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와 추미애 법무장관 등 문재인 정부의 핵심 관계자들은 8·15 광복절 집회를 허가한 법원에 대해 “(방역이) 다 무너지고, 정말 우리가 상상하기 싫은 일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보수단체들이 서울시의 ‘집회 금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한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 박형순)를 겨냥한 것이다.

정 총리는 "신고 내용과 다르게 (대규모) 집회가 진행될 거라는 판단은 웬만한 사람이면 할 수 있는데 (법원이) 놓친 것이 참으로 유감스럽다”며 “경제적으로도 천문학적 비용이 수반되는 결과가 초래됐다. 정말 잘못된 일"이라고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상황에선 사법 당국이 책상에만 앉아서 그럴 게 아니라 국민과 협조할 때는 협조해야 한다”며 “(법원이) 사태를 안이하게 판단한 것으로 상당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과거 양승태 대법원에 대한 ‘적폐 수사’ 때나, 대법원 징용 판결로 인한 한·일 갈등 국면에서 삼권 분립의 중요성을 특별히 강조해온 현 정부의 태도가 맞나 싶을 정도다.

현 정부 여당의 이러한 법원 때리기는 집회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란 지적이다.

전·현직 대학교수 6200여 명이 참여하는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은 "정부・여당이 앞장서서 광복절 집회 금지 효력 정지 신청을 받아들인 서울행정법원 제11부(재판장 박형순)를 비난하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 질서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집회결사의 자유의 본질을 침해하는 법안을 발의하는 것을 사법개혁으로 포장, 선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