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령 대검찰청 공안수사지원과장. 사진=대전지검 논산지청.
검찰 중간 간부 인사를 이틀 앞두고 이건령(49) 대검 공안수사지원과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이건령 과장은 25일 대검 내부 게시판에 “검찰에 있으면서 주로 공안 분야에서 업무를 해왔는데,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제 경험과 고민들이 검찰 업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아주 조금이나마 없진 않았다”며 “바뀌어진 사법환경에서도 훌륭한 동료 선후배들이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의 국가정체성을 지켜나가야 하는 지난한 업무를 새로운 시각에서 훌륭하게 수행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떠나는 발걸음이 무겁지는 않다”고 썼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주도하는 중간 간부 인사에서도 이른바 ‘윤석열 라인’이 잘려 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그 공백을 친여(親與) 성향 인사들이 채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런 점에서 이건령 과장의 사임은 예견돼 있었다는 게 검찰 내부의 시각이다.
지난 1월 8일, 추미애 장관은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들을 대거 좌천시켰다. 조국 수사 등을 벌이는 ‘윤석열 검찰’의 힘을 빼기 위한 의도적인 인사였다는 의심을 받았다. 그 바람에 추 장관과 추 장관과 호흡을 같이 하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고발당했다. 검찰은 1월 22일 이 사건을 수원지검 공공수사부에 배당했다. 이때 공공수사부장이 이건령 검사였다.
당초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에서 처리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수사 대상이 이성윤 지검장이라는 점에서 '이해상충이 있다'는 지적이 나와 서울과 법무부 청사가 있는 과천에서 모두 가까운 수원지검에 배당됐다.
이건령 검사는 '특수통'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09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에도 참여했었다. 춘천지검 근무하고 있던 이건령 검사는 노 전 대통령 수사를 맡은 대검 중수부에 파견을 나왔다. 당시 그의 나이 38세로 가장 젊은 검사 중 한 명이었다.
이때 이건령 검사는 대검 중수1과장이었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보좌해 노 전 대통령 대면 조사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3년 서울중앙지검에 근무할 때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5촌 살인사건을 취재한 주진우 시사인 기자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같은 해,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미납과 관련해 압수수색에 나섰을 때에도 수사팀에 합류했었다.
이건령 과장은 전주 전일고를 나와 전북대 법학과를 졸업한 호남 출신 검사다. 사법연수원(31기)을 수료하고 2002년 서울지검 동부지청(현 서울 동부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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