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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낯 간지러운 '법무부 장관' 추미애의 '민주당 동지' 운운

헌법이 규정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에 부합하는 표현인가?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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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국회에서 자신의 답변 태도를 지적한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동지’라고 부르며 “흔들리지 않고 이루어지는 개혁이 어디 있겠나? 서로 오해가 있을 수는 있으나 모두가 개혁을 염원하는 간절함으로 인한 것이라 여기시고 너그러이 받아주시기 바란다”라고 밝혔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인 정성호 의원은 지난 12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특활비 문제와 관련해서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중간에 질의를 끊거나 신경질적으로 과민반응을 보인 듯한 추미애 장관에게 “정도껏 하십시오”, “협조 좀 해주세요”라고 지적했다. 


이에 추미애 장관은 14일 ‘친애하는 정성호 동지에게’라는 문구로 시작하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글에서 추 장관은 “국회활동을 경험하고 국무위원으로서 자리가 바뀐 입장에서 볼때 우리 국회가 시정해야할 문제도 부정할 수는 없다”면서 “장관에게 고성으로 반복된 질문을 퍼부으며 답변기회를 주지 않고 윽박지르고 모욕을 주는 것을 바꾸지 않으면 심한 자괴감도 들고, 지켜보는 국민 입장에서도 불편함과 정치혐오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의 예산 집행 실태에 대해 질의하는 국회의원에게 적대감을 드러내는 듯한  ‘국무위원’을 보는 국민의 ‘입장’에 대한 추 장관의 ‘성찰’은 찾기 어렵다.    


추미애 장관은 또 “우선 모욕적이고 도발적인 질문인지 아닌지는 처한 입장에 따라 다를 수는 있으나 근거 없이 그저 ‘썼어요? 안썼어요?’ 하면서 범죄인 다루듯 추궁하는 반복질의가  바람직한  예산심사였는지 아니면 그저 장관에 대한 공격이고 정쟁이었는지는 판단에 맡기겠다”면서 “그런 식으로 소중한 질의 시간을 허비하고 몸과 마음이 지치는 것은 당하는 국무위원도 마찬가지이며, 쏟아지는 자료요구와 서면질의로 인해  국감 시작 전부터 밤새기를 밥 먹듯 해야 하는 공무원들에게도 매우 미안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추미애 장관이 밝힌 것처럼 야당 의원들의 질의를 ‘모욕적’ ‘도발적’이라고 느낀 그 기준은 추미애 개인의 ‘주관’일 뿐이다. ‘범죄인’ 다루듯 했다는 것도 그의 ‘느낌’에 불과하다. 설사 불쾌했다고 해도 추 장관에게는 국무위원’으로서 국회에 나와 성실하게 국정과 예산 관련 사안에 대해 답변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 의무를 이행할 마음이 없다면, 장관직을 그만 두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돌아가면 된다. 공직자의 의무보다 감정을 더 중시해 그런 '모욕적인 상황'을 다시 마주하기 싫다면, 언제라도 사임할 자유가 있다. 그런 추미애 개인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우리 헌법 제61조 1항은 “국회는 국정을 감사하거나 특정한 국정 사안에 대하여 조사할 수 있으며, 이에 필요한 서류의 제출 또는 증인의 출석과 증언이나 의견의 진술을 요구할 수 있다”은 규정하고 있다. 또 제62조 1항과 2항에는 각각 “국무총리ㆍ국무위원 또는 정부위원은 국회나 그 위원회에 출석하여 국정처리상황을 보고하거나 의견을 진술하고 질문에 응답할 수 있다” “나 그 위원회의 요구가 있을 때에는 국무총리ㆍ국무위원 또는 정부위원은 출석ㆍ답변하여야 하며, 국무총리 또는 국무위원이 출석요구를 받은 때에는 국무위원 또는 정부위원으로 하여금 출석ㆍ답변하게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야당 의원들의 질의 배경과 의도, 표현과 무관하게 추 장관은 헌법의 ‘명령’에 따라 국회에 보고하고, 의견을 진술하고, 질문에 답할 ‘의무’가 있다. 추 장관의 국회에서 보이는 언행이 상기한 헌법 조항에 부합한다고 여기는 이들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추미애 장관의 유감 표명 글과 관련해서 꺼림칙한 대목은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민주당 동지’라고 한 부분이다. 추 장관은 해당 글 말미에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없노라’고 도종환 시인께서 말씀하셨듯 흔들리지 않고 이루어지는 개혁이 어디 있겠습니까?”라며 “그 길에 우리는 함께 하기로 한 민주당 동지”라고 적었다. 


추미애 장관이 '개혁'을 꺼낸 의도는 무엇일까. 자신이 '적폐' '정치검찰'과 싸우는 '개혁 투사'라고 자처하고 싶어서였을까. 그러므로 자신을 공격하거나 비판하는 행위는 '반개혁'이라고 주장하고 싶었을까. '민주당 동지'를 꺼낸 까닭은 또 무엇일까. 여권 안에서 자신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급기야 정성호 의원이 "정도껏 하라!"고 하자 '같은 소속'임을 강조하고 싶어서였을까. 정 의원을 비롯한 여당 의원들에게 "우리는 같은 편이야!"라고 하고 싶었던 것일까. 어떤 의도였든지, 추 장관의 '민주당 동지' 운운하는 행태는 적절하다고 보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분명히 추미애 장관의 소속 정당은 더불어민주당이고, 그는 5선 국회의원과 당 대표를 역임한 정치인 출신 장관이다. 그럼에도 그의 현재 직책은 ‘법무부 장관’이다. 

 

우리 헌법 제7조는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1항)” “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2항)”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공직은 ‘정치적 중립성’을 갖고 국민 전체에 봉사하는 자리인 셈이다. 더구나 추 장관은 ‘국무위원’이며, ‘법무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법무부 장관’이다. 그런 직책을 맡은 자가 ‘민주당 동지’ 운운하는 게 과연 온당한 것일까.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0.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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