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의원들, '류호정 분홍 원피스 등원'에 응원 보내 : 월간조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원피스 등원'에 응원을 보내고 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희롱 의혹에는 침묵하던 민주당이 류 의원에 패션에 대한 세간의 비난에는 빠른 반응을 보여 여당의 젠더감수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이원욱 의원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류 의원을 자신의 동료 의원으로 칭하며 "꼰대정치는 가라. 빽바지 정치여 오라"고 운을 뗐다.

이 의원은 "본회의 불참도 아니고, 품위를 특별히 해한 것도 아닌데, 회의 직후 류호정 의원의 의상에 대해 많은 말들이 오간다고 한다"며 "혹 류 의원이 청년이 아니라면, 혹 여성이 아니라면 이렇게 도가 지나친 비난이 일 수 있었을까. 우리 국회의 유령, 꼰대정치가 청년정치를 바닥으로 내리꽂는 칼자루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17년 전 유시민 전 의원께서 소위 '빽바지'를 입고 본회의에 등장했다가 의원들의 엄청난 비판을 받았다. 17년이 흘렀다"며 "한 의원의 옷이 국회의 품위를 특별히 해하는 것이 아닌데도 이른바 '류호정옷'에 대해 각종 악성 논란이 오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게 2020년인가 의심이 든다"고 일침했다.

5일 국회 본회의장에 짧은 원피스를 입고 등원한 정의당 류호정 의원.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의 여성 의원인 고민정 의원과 유정주 의원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류 의원에게 감사와 응원의 뜻을 밝혔다.

고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나는 류 의원의 모든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나와 생각이 다른 점들이 꽤나 많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그녀가 입은 옷으로 과도한 비난을 받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 오히려 국회의 과도한 엄숙주의와 권위주의를 깨 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류 의원의 '원피스 등원'에 대해 설명했다. 류호정 의원과 유정주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2040청년다방' 행사를 진행하면서 이벤트로 '오늘 복장으로 내일 본회의에 참석하기'를 준비했고, 이 때문에 류 의원이 당시 입었던 원피스를 입고 국회에 등원했다는 것이다.

그는 "17년 전 유시민 전 의원님의 국회 등원 장면이 자동으로 떠오른다. 20년 가까이 흐른 지금, 같은 논란이 일어나고 그때보다 더 과격한 공격에 생각이 많아진다"며 "지금 논란을 보자니, 2040년에도 비슷한 논쟁이 반복될지도 모르겠단 '합리적 우려'가 된다. '아, 쉰내 나'"라고 썼다.

여당 의원들의 류 의원 옹호와 응원이 이어지면서 온라인커뮤니티와 포털뉴스 댓글란 등에서 네티즌들은 "류 의원을 비난하는 것은 정책은 없이 패션에만 신경쓰는 모습이 보기좋지 않다는 것인데 왜 여당은 알아듣질 못하나", "박원순 사건때는 입단속하던 여당이 류호정 사건에는 잇달아 옹호에 나서는 모습이 어이없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