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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북한

북한의 2인자는 김여정이다, O? X?

김여정이 김정은 정권에서 오래 살아남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경훈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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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왼쪽)과 김여정(오른쪽)
“김여정은 당의 유일적령도체계확립의 10대 원칙에 기초할 때 2인자라 볼 수 없다. 향후 김여정의 정치적 위상과 역할은 김정은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확대 또는 축소될 것이다.”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오경섭 연구위원이 지난 6일 발표한 <김여정의 정치적 위상과 역할>(Online Series) 중 일부이다. 오 연구위원은 ①김정은 건강 위중설 ②《노동신문》에 등장한 김여정의 ‘지시’ ③‘당중앙’ 이라는 표현 등에 근거한 ‘김여정 후계자설’을 반박한다. 이어 김여정의 공식적 지위(당 제1부부장)와 비공식적 지위(김정은의 여동생)를 바탕으로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와 비교했다.
 
‘김여정 후계자설’에 대한 반박
오 연구위원은 “김여정 후계자설의 핵심 전제인 김정은 건강 이상의 증거는 없다”면서 “오히려 김정은이 최근(7월 2일 정치국 확대회의 주재) 건재함을 과시했다”고 했다. 이어 “북한의 권력승계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을 거치며 제도화된 혈통 승계 절차에 따라 진행하는 규칙적인 승계(regular succession)”라면서 “김정은의 후계자는 당연히 김정은의 아들이며, 김정은의 아들이 너무 어려 권력을 승계하기 어렵기에 김여정이 후계자로 거론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노동신문》에서 김여정의 ‘지시’를 여러 차례 공개한 것은 김여정이 김정은의 후계자이기 때문‘이라는 주장에 대해 오경섭 연구위원은 “북한 매체들이 김여정의 지시와 김영철‧김여정의 지시를 보도한 것은 이례적이지만 ‘당의 유일적령도체계확립의 10대 원칙’ 4조 7항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 김여정과 김영철이 개별적 의견을 지시한 것이 아니라 김정은이 비준한 수령과 당의 방침을 하급 단위에 지시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0대 원칙’ 4조 7항은 “당의 방침과 지시를 개별적 간부들의 지시와 엄격히 구별하며 개별적 간부들의 발언 내용을 결론이요, 지시요 하면서 조직적으로 전달하거나 집체적으로 토의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즉, ‘김여정이 지시를 내렸다’는 《노동신문》의 보도는 김여정이 후계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수령과 당의 지시를 하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이 ‘당중앙’이라는 표현을 근거로 김여정을 후계자로 보는 입장에 대해서도 오 연구위원은 “《노동신문》에서 당중앙을 사용했다고 해서 당중앙이 김여정을 가리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미 《노동신문》에서는 수차례에 걸쳐 김정은과 당중앙위원회를 가리키는 의미로 당중앙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어 “원래 당중앙은 (김일성의) 후계자 김정일을 지칭하는 용어였다”면서 “김정일이 1974년 2월 제5기 제8차 당 전원회의에서 후계자로 추대된 후 ‘당중앙’‘친애하는 당중앙’으로 불렸다”고 설명했다.
 
오경섭 연구위원은 김여정의 소속이 대남사업을 담당하는 통일전선부‧서기실 또는 조직지도부 중 하나일 가능성이 있지만, 일부의 주장대로 김여정을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단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했다. 다만 “김여정이 당 핵심부서인 조직지도부 소속이라면 김정은 정권의 핵심 간부로 승승장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김여정과 김영철의 관계
오 연구위원은 김여정이 어떤 직책에서 대남사업을 총괄하는지는 불확실하지만 대남사업의 공식 위계는 김영철(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김여정-장금철(통일전선부장) 순이며 실제 대남 사업에서 정치적 위상과 영향력은 김여정-김영철-장금철 순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오경섭 연구위원은 김여정과 김영철의 관계를 과거 김용순 국제비서(현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와 김경희 국제부 부부장의 관계로 설명했다. 당시 김용순이 (직위상) 국제부 사업을 총괄했으나 (실제로는) 김경희가 더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이어 “김여정이 김정은의 여동생이라는 비공식적 지위를 바탕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 엘리트들이 신분 상승이나 출세를 목적으로 백두혈통인 김여정을 특별대우하고 더욱 가까워지려 노력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김여정은 2인자일 가능성이 작다. 김여정도 10대 원칙에서 예외가 아니다. 김여정이 장기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10대 원칙을 준수하면서 파벌을 형성하거나 2인자로 부각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수령유일지배체제에서는 2인자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서 소개한 ‘10대 원칙’에는 2인자 등장과 파벌 형성을 막는 여러 조항(4조 7항‧6조 3~5항‧9조 5~7항)이 있다.
 
최고 권력자의 여동생, 김경희‧김여정
김경희는 김정일이 2008년 심혈관질환으로 쓰러지기 이전에는 단 한 번도 조직지도부나 선전선동부 같은 핵심 부서에 배치된 적이 없었다. 2009년에서야 김정일은 김경희를 김정은의 후견인으로 내세워 그해 6월 당 부장, 2010년 10월 정치국 위원과 인민군 대장에 임명했다. 김경희는 김정일이 허용하는 범위에서만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었다. 오 연구위원은 김여정이 대남사업을 맡아 각종 정상회담 등을 수행하며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김정일 정권의 김경희처럼 김여정의 정치적 위상과 역할은 전적으로 김정은에게 달렸다고 전망했다. 이어 “김여정의 역할을 조직지도부‧국가보위성 등 핵심 통치기구가 아닌, 대남‧대외사업 부문으로 제한한다면 김여정의 정치적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글=이경훈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0.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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