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로 집값폭등 등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정부가 '부동산감독원'을 출범시킬 예정이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감독기구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물론, 규제 일변도의 정책이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또 규제와 감독으로 시장에 개입하려 하고 있다.

 

13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부동산 시장 감독기구 설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을 전방위적으로 조사해 불공정 행위와 투기를 뿌리 뽑기 위한 부동산 감독기구로, 명칭은 금융시장을 감독하는 '금융감독원'과 유사한 형태의 '부동산감독원'이 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 수석ㆍ보좌관 회의에서 "부동산 시장을 감시할 상설 기구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후 정부가 이를 구체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국토부는 13일 "부동산 시장을 교란하는 각종 불공정행위를 차단하고 시장 투명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부동산 시장 감독기구를 설치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감독기구 형태로는 총리실 산하로 두는 방안,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만드는 방안, 금융감독원 같은 '반민반관'(半民半官) 기구로 설치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국토부는 "아직 조직의 규모와 형태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만큼 부동산감독원의 권한과 조직은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시장의 집값 담합, 허위 매물 등 불공정 행위 모니터링 뿐 아니라 탈세, 편법 증여, 대출, 자금 흐름 등을 전방위적으로 조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부와 여당 내에서는 심지어 수사 권한 까지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면 부동산 감시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이미 지난 2월부터 '부동산 시장 불법행위 대응반(부동산 대응반)'을 가동해오고 있지만 실적이 신통치 않다는 것이다.

12일 김상훈 미래통합당 의원은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대응반이 내사에 착수해 완료한 110건 중 증거가 불충분하거나 혐의가 없어 종결된 건수가 50%(55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종결된 55건 외 나머지 55건의 단속 실적도 내실이 없었다고 했다. 55건 중 33건은 지자체(서울시 3건, 경기도 30건)로 이첩돼 결과가 불분명했고 시장 교란 행위로 판단해 정식 수사가 이뤄진 입건 건수도 18건에 그쳤다.

김상훈 의원은 "올 초 부동산 불법 근절을 외치며 범정부 조직을 구성, 특별 사법경찰관까지 투입했지만 조사 대상 절반이 혐의가 없었다"면서 "그럼에도 대응반을 모태로 부동산 감독원을 출범시키겠다는 것은, 국민의 불안과 공포를 조장하는 '전시성 행정' 소지가 크다. 지금은 설익은 정책을 내놓을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부동산전문가들 역시 언론인터뷰와 부동산커뮤니티 기고 등을 통해 "부동산감독이란 결국 정책의 실패를 방증하는 것", "감독기구를 만들면 시장은 더 나빠지고 갈등은 더 악화되고 도시 빈민들만 피해를 입는다", "부동산거래는 개인간 거래인데 뭘 감독하겠다는 것인가"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