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고향 마을 옆으로 두 개의 낙동강이 흐릅니다.
한 줄기는 태백에서 흘러내려 안동 하회마을 쪽을 흐르는 낙동강 본류이고, 한 쪽은 봉화-영주-예천을 거치는 내성천입니다. 내성천 지류 중 예천군을 통과하는 구간은 백사장이 길고, 넓고, 아름답기가 말할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제가 보기에 천연 백사장으로 내성천만한 곳이 국내에 별로 남아 있지 않습니다.
특히 내성천 강변 수십km는 아직까지 인공으로 된 구조물이 거의 없는 자연그대로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회룡포가 아름답다고 하는데, 회룡포 뺨치는 풍경을 가진 곳이 내성천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솔밭과 백사장이 어우러져 명승지로 지정된 선몽대가 아주 대표적인 곳입니다.
내성천 뿐 아니라 낙동강 본류의 백사장도 참 멋있었습니다. 그러나 안동 시내 앞을 지나는 낙동강의 백사장은 1990년대 초 싹 긁어서 팔아먹었고, 하회마을 앞에서 나와서 풍천면 구담리 앞에 끝없이 형성되었던 백사장도 이 당시에 사라졌습니다.
내성천 백사장 중에서 호명면 구간을 지나 선몽대 앞으로 형성된 백사장은 특히 아름다웠는데, 1988년부터 근 10년 가까운 모래 파내기 작업으로 바닥의 진흙층이 다 드러날 정도가 되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수km가 안 되는 이 짧은 구간에서 10년간 덤프트럭이 드나들며 하천 모래를 퍼 내는 것을 지켜 본 사람입니다.
지금도 예천군은 내성천의 모래를 채취를 허가 해주고 있는데, 이대로 두면 백사장이 다 없어질 때까지 모래 퍼내기는 계속 될 것 같습니다.
다행히 내성천은 지금도 아름다운 백사장을 보존하기에 늦지 않았습니다. 다만 반드시 지자체가 아닌 국가차원에서 관리를 해야 합니다. 얼마 전 문화재청이 예천군 선몽대 부근을 명승지로 지정했는데, 사실은 강원도 동강처럼 내성천 전체를 보호해야 마땅합니다.
우리 산천의 산세가 올망졸망하고, 만만해보이니까 그냥 확 밀어버려도 되는 줄 아는 사람이 많나 봅니다. 동네 뒷 야산이 아무리 나지막하고 형편없어 보이고, 하천이 아무리 보잘 것 없다고 해도, 지질학적으로 보면 수십억 년이 되어야 작은 동산 하나, 작은 개울 하나가 탄생할 수 있습니다. 산과 하천을 대하는 데도 기본 예의가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