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에 맞서기 위해 25년 만에 북한인권운동단체 대책위 결성 : 월간조선

8월 1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북한인권·북한민주화·탈북민 단체 대표들이 통일부가 진행하는 '법인 사무검사'와 '민간단체 등록 요건 점검'에 맞서기 위해 ‘정부의 북한인권·탈북민단체 탄압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를 결성했다.

지난 7월 15일, 통일부는 통일부 허가 법인 중 25개 법인에 대한 1차 사무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25개에는 북한인권·정착지원 분야에서 활동하는 법인만 포함됐으며, 이 중 13개 법인의 대표가 탈북자이다. 이 때문에 "통일부가 ‘표적 검사’를 한다"는 말이 나왔다.

이튿날에는 통일부가 민간단체 64곳에 대해서도 '민간단체 등록 요건 점검' 공문을 보냈다. 64개는 통일부에 북한인권·정착지원 활동 사업을 벌이는 단체로 등록된 전수(全數)이다. 통일부 산하에는 433개의 허가 비영리 사단법인과 180개의 등록 민간단체가 있다.

공대위는 “공대위를 통해 통일부 등에 공개 질의 및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대화 창구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의원들에게 대정부 질의와 자료 요구를 요청하고 통일부의 최근 납득하기 어려운 행태의 진상을 파악하겠다”고 했다.

물망초 박선영 이사장과 북한전략센터 강철환 대표가 공대위의 공동위원장을 맡는다. 이날 공대위 결성식에는 미래통합당 김기현, 태영호 의원도 참석했다.

통일부의 법인 사무검사와 민간단체 등록요건 점검 대상이 된 단체들은 “통일부의 북한인권과‧정착지원과 소속 공무원들이 단체에 개별적으로 전화를 걸어 협조해달라는 회유성 연락을 받고 있다”고 했다.

통일부의 이러한 개별 접촉은 사무검사‧등록요건 점검을 통보받은 단체들이 통일부의 요구를 거부하고, 유엔과 국제인권단체들의 우려와 비판이 계속되는 것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사진=공대위 제공

공대위는 ▲통일부가 기존에 일방적으로 계획을 발표하고 불투명하게 강행하려고 하는 25개 사단법인 사무검사 계획과 64개 비영리민간단체 등록요건 유지 증명자료 제출 요구, 거부 시 조치계획을 공식적으로 중단할 것, ▲국가인권위원회가 통일부의 북한인권·탈북민단체 차별과 탄압, 나아가 법인 설립허가와 비영리민간단체 등록제도 전반에 대해 직권조사를 시행할 것, ▲내부분열을 획책하는 개별 회유, SNS 글 수집 등 단체장 사찰 중단을 요구했다.

공대위는 “통일부가 ‘사무검사‧등록요건 점검 중단’이라는 공대위의 의견을 수용하면, 공대위는 통일부와 집단적이고 투명한 방식으로 상호 이해와 협의의 장을 마련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이경훈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