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는 강직하고, 원칙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이낙연 후보는 총선 여론조사뿐 아니라 차기 대권 여론조사에서도 줄곧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런 이낙연 후보에게 제기된 의혹이 하나 있다. 바로 이 후보 일가의 부동산 거래 관련 의혹이다. 이는 2017년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도 제기됐었다.

 

 

그중 하나는 이낙연 후보 동생 계연씨 관련 의혹이다. 같은 해 5월 17일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후보의 모친 진모씨(2018년 사망)는 2001년 서울 강남구 도곡동 역삼 우성아파트를 자신의 명의로 구입했다. 구입 당시 대금은 1억 7200만원이었다. 3년 후인 2005년 이 아파트를 팔아 2억 4300만원의 차익을 올렸다는 게 보도의 요지였다.

 

이후 진씨는 2003년 9월과 2005년 2월엔 이낙연 후보의 지역구였던 전남 영광군으로 주소지를 옮기기도 했다. 이 같은 이유로 진씨가 우성아파트에 실제 거주했을 가능성이 낮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여기까지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흔히 봐 왔던 ‘위장전입’쯤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진씨가 아파트를 매입한 직후, 아들 계연씨가 모친의 아파트를 전세를 끼고 매입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계연씨는 지난해까지 문재인 대통령의 동생 재익씨와 함께 SM그룹의 자(子)회사 삼환그룹 대표이사(지난해 12월 사임)로 재직했던 것으로 드러나 주목을 받았던 이다.

 

 

2017년 인사청문회 준비단(이하 준비단)은 이에 대해 “후보자(이낙연)의 셋째동생(계연씨)은 2001년 8월 시골의 모친(당시 74세)을 서울에서 모시기 위해 모친의 명의로 동 아파트를 2억 6500만원에 매입(전세 1억 6000만원 승계 조건)하였음”이라고 설명했다.

 

이낙연 후보는 국회의원이던 2002년 재산신고 당시, 모친의 해당 아파트를 신고하면서 ‘재산의 종류’를 ‘거주용 채무’라고 기재했다. 이어 ‘임대 채무 증가’를  채무 증가액을 1억6000만원이라고 신고했다.

 

 

 

하지만 이 후보의 모친은 서울 생활을 거부했고, 2004년 총선 즈음 이낙연 후보는 계연씨에게 해당 아파트를 조기 매각할 것을 권유했다고 한다. 이듬해인 2005년 3월, 계연씨는 모친 명의로 돼 있던 해당 아파트를 매도했다. 

 

준비단에 따르면, 2005년 당시 매도 금액은 4억1500만원이었다. 구입 당시 거래가를 기준으로 계연씨에게 1억 5000만원의 차익이 발생한 셈이다. 이에 대해 준비단은 “셋째 동생(계연씨)은 시세 차익 1억5000만원(실매입가 2억 6500만원, 실매도가 4억1500만원)을 세무당국에 신고하고, 양도소득세 2489만원을 정상적으로 납부하였다”고 밝혔다. 이어 "형으로서 동생의 위법사항을 파악하여 조기매각 권유 등 조치를 취했지만, 사전에 예방하지 못했음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계연씨가 모친 명의의 아파트를 매도하면서 1억5000만원에 대한 차익이 아파트 실소유주인 진씨가 아닌 계연씨에게 돌아갔고, 그에 따라 계연씨가 양도소득세를 납부했다는 게 준비단 측의 설명이다.

 

만약 1억5000만원의 차익을 계연씨가 아닌 모친 진씨가 보유했다면, 이낙연 후보의 재산공개 내역에 기재됐어야 하나, 이는 확인되지 않는다. 2006년 이낙연 당시 국회의원의 재산공개 현황에는 진씨의 예금 내역이 나와 있다. 진씨의 총 예금액은 농협과 우체국을 합쳐 4415만3000원에 불과했다. 정리하면, 계연씨가 모친 명의로 아파트를 구입해 그 아파트를 매도함으로써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설명이 가능해진다.

 

 

 

그렇다면 두 가지 의문이 제기된다. 하나는 계연씨가 부동산실명법(1995년 7월 1일 시행)을 위반했는지 여부다. 이 법은 제정 목적에서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과 그 밖의 물권을 실체적 권리관계와 일치하도록 실권리자 명의(名義)로 등기하게 함으로써 부동산등기제도를 악용한 투기ㆍ탈세ㆍ탈법행위 등 반사회적 행위를 방지하고 부동산 거래의 정상화와 부동산 가격의 안정을 도모하여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해당 아파트의 등기전부증명서를 확인해보면, 모친 진씨의 이름만 등재돼 있다.

 

 
사실상 계연씨가 모친의 명의로 해당 아파트를 구입한 셈이므로, 이 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 별개의 사안이지만,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도 최근 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두 번째는 계연씨가 증여세를 납부했는지 여부다. 이 부분은 2017년 이낙연 후보 국무총리 인사청문회에서도 거론됐었다. 당시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현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우성아파트 건과 관련해 이낙연 후보와 나눈 문답이다.

 

< ◯이태규 위원  세 번째요, 어머님의 주택, 셋째 동생께서 주거용으로 이렇게 하셨다, 구입했다 매각하신 이 부분에 대해서 투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산신고 사항을 보면 2002년도에 후보자님께서 모친의 재산을 거주용으로 이렇게 신고를 하신 겁니다. 그런데 동시에 다시 그 모친의 채무로, 임대채무 증가로 인해서 채무가 1억 6000만 원이 잡힙니다. 그 얘기는 뭐냐 하면 모친께서 거주용으로 샀다고 그런 그 집의 전세를 승계한 겁니다. 그러니까 그 집에는 전세를 들어가 있어서 누가 살고 있기 때문에 거주가 불가능한 것이지요. 그런데 이게 어떻게 거주용이라고 신고할 수 있습니까?
◯국무총리후보자 이낙연  아마 동생 말을 듣고 그대로 신고한 것이 아닌가 짐작이 됩니다. 동생이 했던 거래행위여서 확인하지는 못 했습니다.
◯이태규 위원  그러니까 제가 볼 적에 어머님께서 살기 위해서 주택을 구입했다, 이 부분은 합리적으로 설명이 안 된다는 말씀을 제가 지금 드리고 있는 겁니다.
그러면 이게 무엇을 의미하냐면 차익을 남기기 위해서 주택을 구매한 거다, 저는 그것이 꼭 투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런 문제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어머님께서 주거용으로 구입하신 것이 아니다. 이건 여기서 명확하게 확인을 해 주셔야 된다 이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국무총리후보자 이낙연  제가 동생께 듣기로는 어머니를 모시고 싶었는데 어머니가 한사코 거부하셨다 이렇게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빨리 팔아라’ 그래서 빨리 팔고 세금을 냈고요. 그 일로 동생네 가족과 지금까지도 관계가 서먹해져 있습니다.
◯이태규 위원  그러면 그때 어머님께서 증여세 내셨습니까?
◯국무총리후보자 이낙연  동생이 양도소득세를 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태규 위원  그러니까 증여세는 안 내신 거지요, 또 그때?
◯국무총리후보자 이낙연  그건 확인해 봐야겠습니다.
◯이태규 위원  저는 이것이 꼭 후보자의 잘못은 아니라고 보지만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하고 넘어가기 위해서 제가 질문을 드린다는 것, 이 점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낙연 당시 국무총리 후보자는 동생 계연씨의 말을 빌려 해당 아파트가 거주용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이태규 의원은 “(거주용이기 때문에) 증여세를 내셔야 된다. 증여세를 안 내신 것으로 제가 알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지는 문답이다.

 

<◯국무총리후보자 이낙연  증여세 대상이 아닌 것으로 제가 들었습니다.
◯이태규 위원  거주용이기 때문에 증여세 대상이 되는 겁니다.
◯국무총리후보자 이낙연  한번 확인해 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태규 위원  그것은 제가 국세청에 확인을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그 부분이 과세를, 세금을 납부를 안 하셨다면 지금이라도 납부하시는 것이 맞다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국무총리후보자 이낙연  예, 확인해 보겠고요. 어머니와 동생 사이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태규 위원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후보자 모친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리고 지금 후보자께서 말씀하신 ‘증여세 납부 대상이 아니다’ 이것은 제가 볼 적에는 총리실에서 잘못 알고 있는 것으로 제가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국무총리후보자 이낙연  예, 저는 그렇게 들었습니다.>

 

이낙연 당시 총리 후보가 증여세 납부 여부를 증명할 자료를 국회에 제출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태규 의원 측은 “워낙 오래 전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당시 인사청문회에 출석했던 위원들도 비슷한 입장이었다.

 

한 공인중개사는 4일 <월간조선>과의 통화에서 "부동산실명법 위반의 경우는 시효 만료 등의 이유로 문제 제기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증여세는 다르다"며 "원칙적으로 (동생 계연씨가) 증여세를 납부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기자는 4일 오후, 사실 확인 차원에서 이낙연 후보에게 문자 메시지,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송, ▲ 부동산실명법 위반 여부 ▲ 증여세 납부 여부 등을 질의했다. 그러나 이낙연 후보는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5일 오전 이낙연 후보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으나, 신호만 갈뿐 전화는 받지 않았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