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3법 임박... 전세시장 난리났다 "3억 안올려줄거면 나가래요" : 월간조선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전세 재계약을 3개월 앞두고 집주인으로부터 "(전세금을) 시세에 맞춰 3억5천만원을 올려야 하지만 양보해서 3억원을 올릴테니 이달 중 계약서를 쓰자"는 연락을 받았다. 3개월이나 남았으니 3개월 후에 계약서를 쓰자고 해도 "싫으면 나가라, 내가 들어가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김씨는 "강남구에 사는 친구는 전세가 4억원 올랐다고 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서울 성동구 아파트에 전세로 사는 박모씨는 재계약 시점이 오는 11월이지만 이달 초부터 "빨리 재계약 여부를 결정해달라"는 집주인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아파트 가격은 2억5000만원이 올랐고, 전세 시세는 1억5000만원이 오른 상태다. 박씨 입장에서는 1억5000만원을 당장 마련할 수 없어 나가고 싶지만 현재의 전세금으로는 같은 지역에서 전셋집을 얻을 수 없다.

이같은 일이 서울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다. 여당이 발의한 '임대차보호 3법'(이하 임대차3법)이 곧 통과되고 소급적용될 것을 우려한 집주인들이 나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지난달 발의한 임대차3법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세입자가 무제한으로 계약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전월세 상한제 시행으로 임대료(전월세)는 5%까지만 올릴 수 있다.

민주당은 다음달 4일 본회의 때 이 법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이 178석의 '슈퍼 여당'인 만큼 법안 통과는 기정사실이다.

이 때문에 집주인이 세입자를 향해 법 통과 전 빠른 시일 안에 시세를 반영한 따른 계약을 원하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집주인들을 비난할 수 없는게, 정부 정책으로 재산세와 종부세가 엄청나게 늘어나면서 집주인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고 이를 전월세 금액을 높여 충당하려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라며 "이같은 부작용은 당연히 정책입안자들이 예측했어야 한다"고 했다.

임대차3법 등 문재인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반발하는 목소리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6·17 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시민모임’, ‘7·10 취득세 소급적용 피해자 모임’ 등은 21일 오후 2시부터 ‘소급반대 20만명 국회청원’을 키워드로 실검 챌린지(실시간 검색 도전)를 진행한다. 이들은 앞서 전날 ‘문재인 내려와’를 키워드로 운동을 진행한 바 있다.

이들은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부동산정책 규탄 집회를 열었고, 오는 30일에는 피해를 입은 시민 500여명, 미래통합당 의원 등과 함께 공청회를 열 계획이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