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의혹을 받고 있는 임성근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현직 판사에 대한 탄핵안 의결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여당은 국회 의결 직후 탄핵소추 의결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국회는 4일 본회의를 열고 '법관(임성근) 탄핵소추안'을 무기명 투표로 표결에 부쳤고, 그 결과 재적 288명 중 찬성 179명, 반대 102명, 기권 3명, 무효 4명으로 가결됐다.

임 부장판사의 탄핵소추 사유로는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가토 다쓰야 산케이신문 전 지국장의 박근혜 전 대통령 세월호 7시간 명예훼손 사건 ▲2015년 쌍용차 집회 관련 민변 변호사 체포치상 사건 ▲유명 프로야구 선수 도박죄 약식명령 공판 절차회부 사건 등에서의 판결 내용 사전 유출 혹은 판결 내용 수정 선고 지시 등이 적시됐다

지난 2일 본회의에 보고된 소추안 발의에는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 등 150명, 정의당 소속 의원 6명 전원, 열린민주당 3명,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무소속 김홍걸 의원 등 범여권 의원 161명이 참여했다.

국회가 현직 법관을 탄핵소추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1985년 유태흥 대법원장과 2009년 신영철 대법관 탄핵안이 국회에 발의됐지만 부결 또는 자동폐기됐다.

대표발의자인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이날 오후 탄핵소추 의결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이 의원은 의결서 접수 후 브리핑을 통해 "국회의 의무는 헌법재판소에 회부하는 것이고, 앞으로 변론과 재판은 헌법재판소의 몫"이라고 했다.

함께 의결서를 제출한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이번 주까지 대리인단 구성 완료를 위해 몇몇 변호사들을 추천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국회의장과 대리인단을 확정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전했다. 

헌법재판소가 실제 탄핵 결정을 내릴지는 속단하기 힘들다.  심판이 장기화되면 임성근 부장판사가 퇴직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헌법재판소가 탄핵의 실효성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 미지수다. 

한편 야당은 의석수를 앞세운 사법부 장악 시도이며 '본보기식 길들이기 탄핵'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김명수 대법원장의 탄핵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되자 야당은 기립해 "거짓말쟁이 김명수를 탄핵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임성근 부장판사의 사표에 대해 탄핵을 염두에 두고 일부러 받지 않겠다는 취지로 발언했고, 이를 부인하는 거짓말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