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함정 몰카' 논란을 일으킨 최재영 목사가 지난 2013년 한 강연에서 김일성을 옹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3년 10월 17일자 민족통신 글에 따르면 최 목사는 10월 15일 미주 중앙일보 강당에서 열린 ‘액션 포 원 코리아(Action For One Korea)' 행사에서 “김정은 시대, 북부조국은 어떻게 변하고 있나”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민족통신은 ‘재미 친북활동가’ 노길남씨가 만든 웹사이트로 우리 정부는 이를 친북 매체로 규정해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 

이날 강연에서 최 목사는 민족통신이 촬영한 북한 주민 일상 사진 수백 장을 청중에게 보여주며 “반공 이데올로기에 젖은 눈으로 바라보던 북녘 사회 모습은 실제로는 많이 달랐다“면서 ”하루 속히 반공 이데올로기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호소했다. 민족통신에 따르면 최 목사는 2013년 두 차례 방북했다.

이어 최 목사는 남한에서는 김일성을 가리켜 ‘가짜’라고 부른다며 비판했다. 그는 《동아일보》가 보천보 전투(1937)에 관한 보도 기사를 금 인쇄판으로 만들어 1998년 김정일에게 선물했다는 사실을 내세우며 “이런데도 어떻게 김일성 주석을 가짜라고 말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동아일보》의 금 인쇄판 기사 선물은 지난 2007년 11월 한국 언론본부 대표단이 김일성과 김정일이 받은 선물을 전시한 묘향산 국제친선전람관을 견학하던 중 사실로 확인됐다. 다만 학계에선 보천보 전투가 순사 5명이 지키던 작은 마을을 습격한 사건으로 ‘전투’라고 보기 어려우며, 김일성이 지휘자였는지도 불분명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일성은 스탈린의 허락을 받아 소련제 무기로 중무장하고 동족상잔의 전쟁을 일으킨 특급 전범이며, 전 인민을 노예적 삶으로 내몰며 죽을 그날까지 거의 50년간 병적인 전체주의 유일 지배 아래 묶어 둔 시대착오적 파시스트 독재자였다.

이밖에도 묘향산 국제친선전람관에는 홍석현 당시 《중앙일보》 사장과 홍라희 호암미술관 관장이 선물한 손목시계, 《한겨레》가 2001년 2월 8일과 9월 17일 두 차례 방문 당시 선물한 나무밥상, 만년필, 한겨레 창간호 동판 등 선물 3점도 진열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목사는 해당 강연 외에도 북한을 바로 알린다는 목적으로 수십 차례 강연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민족통신은 2014년 2월 26일자 글에서 “최 목사는 북부조국 바로알기 운동이 절실하다고 강조하면서 지난해(2013년) 두 차례 방북한 이래 동포사회를 대상으로 크고 작은 수십 개의 모임을 찾아다니며 북녘 사회 현주소를 알리는데 온 정성을 다했다“고 썼다.

최 목사는 2018년 6월 국가보안법·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기도 했으나 문재인 정권이던 2020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한편 최 목사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정(情)을 의(義)로 승화시켰다”며 “여러분들은 저를 이해해줘야 한다”고 ‘몰카’의 당위성을 내세웠다. 최 목사는 2022년 9월 13일 김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건네고 이 장면을 자신의 손목시계에 달린 카메라로 몰래 촬영했다. 최 목사는 “김 여사를 접견하는 과정에서 고위직 인사를 임명하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목격하는 데서부터 모든 사건이 출발했다”며 “다음에 접견할 기회가 있으면 증거 채집을 해야겠다는 결심으로 몰래카메라까지 작동해 촬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김세윤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