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14일 집회를 강행한다. 1만5000명이 모일 예정인 이 집회에 정부는 "방역수칙을 준수하라"며 집회를 허가해 지난 개천절(10월 3일) 보수집회때 차벽을 세웠던 경우와 비교, 형평성 논란이 나온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내일(14일) 경기, 인천, 세종을 제외한 전국 14개 시·도에서 1만5000여 명이 참석하는 민주노총 집회 개최가 신고됐다"며 "방역당국은 민주노총 측에 집회 시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참석자 명단 관련, 함성·구호·노래 등 비말이 많이 발생하는 활동 금지, 집회 전후 식사·모임 금지 등 방역수칙 준수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민노총의 집회는 전태일 50주기를 맞아 열리는 전국노동자대회다. 수도권과 지방 대회가 열리는데, 수도권은 여의도공원, 서울역, 전태일 다리 등 서울 내 25개 거점에서 가맹 조직별로 분산해 진행된다. 

문제는 13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91명으로 70일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신규 확진자가 세자릿수를 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수 인파가 몰리는 집회가 집단감염의 경로가 될 수 있는데도 정부가 집회를 적극적으로 막지 않고 있어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특히 지난 10월 3일과 9일 보수단체가 연 한글날 집회에는 정부가 차벽을 세우며 집회를 막았다는 점에서 형평성 문제도 이어진다. 

이와 관련해 윤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10월 집회 대응과 차이점에 대해 "거리두기를 개편하면서 방역과 일상, 경제의 조화를 강조했었다"며 "집회뿐 아니라 행사도 (개편된)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에서는 500인 이상일 경우 지자체와 협의하도록 돼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여당조차 우려를 표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걱정을 존중해 대규모 집회를 자제하길 바란다"며 "방역에는 보수와 진보가 따로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역시 "민주노총 등 주말 집회 자제를 요청한다"고 했다.

야당은 정부 대처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 확산 막겠다며 개천절 집회 원천봉쇄한 문재인 정부가 내일 서울 전역에서 열리는 민노총 집회는 전부 허용한다고 한다"며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집회 허가가 이렇게 오락가락한다면 도대체 어떤 국민이 정부의 방역대책을 믿고 따르겠나"라고 했다.

그는 "개천절 당시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더 소중한 건 없다며 집회를 원천 봉쇄했다"며 "그 원칙이 맞다고 생각한다면 내일 집회도 일관되게 적용해야 국민이 혼란스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개천절 반정부 시위대는 코로나 '보균자'들이고, 11.14 민중대회 시위대는 코로나 '무균자'들인가보다"라고 비꼬았다.

김 교수는 "개천절 반정부 시위대는 '살인자'이고, 11.14 민중대회 시위대는 '민주시민'인가"라며 "국민을 둘로 나누는 분열과 적대의 정치. 우리 편은 챙기고 남의 편은 찍어내는 차별과 배제의 정치. 문정권도 결국 몰락하게 될 이유"라고 적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