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아이엄마들은 북한 괌 침공 소식에 큰 두려움을 갖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아이 및 남편과 떨어져있는 시간, 즉 아침8시반~2시에 전쟁이 난다면 아이를 챙길 수 없다는 두려움이다. 아이가 공립유치원이나 학교에 가 있는 시간에 아이의 안전은 학교에 달려 있다. 학교 교사들은 공직자이기 때문에 전시상황에서는 아이들을 책임져야 한다. 국방부 지침에 따르면 전쟁이 선포되면 아이가 학교 밖으로 나가겠다거나 집으로 가겠다고 해도 내보내서는 안 되며 국가지침에 따라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
아빠와 아이, 엄마가 모두 각자의 환경인 회사, 학교, 가정에 있는 정오 즈음에 전쟁이 선포된다면 가족은 어떻게 해야 할까? 영화 <국제시장>을 비롯한 한국전쟁영화에서 엄마아빠는 금붙이 등 재산을 챙겨 리어카에 싣고 아이를 들쳐업고 피난에 나서곤 한다.
하지만 현재 법적으로 특정 시점에 전쟁이 선포되면 회사에 있는 아빠나 학교에 있는 아이는 마음대로 가정으로 돌아갈 수 없다. 국방부 작전계획에 따라 도로와 지하철, 버스 등이 통제되기 때문에 직장인이나 학생이 이동할 수 없고, 엄마들도 마음대로 자동차를 운전해 이동할 수 없다.
사실 전쟁이 선포된다고 해서 일반인들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전시(戰時)상황이 돼도 퇴근시간이나 하교시간이 되면 시민들은 각자 가정으로 돌아가야 한다. 전기와 가스, 수도 등 필요한 자원은 국가에서 통제한다. 생수와 쌀, 라면, 농수산품 등 생필품도 국가에서 관리한다. 금융자산도 국가가 관리한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6.25때처럼 수레에 전재산을 싣고 피난가야 할 상황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생필품과 금융자산, 부동산 관련 자산은 몇 년간 전쟁이 난다고 해서 큰 변화는 없다는 것이다.
어쨌든 사랑하는 가족이 헤어져 이산가족이 되는 것은 큰 두려움이다. 6.25를 겪은 사람들은 KBS 특별프로그램 ‘이산가족찾기’를 이야기한다. 일부 집안에서는 “전쟁나면 뿔뿔이 흩어질 테니 매달 말일 오후6시 서울시청 (지하철역) 1번출구에서 만나 확인하자”고 약속하곤 한다. 서울시가 어디로 옮겨가든 서울시청은 존재하기 때문이다. 70세가 넘은 어르신들은 ‘어디로 옮길 지 모르는’ 서울시청 대신 부산시청 1번출구를 얘기하기도 한다. 6.25를 겪은 사람들은 ‘최후의 보루’가 부산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현재 전쟁은 국지전이었던 6.25와 달리 핵전쟁이 될 가능성이 커 물리적으로 이산가족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단지 시간적으로 전쟁발발시점에 부모자식이 떨어져있을 가능성은 크다. 미국과 북한의 관계를 걱정하는 정부의 전쟁대책과 내 가족을 걱정하는 시민들의 전쟁대책은 완전히 다르다. 정부를 믿을 게 아니라 내 가족을 먼저 챙겨야한다고 시민들은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