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구(舊) 국가정보원법 제3조 제1항 간첩죄 등 안보 침해 범죄 수사권을 보유하고 있었다. 2020년 12월 15일 문재인 정부 때 수사권을 없애는 국정원법 개정이 있었지만 개정된 현(現) 국가정보원법에도 제4조 간첩죄 등 안보 침해 범죄에 대한 정보수집·작성·배포권을 주요 직무권한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법과 제도들을 근거로 분단 직후 치열한 이념혼란기에서부터 여전히 종북 주체사상파 세력들이 국가 안보를 위협하고 있는 지금까지 국가정보원을 비롯한 공안 기관들은 내외의 안보 위협 세력들에 대처하며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이룩하는 데 이바지해 왔다. 그런데 최근에 이러한 정당한 공안기관의 정보·수사 활동에 대해 민간인 사찰이라면서 부당한 공세가 날로 더해 가고 있어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국정원의 대진연 관련 대응

국가정보원은 북한 문화교류국 연계 혐의를 잡고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소속 인물에 대하여 국정원법 4조에 따라 안보 침해 범죄행위를 추적해 왔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지난달 22일 조사관 1명이 불법감금을 당하고 휴대폰을 탈취당하는 등 정당한 공권력 행사를 오히려 침해받은 상황이 발생했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은 이적단체 한총련 출신들이 조직을 이끌고 있으며 ‘백두칭송 위원회’, ‘김정은 위인환영단’이라는 조직을 만드는 등 친북 행위와 함께 미 대사관 침입, 나경원 의원실 기습 점거, 용산 대통령실 무단침입 시도 등의 전력이 있는 극단적 좌파 단체이다. 이러한 단체와 인물에 대해 국정원이 소관 범죄 혐의와 관련 동향 수집을 하는 것은 당연한 직무이다. 

그런데도 제22대 총선을 바로 앞에 두고 지난달 23 국가정보원 요원이 민간인 사찰을 했다면서 이슈화함으로써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행위라고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거기에다 공무수행 중인 국가 핵심 기관 요원의 신체에 폭력을 행사하고 휴대폰을 탈취하여 내용을 검사하는 등 범법행위까지 서슴지 않는 막장까지 이르렀으니, 국가공권력과 법 집행 기능에 정면으로 도전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대진연에서는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폐지를 거론하며 수사권도 없는 국정원에서 민간인 사찰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개정된 국정원법 4조에 의하면 국정원 직무에는 형법, 군형법, 군사기밀보호법, 국가보안법에 규정된 범죄, 반국가단체와 연계되거나 그 정이 의심되는 안보침해행위 등에 관한 정보에 대한 수집·작성·배포 권한이 포함되어 있다. 즉 수사절차에 관여하지는 못하지만, 관련 정보활동을 수행할 권한은 살아있고 국가를 위해서도 그 분야의 최고 전문기관으로서 당연히 그 직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러한 정당한 법 집행에 대해 불법적인 방해와 선동을 하는 경우가 반복되는 상황을 계속 두고 볼 것인가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의 선동을 계기로 공권력에 대한 종북좌파 세력들의 불법적 도전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하는 단초로 삼아야 할 것이다.

경기동부연합에 관한 국정원 수사 활동

되돌아보면 2014년 8월 국정원에서 수사한 경기동부연합 이석기 내란 선동 사건으로 4년 징역 실형을 선고받은 경기진보연대 고문 이상호는 관련사건의 내사 단계였던 2013년 1월 9일 범죄 증거확보를 위한 미행감시 과정에서 합법적으로 공무집행 중인 요원을 전화박스에 가두는 폭력을 행사하고 그다음 날 국정원에서 민간인 사찰을 하고 있다면서 비난하는 기자회견까지 했다. 하지만 추후 법원의 판결을 통해 국정원의 내·수사 활동은 정당한 절차였고 그들이 국가보안법에 저촉되는 각종 이적행위를 자행하였다는 사실이 규명되었다.

이 두 사건의 범죄증거 확보와 수사 과정에서 나타난 불법 이적 세력들의 행태를 보면 자신들의 이적활동을 은폐하기 위해 적법절차에 따라 임무를 수행한 대공요원들을 능멸하는 적반하장식 국기문란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 이들은 이러한 불법행위를 민주란 이름으로 거짓 선동하고 정당한 법 집행을 민간인 사찰로 호도한다. 이들의 불법 무도한 행위에 대해 국민들이 여론으로 꾸짖고 국가공권력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할 때가 되었다. 그래야만 이들 반국가 불법 세력들을 엄정하게 단죄할 수 있는 진정한 법치가 이뤄질 것이다.

'민간인 사찰'의 실체

종북주의자들이 걸핏하면 부르짖는 민간인 사찰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사찰(査察)의 의미는 “조사하여 살핀다”는 뜻이다. 사찰이라는 용어의 뿌리는 일제 강점기 경무국의 고등과 형사들의 사찰 업무가 그 시초이다. 치안 정보수집 등 식민 통치 업무와 당시에 일본을 포함 동남아, 남미, 동유럽으로 유행처럼 번지던 공산주의 활동과 관련된 수·내사업무를 경무국 고등과에서 맡았던 것이다. 치안 정보수집과 수·내사업무는 경찰행정 고유의 본질적 기능이다. 다만 식민 지배를 받는 당시 조선의 입장에서 일제(日帝) 경무국 고등과의 사찰이라는 임무와 기능에는 부정적 인식이 배태되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아울러 당시 피식민국가에 대한 제국주의 국가들의 경찰행정의 가혹함 역시 양의 동서를 막론하고 극심하고 비민주적이었기 때문에 그 부정적 시각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그 후 해방과 동시 미군정의 치안 수요와 6.25 남침전쟁 과정의 이념 갈등이 극심한 상황에서 긴급하게 일제 경찰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할 수밖에 없어 일본 강점기 경무국 고등과의 사찰업무를 사찰과(査察課)라는 조직 이름으로 수행하게 된 것으로 확인된다. 해방 이후 혼란한 정국 속에서 긴급하게 점령지 치안을 확보하기 위해 당시 미군정 당국이 일본 강점기 경찰제도와 인력들을 상당한 부분 그대로 물려받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남북분단과 공산 침략을 막아내야 하는 국내외 정세 속에서 피할 수 없는 한계였으며 수용할 수밖에 없는 과정이었다. 그것은 북한도 마찬가지였다. 참고로 서옥식 전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의 <북한 교과서 대해부>에 따르면 북한이 철저히 친일 청산했다는 주장은 허구이며 이승만 초대내각은 90% 항일내각이었고 김일성 초대내각은 90% 친일이었다. 

사찰이란 용어는 조선 후기 한치윤의 <해동역사>의 “高句麗置邏於療水之西以警察渡療者, 즉 '고구려는 요수 서쪽에 邏(라·군영)를 두어 요수를 건너는 사람을 경계하고 살폈다'”라는 내용에서 사찰이라는 용어가 처음 나타나는데 그 뜻은 “경계하고 살핀다”라는 것이다. 1894년 갑오개혁 당시 한국 경찰 최초 경찰작용법이라고 하는 '행정경찰장정(行政警察章程)'에 사찰이란 용어가 처음 나타난다. 즉 문어적으로는 “조사하여 살핀다”는 사찰이나 “경계하여 살핀다”는 경찰이나 한자 의미상으로는 대동소이하다.

1960년에서야 일제 강점기 용어인 사찰과를 정보과로 문패를 바꿔 달았고 경찰법 제3조와 경찰관 직무집행법 등에 따라 수·내사, 치안 정보수집·작성· 배포 기능을 해왔다. 이것이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기타 특별사법경찰관 등 모든 국가기관의 수·내사업무에 유추 적용되거나 해당 기관의 사법경찰관 직무집행규칙 등으로 법제화 되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사찰이라는 용어의 뿌리를 추적해 보면 일제 강점기 때의 부정적 의미의 사찰에 연원되어 있다. 사찰의 용어상 뿌리를 찾아보면 이러한 부정적 이미지를 보유하고 있으나 경찰행정의 수·내사 및 치안 정보수집이라는 본질적 요소라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여기에 민간인이라는 수식어를 더 붙여 아주 불법적인 고약한 행태로 “민간인 사찰”을 인식하도록 만들었다. 좌파들의 전형적인 용어 혼란 전술의 일환이라고 생각된다. 범죄 수·내사대상은 논리적으로 민간인이든, 군인이든, 학생이든 신분을 가리지 않는다. 다만 군인이나 경찰과 같이 시스템에 의하여 검증된 공적 인물보다는 민간단체, 개인 등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것이 보다 보편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즉 이름 그대로 민간인 사찰이 일반적이고 합법적인 수·내사 업무의 본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대공수사요원이 사관학교 생도대나 경찰 기동대에 가서 내·수사활동을 할 경우는 거의 상상할 수 없고 그야말로 시장, 학원, 노조, 사회단체 등 민간 차원 조직이나 단체, 개인에 대한 정보활동을 한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다. 북한의 통일전선전술의 대상들이 노동자, 농민, 학생, 지식인, 소자본가 등 민간인과 그 단체들이 주류라는 것이 그 이유를 말해 준다.

정보수사기관의 수·내사 기능의 속성상 민간인 사찰 측면을 본질적으로 띄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의 대남공작이 분단 이후 한시도 쉬지 않고 날로 더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현재와 같이 정보수사기관의 합법적 수·내사, 정보수집 활동을 민간인 사찰로 부정적으로 폄훼하는 분위기가 과연 계속돼서 되겠는가라는 본질적 질문과 이것을 공론화해야 할 때가 온 것이라고 본다.

종북주사파 세력들이 공안 정보수사기관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수·내사활동과 정보수집활동을 민간인 사찰이라는 프레임에 가두어 마치 불법·부당한 일을 하는 것처럼 선동하는 행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될 시점에 왔다. 

세월호 침몰 같은 미증유의 대형 재난 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국내보안정보활동에 대한 직무책임을 지고 있는 국정원과 기무사령부와 같은 기관이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는 것은 동서고금 어떠한 국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난 15일 세월호 10주기를 맞아 여러 단체들이 세월호 사고와 관련하여 국가정보원이 마치 불법정보활동을 한 것처럼 '민간인 사찰' 프레임을 씌워 기자회견을 했다. 여기에 대해 2018년 12월 7일 투신 사망한 이재수 국군 기무사령관이 남긴 유서의 첫 문장을 남긴다.

“세월호 사고시 기무사와 기무부대원들은 정말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했다. 5년 전에 했던 일을 사찰로 단죄하는 게 안타깝다.”

글=김석규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고문·행정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