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탈북민단체 이례적 조사…대북전단 살포 문제 : 월간조선

통일부가 최근 탈북민단체가 살포한 대북전단을 문제 삼아 이달 말부터 정부 등록법인들에 대한 사무검사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16일 기자들과 만나 “최근 상황을 감안해 북한 인권과 정착 지원분야를 중심으로 사무검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서 ‘최근 상황’이란 자유북한운동연합·큰샘 등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문제를 의미한다.

이어 이 당국자는 “등록 법인의 투명한 운영과 관리 감독의 방안으로 통일부 등록 법인 단체 25곳에 대한 사무검사를 이달 말부터 실시한다”며 “앞으로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무검사는 ‘통일부 소관 비영리법인의 설립 및 감독에 관한 규칙’ 제8조에 따라 진행된다.

여기에는 ‘통일부 장관은 법인 사무의 검사와 감독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법인에게 관계서류·장부 그밖에 참고자료를 제출하게 하거나 소속 공무원에게 법인의 사무와 재산상황을 검사하게 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통일부는 사무검사 대상 선정기준과 관련해 북한인권 및 정착지원 분야 총 95개의 비영리법인 중 매년 해당 법인이 제출하는 ▲법인 운영 실적보고 미제출 ▲보고 내용 불충분 ▲추가적 사실 확인 등을 요하는 25개 법인을 1차 사무검사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최근 대북 전단(삐라)과 물품을 살포한 탈북민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큰샘의 법인 허가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사무검사는 두 단체의 허가 취소를 계기로 시작돼 다수 등록 법인 단체의 허가 취소가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기도 하다.

이 당국자는 “등록 법인 단체 중 탈북민 단체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확대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사무검사가 시작되는 25개 중 탈북민이 대표인 법인은 13개”라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통일부 등록 법인 단체가 400여 개지만 25개에 대해 수행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상식선 상에서 이슈가 되고 있어서 관련 내용을 들여다보는 것”이라면서 “전단 살포 행위에 대해 정부가 거듭 중단을 요청했지만 일부 단체가 강행함으로써 접경지역 주민의 신변과 안전 우려의 가중, 남북 간 긴장 고조, 국민 여론 악화 등이 이뤄지는 것이 배경이 됐다”라고 답했다.

이 당국자는 사무검사를 담당할 구성원, 사무검사가 완료될 시점, 사무검사가 마친 뒤 이뤄질 조치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한 북한인권단체 대표는 “김정은 독재 정권과 뭐가 다른가? 재갈 물리고, 하는거 봐서 문 닫게 하려는 것”이라며 “통일부가 정신 줄 놓고 또 미친 일을 벌인다. 행정부처가 정치부처로 전락했고, 의도와 목적, 대상을 정해놓고 초법과 행정권 남용을 밥 먹듯하니 통일부 폐지가 답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니 통일부 조직, 구조, 예산낭비, 조직내 비위 등 통일부 문제도 낱낱이 추적하고 따져봐야겠다”며 “저희는 해당이 없어도 통일부에 등록된 다른 단체들이 더 탄압받기 전에 도와야겠다”고 말했다.

글=정광성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