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4대강사업 제외돼서 피해 컸다? : 월간조선

지난 7~8일 전북지역 폭우로 섬진강 제방이 무너져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섬진강이) 4대강 사업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8일 낮 12시 50분쯤 전북 남원시 금지면 귀석리 금곡교 인근 제방이 무너졌고 산사태, 침수, 토사 유출 등 피해가 속출하며 이재민이 발생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변 농경지와 마을의 70여 가구가 물에 잠기고 강 하류에 있는 임실과 무주지역 마을도 물에 잠겼다.

이 사건과 4대강을 관련시켜 포문을 연 사람은 미래통합당 정진석 의원이다. 그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 이래도 4대강보 부술 겁니까?'라는 글을 올렸다.

정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등을 비판한 후 섬진강 피해를 언급했다. 그는 "홍남기 부총리를 비롯한 경제관료들, 대한민국을 여기까지 끌고온 선배 경제관료들에게 부끄럽지 않습니까?"라며 4대강 사업이 없었으면 어쩔뻔 했느냐"고 했다. 섬진강 피해도 이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다. 섬진강은 한강, 낙동강, 영산강, 금강과 함께 '한국의 5대강'으로 불리지만 이명박 정부 때 추진한 4대강 사업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정 의원의 글 일부다.

"우리 선배들은 1967년 소양강 댐 건설을 시작했습니다. 53년 전의 일입니다. 그 시절 새빨간 민둥산에 나무 심고, 댐을 세워 물을 가둬놓았습니다. 치산치수가 국가 운영의 근본이라는 걸 그들은 알고, 실천했습니다. 그 분들의 혜안에 우리는 지금 고마워해야 하지 않을까요?

4대강사업이 없었으면 이번에 어쩔뻔 했느냐는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4대강 사업 끝낸 후 지류 지천으로 사업을 확대했더라면, 지금의 물난리 좀 더 잘 방어할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4대강에 설치된 보를 때려 부수겠다고 기세가 등등합니다. 참으로 기가 막히고 억장이 무너집니다. 문재인 정부 3년여, 기억에 남는 것은 적폐청산, 전 정권 탓하기 뿐입니다. 나중에 국민들은 이렇게 평가할 겁니다. 문재인 정권이 소리만 요란했지, 나라 살림살이 솜씨, 정책 실행력은 너무나 왜소하고 보잘것 없었다고 말이죠. "

무소속 홍준표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현 여권을 향해 "MB 시절 지류·지천 정비를 하지 못하게 그렇게도 막더니, 이번 폭우 피해가 4대강 유역이 아닌 지류·지천에 집중돼 있다는 사실을 그대들은 이제 실감하는가"라고 지적했다.

네티즌들도 이에 동의하고 나섰다. 온라인커뮤니티와 포털뉴스 댓글란 등에서 네티즌들은 "다른 강들은 왜 피해가 없었겠느냐", "섬진강도 4대강처럼 하천ㆍ재방 사전정비사업을 해 큰장마가 와도 홍수를 철저히 대비했어야 했다", "무조건 지난정권은 적폐라고 물어뜯더니"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