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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모상(喪)으로 인한 임시 석방, 왜 안희정은 되고 다른 사람은 안 되나?

다른 수감자들은 코로나 이유로 불허 ... "패거리들의 특권과 반칙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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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전 지사의 모친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 병원 장례식장에는 이낙연 의원(전 총리) 등 여권 인사들이 줄을 이었다. 사진=조선DB
여비서를 성폭행한 죄로 광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모친상을 당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빈소에 조화(弔花)를 보냈다. 이낙연 전 총리,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여권 정치인들은 다투어 빈소를 찾아 안 전 지사를 위로했다.
지난 7월 4일 모친상을 당한 안 전 지사는 다음 날 형(刑)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같은 날 광주지검이 '기타 중대한 사유'로 해석해 형집행정지를 결정하면서 안 전 지사는 임시 석방됐다. 안 전 지사는 “어머님의 마지막 길에 자식 된 도리를 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아무리 흉악한 죄인이라고 해도 부모가 마지막 가는 길을 모시는 것은 인륜이다. 때문에  안 전 지사에게 임시 석방이라는 배려를 한 것에 대해 뭐라고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그런 ‘배려’도 아무나 받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안희정 전 지사 모친상에 대한 기사가 나온 7월 7일 기자의 지인(知人)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지난주에 부친상을 당한 친구에 대한 이야기였다. 지인의 친구는 '큰 금융 투자회사의 중역으로 일하던 중 회사가 어려움을 겪고 위기에 처하자 무리수를 둔 관계로 회사 대표와 함께 재판을 받고 복역 중'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빈소를 찾은 지인은 친구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친구는 임시 석방의 특전을 받지 못했던 것이다. 지인은 이렇게 썼다. 
“부모상을 당한 경우 천륜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는 형(刑)집행을 잠시 중단하고 부모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라는 배려가 있기에 혹시 얼굴이나 볼 수 있기를 기대했지만 집단생활을 하는 곳이기에 예외 없이 허락이 안 된다며 가족들은 눈시울을 붉힙니다.
특히 오랫동안 면회도 중단되어 화면으로만 아버지를 볼 수 없던 늦둥이 아들의 얼굴이 애잔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당연히 담장 안에서 아버지를 그리워 할 친구의 모습을 생각하니…”
지인은 그래도 '코로나라는 예상치 못한 위기이니 서로 이해하고 넘어가자'고 유족을 위로하고 나오긴 했지만 오랫동안 마음이 무거웠다고 한다. 그러다가 7월 7일 아침 신문에 난 안희정 전 지사 모친상 관련 기사를 보고 지인은 분노했다고 한다. 그는 이렇게 썼다.
“이들에게 '예외 없이'는 과연 무엇일까? 공정이나 정의는 과연 존재할까? 패거리들의 특권과 반칙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지인의 친구 아버지는 동작동 국립묘지에 안장되는 국가유공자였다고 한다. 지인은 “상주도 없는 초라한 빈소에 가족과 몇몇 형편을 아는 친구들만이 지키는 빈소에는 화환도 조문도 없이 그저 '대통령'이라 쓰여있는 형식적인 휘장 하나만 쓸쓸이 놓여있더군요”라며 씁쓸해 했다. 지인은 “그가 ‘화려한’ 조문객들과 주고받았다고 보도되는 ‘미안하다’는 말이 ‘성폭력을 걸려서 미안하다’ 이거나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말이 제발 아니길 바랄 뿐”이라면서 “화가 나는 아침입니다”라는 말로 글을 끝맺었다.

입력 : 2020.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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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어제 오늘 내일’

ironheel@chosun.com 어려서부터 독서를 좋아했습니다. 2000년부터 〈월간조선〉기자로 일하면서 주로 한국현대사나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에 대한 기사를 많이 써 왔습니다. 지난 70여 년 동안 대한민국이 이룩한 성취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내용을 어떻게 채워나가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2012년 조국과 자유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45권의 책을 소개하는 〈책으로 세상읽기〉를 펴냈습니다. 공저한 책으로 〈억지와 위선〉 〈이승만깨기; 이승만에 씌워진 7가지 누명〉 〈시간을 달리는 남자〉lt;박정희 바로보기gt;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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