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내려온 사람들-

  • 장상인 JSI 파트너스 대표
  • 업데이트 2007-07-09  13:2
URL이 성공적으로 복사되었습니다.

낙하산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체의 하강속도를 늦추어 주는 우산 모양의 장치다. 1783년  프랑스의 ‘루이 세바스티앵’이라는 사람은 우산 2개를 들고 나무에서 뛰어 내렸으며, 1802년 영국의 한 비행사는 2,400미터의 상공에서 낙하산을 타고 뛰어 내렸다고 한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낙하산 이야기다.
기록에 의하면 낙하산이 오늘날과 같이 광범위하게 사용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에 의해서 라고 한다. 낙하산을 이용하여 특전 부대의 투입이나, 고립된 부대에 대한 보급품 공급 등 다양하게 사용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낙하산(?)이 일본에서 사회적인 문제가 되어 정부와 국민 모두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무슨 이유로 낙하산이 홍역을 치루고 있을까?

 

일본에는 ‘아마구다리(天下リ)’라는 말이 있다. ‘아마구다리(天下リ)’는 원래 신도(神道)의 용어로서 신(神)이 천계(天界)로부터 지상에 내려오는 천손강림(天孫降臨)의 뜻을 가지고 있다. 이 말의 사전적 의미도 강림(降臨), 하림(下臨)과, ‘관청이나 상관으로 부터의 강압적 명령’으로 되어 있다. 이를 인사 측면에서 보면, ‘아마구다리(天下リ)’란「낙하산 인사」의 뜻이다. 퇴직한 고급관리가 관련이 있는 민간 회사에 전직(轉職)하는 것을 말한다.

 

낙하산 인사 근절 법안 성립

 

일본에서 그동안 관행적으로 시행되어오던 ‘아마구다리(天下リ)’ 즉, 낙하산 인사에 제동이 걸리게 되었다. 일본의 중앙성청(中央省廳)에 의하면 낙하산의 알선 금지를 골자로 하는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이 성립되어 관제담합의 온상이라고 할 수 있는 ‘아마구다리(天下リ)’의 개혁을 위한 본격적인 제1보를 내딛게 되었다.

 

일본의 ‘아베(安部晉三)’ 수상은 7월의 참의원 선거에서 사회보험청 개혁과 병행하여 관(官)의 개혁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채용되어 퇴직할 때까지를 포함한 공무원 제도개혁을 본격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와타나베 요시미(渡邊喜美)’ 행정개혁 담당상은 지난 6월29일 기자회견에서 “아마구다리(天下リ) 근절이라고 하는 이번의 개혁은 내각의 강력한 결의를 나타낸 것이다. 공무원 세계의 경색(景色)이 변하여 간다”고 강조 하였다.
이러한 공무원법 개정안에는 각 성(省)의 인사국이 취급하는 낙하산 인사의 알선을 금지하고, 조직이 재취직의 자리를 마련하는 관행에 메스를 가하는 것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공무원의 재취직지원을 2008년에 신설되는 관민 인재교류 센터에 일원화하고, 설치 후 3년 이내에 각성의 인사 알선을 전면 폐지한다는 것이다(일본경제신문 2007. 6. 30).
지금까지는 관공서가 예산과 권한을 배경으로 하여 민간 기업에 취업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담합이나 관민유착 횡행(橫行)을 묵인하여 왔었다. 그래서 이들은 ‘아마구다리(天下リ)’라는 꼬리표를 달게 되었다.

 

‘공무원 삭감 없이 일본 재건은 없다’

 

지난해에 일본침몰(日本沈沒)이라는 영화가 우리나라에 들어오자 처음엔 관심이 높았었다. 이유인즉, 일본열도가 바다 속으로 침몰한다고 해서다. 그러나, 일본의 재난 대처 능력이 돋보이는 영화라고 해서 모두가 실망 했었다.

 

“일본괴사(日本壞死)-”

 

일본의 유명 경영 컨설팅 회사의 대표인 ‘후나이 유키오(船井幸雄, 74세)’ 씨와 평론가인 ‘소에지마 다카히코(副島隆彦, 54세)’ 씨가 공동으로 쓴 ‘일본침몰’과 유사한 제목의 책이 있다. 바로 ‘일본괴사(日本壞死)’다.
필자도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이 책을 샀다. 이 책은 일본 정부가 추진했던 개혁의 문제점과 낙하산 인사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꼬집었다. 물론, 현 정부가 아닌 고이즈미(小泉純一郞) 정부를 대상으로 비판했지만 ‘아마구다리(天下リ)’ 개혁은 그때부터 추진되어왔고, 지금도 그 연속선상에 있기에 같은 맥락으로 봐도 될 듯싶다.
‘후나이(船井)’ 씨는 “행정개혁의 본질은 단적으로 말하면, 공무원의 삭감이다. 세수(稅收)의 50%를 공무원의 급여로 날려버리는 나라는 바보다. 공무원 수를 줄이지 않고서는 낙하산 인사를 막을 수 없다. 이와 더불어 정치개혁의 본질은 국회의원 수를 줄이는 것이다”고 못 박았다.

 

낙하산 인사에 국민이 분노

 

‘후나이(船井)’ 씨는 또, “고급관료는 정년퇴직 후에 특수법인 등에 낙하산을 타고가 퇴직금을 이중으로 타 먹는다. 그들은 정년 후 불과 몇 년의 근무로 2-3억 엔(15-22억 원)의 퇴직금을 받는다. 총리는 입으로만 관료의 ‘아마구다리(天下リ)’ 금지를 말한다”고 정부를 질타했다.

 

「국가의 품격(品格)」이라는 책을 내어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후지와라 마사히코(藤原正彦, 60세) 씨도 「이 나라의 따돌림」이라는 책에서 공무원 사회의 문제점을 파헤쳤다. 그가 지적한 ’낙하산 인사의 문제점‘을 들어 본다.

 

“관료의 불미스러운 일이나 ‘아마구다리(天下リ)’에 국민의 분노가 폭발할 지경이다. 국민의 눈은 「시장원리」, 「작은 정부」, 「관으로부터 민간에-」, 「중앙으로부터 지방에-」라는 관의 약세화(弱勢化)에 쏠려 있다. 관료의 과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도(度)가 넘친 ‘아마구다리(天下リ)’는 법률에 의해서 금지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은 ‘공무원 수를 줄이는 것이 곧, 낙하산 인사를 막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1998년-2003년까지 5년간 중앙성이 알선하고 중개하여 민간 기업에 낙하산으로 취직한 사람이 3,027명이나 된다고 한다. 각 성별로는 국토교육성이 911명으로 1위를 차지하였고, 법무성 629명, 총무성 313명, 문부과학성 261명, 재무성 251명, 농림수산성 245명, 경찰청 127명.......으로 나타났다(Wikipedia 2007. 6. 28). 참으로 많은 낙하산이 민간 기업으로 내려앉았다.

 

필자는 현재 일본의 대형 건설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야마다(山田, 59세)’ 부장에게 ‘아마구다리(天下リ)’의 실태를 물어 보았다. 그는, “건설회사의 경우 퇴직 관료를 통해 중요한 공사 정보나 예산 규모 등을 사전에 알 수 있는 이점(利點)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이 적발되면 수개월 영업정지나 과징금 부과 등의 영향이 너무 큽니다. 근래 들어 기업에서도 ‘아마구다리(天下リ)’를 꺼리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실제로 그 인원이 현저히 줄고 있습니다”고 했다. 하지만, 한 시민(65세)은 “아마구다리(天下リ)를 완전히 근절시켜야 한다”면서 “능력도 없는 사람들이 관(官)만 믿고 권한을 누려서는 안 된다. 개인의 창의적인 능력이 중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는 평평하다

 

세계적인 국제문제 전문가이자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L. 프리더먼(Thomas L. Friedman, 54세)’의 책 “세계는 평평하다(The World Is Flat)”에는 ‘우리가 잠자는 시간에도 세상은 변하고 있다’면서 지구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의 실상을 자세하게 소개 하고 있다.

 

〈 지금 나는 인도의 방갈로르에 있다. 컬럼버스가 초보적인 항해술로 수평선 너머를 항해하고 세계가 둥글다는 것을 입증한 지 500여년이 지난 뒤에 말이다. 그런데, 인도에서 최고 교육을 받고 이 시대 최고의 기술을 다루는 한 인도인이 나에게 ‘세계가 평평하다’고 말했다. 〉

 

〈 글로벌 경쟁무대에서 지금은 누구나 평등하다. 세계는 이제 평평해진 것이다. 〉

 

〈 세계화 1.0 시대는 변화의 동력이 국가였고 2.0 시대에는 기업이었다면, 3.0 시대의 변화의 주체이자 동력은 개인이다. 〉

 ‘프리더먼’의 주장처럼 세계는 지금 국가가 아닌 ‘개인이 변화의 주체이자 동력인 시대’를 맞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아마구다리(天下リ)’ 즉, 낙하산 인사에만 매달린다면 국가의 미래가 어떻게 될까?
일본의 개혁(改革)에 관심이 고조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말로만 외치다가 무위로 끝나기 일쑤인 개혁(改革)-
이웃나라의 일이지만 걱정이 앞선다.
일본을 싫어한다면서도 일본에서 받아들이는 것이 너무 많은 우리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 스크랩
URL이 성공적으로 복사되었습니다.
많이 본 뉴스
  • 세계속 코이카'
  • 배진영의 '어제 오늘 내일'
  • 김태완 'Stand Up Daddy'
  • 권세진 ‘별별이슈’
  • 정혜연 ‘세상 속으로’
  • 박희석 ‘시시비비’
  • 이정현 ‘블루오션을 찾아서’
  • 박지현 ‘포켓 저널리즘’
  • 하주희 ‘블루칩’
  • 이경훈 현장으로’
  • 김광주의 뒤끝
  • 백재호의 레이더
  • 고기정의 特別靑春
  • 슬기로운 지방생활
  • 이상곤의 흐름
  • 서봉대의 되짚기
  • 국제상인 장상인의 세계, 세계인
  • 취재본부는 지금’
  • 조갑제 기자의 최신정보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