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채널A 이동재 기자가 "이번 사건은 정치권력과 '사기꾼', 이에 부화뇌동한 언론의 합작품"이라고 주장했다. 사기꾼은 이철 전 VIK(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 언론은 MBC를 뜻한다.
이 기자는 이 전 대표를 상대로 현직 검사장의 이름을 대며 '협박 취재'를 했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앞서 MBC는 지난 3월 이 전 대표 주장을 근거로 이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을 검언유착 의혹을 보도했다.
이 기자는 1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업그레이드된 김대업 사건"이라고 했다. 이 기자는 압수수색 두 번, 검찰 소환 조사 두 번을 받았다. 그는 "답을 정해놓고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협박으로 고발 들어온 사건이 처벌이 훨씬 무거운 강요 미수 혐의로 바뀌었다"고 했다.
이철 전 대표가 협박취재를 당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이 전 대표가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 대리인인 지모씨를 만났을때 그가 "이 기자가 말한 대로 수사가 흘러가더라", "(검찰이 이철에게) 유시민과 관련해서 물어보더라"라고 했는데 이 모두가 거짓이었다는 것이다. 또 협박을 받았다는 사람이 취재를 유도하고 거대 방송사(MBC)를 이용해 몰카를 찍을 수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자신이 6년차 기자이며 이철 전 대표는 사업규모와 인맥이 거대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거대 로펌(광장)을 끼고 법무부 차관을 지낸 검찰 전관 거물도 변호인으로 올려놓은 사람이 중간 규모 회사의 저연차 기자 말에 휘둘린다고 생각했을까"라고 했다.
검찰 수사 전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초기화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수천명의 취재원 정보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고 아무 상관도 없는 취재원들이 피해를 입을 상황이 명백해 보여 취재원 보호를 위해 기자라면 당연히 지우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수사팀이 제시한 '한동훈 녹취록'에 대해서는 "당시 대화는 15분이 채 되지 않고 다른 이슈로 대화하다 대화 막바지에 신라젠 의혹을 물어봤는데 반응이 시큰둥했다"며 "이철에게 편지를 썼다고 하니 한 검사장이 그러다 한 건 걸릴 수도 있다고 한 것이 전부"라고 했다. 또 자신이 쓴 편지는 한 검사장과 통화하기 전 써놓은 것인데 검찰이 이를 "(한동훈) 오더를 받고 쓴 것"이라고 답을 정해놓고 수사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 검사장에 대해 "친한 사이가 아니고 어려운 사람"이라고 했다. 이 기자는 6년차 평기자이고, 한 검사장은 20년차 검사다.
이 기자는 “지금 생각해보면 상대는 정치권과 거대 언론사와 함께 작정하고 치밀하게 나왔다"며 "억울한 사람들(VIK 피해자 3만명)의 원한을 풀어주려고, 잘 해보려고 했는데. 4월 예정돼 있던 일본 연수 출국 전에 빨리 성과를 내고 가려 하다가 이렇게 됐다. 한 검사장에게도 많이 미안하다”고 했다. 채널A는 지난달 25일 이 기자를 해고하고 법조팀장에게는 정직 6개월 중징계를 내렸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