도가 문제가 아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