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영화 대사 보는 것 같아... 조롱당할 보도 왜 하나” : 월간조선

MBC 노조(이하 노조)가 30일 성명을 통해 ‘MBC 뉴스데스크’가 ‘조국 수사 반대 집회’ 보도에서 소위 ‘인원수 부풀리기를 했다’며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노조는 MBC 뉴스데스크(9월 28일 자)가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앞에서 벌어진 조국 수사 반대 집회를 두 꼭지 보도했다고 전했다. 이 보도의 첫 번째 리포트에서 김경호 앵커와 이준범 기자는 “주최 측 추산 100만 명이 모였다”고 반복했다. 두 번째 리포트는 제목부터가 ‘주최 측 추산 1백만 명 모여’였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서초역부터 강남성모병원 방향으로 언덕 뒤편까지 약 7, 8백 미터 가량 되는 도로에 발 디딜 틈 없이 인파가 가득 찼다’는 말 외에는 그 100만 명이 어디에 있는 건지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다음날 MBC 뉴스데스크는 집회 참가 인원을 두 배로 늘렸다”며 “무슨 도박 영화 대사를 보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어지는 성명서의 내용이다.

<비좁은 공간 탓에 참가자 수 논란이 이는 점을 의식한 듯 첫 번째 리포트에서 강다솜 앵커는 “항공 카메라를 이용해서 집회 전체 모습을 담았는데, 영상을 통해 촛불집회의 규모와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최훈 기자 리포트의 항공 영상을 보면 야간 집회 때 서초역에서 620m 떨어진 누에다리 북쪽 너머로는 사람들이 없어 보였다. 집회장소 남쪽 끝인 서초역 사거리에 구급차가 지나갈 때 서쪽인 옛 정보사 쪽으로도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노조는 “반대편 동쪽 교대역 쪽으로는 밤 장면을 보여주지 않았는데, 다 찼다고 해도 도로 길이가 570m였다”며 “양 방향 도로 폭이 40m이니 28일 집회 장소 넓이는 약 4.8만㎡로 서울 여의도공원 면적의 5분의 1 정도밖에 안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공간에 MBC가 보도한 대로 200만 명이 모이려면 참가자 한 사람이 14명씩을 업고 있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면서 “이런 조롱당할 보도를 왜 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노조는 또 “정치 집회에 20만 명이 모이면 어떻고 200만 명이 모이면 어떻겠는가”라며 “모두 권력자가 귀기울여야할 국민의 목소리라는 데에는 가치의 차이가 없다. 다만 국민의 방송이라는 MBC가 현장 화면을 방송하면서 버젓이 사실과 다른 주장을 보도한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은 얼마나 국민을 속일지 소름이 인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오는 10월 3일 오후에 조국에 대한 엄정 수사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다”며 “MBC는 그날도 고공에서 현장 전경을 찍고, 주최 측이 주장하는 집회 규모를 그대로 전달하고, 참가자들의 주장을 세세하게 방송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첫날은 집회 내용과 규모를 각각 리포트 1개씩 보도하고, 다음날에는 집회 규모와 참석자 주장을 각각 리포트 1개씩 전한 뒤 정치권 공방 리포트도 붙이기 바란다. 여권 집회 때 그리 보도하였으니, 야권 집회도 그렇게 하는 것이 중립적이고 공정하다”고 덧붙였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