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상공에 핵·미사일 먹구름 몰려오는데 '김대중-김정일法' '노무현-김정일法' 만들자는 민주당

‘2017 정기국회 대비 문건’에서 드러난 더불어민주당의 속내
  • 김정현 월간조선 기자 kaja@chosun.com
  • 업데이트 2017-09-16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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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모든 남북 합의는 정권이 바뀌어도 계승돼야”한다며 ‘남북 합의 법제화’ 주장
⊙10.4남북선언문과 김일성의 대남적화전략은 닮은 꼴
⊙6.15공동선언은 기만행위… 주한미군 철수, 국보법 철폐, 공산주의 활동 보장 요구
⊙통합진보당의 해산 결정한 헌재… “낮은 단계 연방제 이후 통일국가의 모습은 사회주의 체제로 판단돼”
6.15 공동선언 1주년 기념 행사에서 초등학생들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표정을 흉내내고 있다. 사진=조선DB
8월 25일, 더불어민주당은 홍익대학교 국제연수원에서 ‘2017 정기국회 대비 워크숍’을 열었다. 추미애 대표, 우원식 원내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 다수가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95개에 달하는 입법안을 담은 46쪽 분량의 ‘정기국회 대비 문건’을 참석자에게 배포하고, 이에 대해 논의했다.
 
《월간조선》이 해당 문건을 입수해 살핀 결과 195개 입법안 중 상당수는 북한 관련 의제였다. 북한 관련 의제 중 특히 눈에 띄는 건 기존에 남·북한 사이에 이뤄진 합의들을 ‘법제화’하자는 대목이다. 1953년 7월, 휴전 협정을 체결한 이래 북한은 지속적으로 대남 도발을 자행했다. 그간 숱한 남북 회담과 각종 합의문을 채택했지만, 북한의 도발은 끊임 없이 계속 됐고, 이제는 핵·미사일 공갈을 하고 있다. 북한이 애초부터 남·북한 사이에 이뤄진 합의를 지킬 생각이 없었다는 방증이다. 최고조에 달한 북핵 위협을 맞닥뜨린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왜 북한이 내팽개친 남·북한 합의에 집착하는 것일까.
  
김대중-김정일(6.15 공동선언) 노무현-김정일(10.4 공동선언) 법령으로 못 박자는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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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정기국회 대비 문건'의 일부

 
더불어민주당은 ‘정기국회 대비 문건’에서 ‘제도화를 통한 지속 가능성 확보’란 목표를 제시했다. 문건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남북 합의를 법제화함으로써 모든 남북 합의는 정권이 바뀌어도 계승돼야 하는 한반도의 기본자산으로 존중하자”고 주장했다. 또 “종전과 함께 관련국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함으로써 평화를 제도화하고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구조를 정착하자”고도 했다.
바꿔 말하면, 더불어민주당은 “그간 체결된 모든 남북 합의는 정권이 바뀌어도 계승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셈이다. 그에 따르면 1972년 5월, 이후락 당시 중앙정보부장의 방북 이후 남·북한이 발표한 ‘7.4 남북 공동성명’, 노태우 정부 당시의 ‘남북기본합의서(1991년)’은 물론 김대중-김정일 회담(2000년)에서 도출된 소위 ‘6.15 공동선언’, 노무현-김정일 회담(2007년) 결과물인 이른바 ’10.4 공동선언’ 등을 법령으로 못박아야 한다. 
  
6.15공동선언은 기만행위… 주한미군 철수, 국보법 철폐, 공산주의 활동 보장 요구
  
이중 6·15 공동선언의 경우 ‘남남갈등’을 조장할 수 있는 대목이 있다. 이는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2항)”를 말한다.
북한은 1980년 김일성(金日成)이 북한 노동당 제6차 대회에서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 방안’을 내놓은 이래 소위 ‘고려연방제’를 주장해 왔다. 이와 함께 ‘선결 조건’으로 국가보안법 철폐 공산주의 활동 보장 미국·북한 평화협정 체결 협조 평화협정 체결 후 주한미군 철수 미국의 내정간섭 포기 등을 내걸었다. 1990년대 이후엔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통해 각자 ‘2체제·2정부’ 형식을 주장해 왔다.
  
남한은 1989년에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수립했다. 이는 ‘1민족·2정치실체·2체제·2정부’의 ‘남북연합’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통일국가’의 전 단계로 상정한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자유화, 민주화 등의 체제전환을 하면, ‘1민족·1국가·1체제·1정부’의 통일국가를 수립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은 ‘한반도의 공산화’를 위한 1단계 전략으로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제시했다. ‘2체제·2정부’는 남한 적화를 위한 일종의 ‘미끼’란 얘기다.
 
태영호 전 주영북한 공사도 6.15 공동선언에 대해 북측 진의를 파악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에 따르면 6.15 공동선언은 협상이 아니라 기만에 가깝다. 그는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김대중-김정일의 6·15선언에 나오는 ‘낮은 단계의 연방제’의 진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그건 기만이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을 덧붙였다.
 “연방제 통일이라고 하는데, 그건 남한 국론을 분열시키기 위한 기만술입니다. 통일을 한번에 할 수 없으니 단계적으로 가자. 통일 정부를 만들어서 외교, 안보를 관할하게 하고, 남과 북 사이에 차이점이 없어지면 통일로 간다? 이건 완전히 기만입니다. 북한 사람치고 그걸 믿는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실현 불가능합니다.”
  
통합진보당의 해산 결정한 헌재… “낮은 단계 연방제 이후 통일국가의 모습은 사회주의 체제로 판단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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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8월 9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구속자 무죄석방 촉구 민주찾기 대행진에 참가한 통합진보당(해산) 이정희 전 대표(앞줄 오른쪽 끝)와 김재연 전 의원 등이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이석기 의원의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와 관련해 2014년 12월 헌법재판소는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문(2013헌다1)〉을 통해 북한을 추종하는 통진당이 “‘낮은 단계 연방제 통일’ 이후 추진할 통일국가의 모습은 과도기 단계인 진보적 민주주의 체제를 거친 사회주의 체제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었다. 당시 안창호(安昌浩), 조용호(趙龍鎬) 헌법재판관은 ‘북한식 연방제 통일’의 결론은 ‘남한 적화’란 취지의 ‘보충의견’을 냈다.
  
〈피청구인(통합진보당)이 주장하는 연방제 통일과 관련하여 보건대 (중략) 남북 총투표는 변혁의 대상인 ‘수구보수세력’ 등이 배제된 민중만이 주권자로서 참여하는 투표를 의미하고, 북한에서는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의 ‘수령’과 ‘조선노동당’의 의사에 의해 주민의 의사가 결정되므로, 비록 남북 총투표로 통일헌법을 제정하고 통일국가를 형성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남북한 주민 전체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중략) 피청구인 주도세력이 ‘1민족·1국가·2체제·2정부’의 연방제 통일방안을 주장하는 것은 결국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를 추구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요약하면, 북한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전환하지 않은 상태에서 연방을 구성하는 건 북한의 ‘적화통일’ 전략에 휘말리는 것이므로, ‘낮은 단계의 연방제’는 우리의 ‘남북연합’과 공통점이 없다.
 
북한이 주장하는 ‘한반도 핵문제 해결’은 남한과 미국의 ‘비핵지대화’를 의미
  
10.4남북 공동선언의 경우 “서해 공동 어로수역을 설정한다”는 합의 내용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무력화하려는 북한의 전술을 용인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북한의 철도·고속도로 개·보수와 백두산 관광 지원 등 각종 경제협력 합의를 이행하는 데 경우에 따라 14조원에서 50조원을 우리가 부담해야 한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에 따르면 10.4 공동선언의 주요 내용은 김일성의 한반도 공산화 통일 방안인 “고려민주연방공화국의 10대 시정방침’과 유사하다.
 
조 대표에 따르면 10.4공동선언 중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대목은 주한미군 철수를 의미한다. 또 ‘한반도 핵문제 해결’주장은 북한이 주장해온 ‘조선반도의 핵문제 해결’을 의미한다. 이는 한반도 핵문제를 ‘비핵화’(denuclearization)가 아니라 ‘비핵지대화’(nuclear free zone)로 본다는 의미다. 조 대표에 따르면 북한이 명시한 ‘비핵화’는 비 핵보유국이 핵을 보유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북한의 핵’을 다루기에 앞서 미국의 핵을 다루겠다는 뜻이다.
  
북한의 대남전략은 한국 초토화… 통일의 득실 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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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전 주영 북한 공사가 《월간조선》과 인터뷰하는 모습.
 
태영호 전 주영 북한 공사에 따르면 북한의 대남 전략은 기존의 ‘해방’에서 ‘초토화’로 바뀌었다. 핵무기로 남한 전역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북한과의 대화는 무의미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은 태 전 공사가 올해 1월 《월간조선》과의 인터뷰 당시 한 말이다.   
“실제 북한이 핵무기로 한국을 위협 공갈한다면 1~2개면 충분하죠. 그러나 이 방대한 양의 핵물질과 핵무기를 북한이 가지고 있다는 자체는 남한의 생존을 위협하는 행위 입니다. 북한의 대남 전략은 60, 70, 80년대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그 당시 대남 전략은 남조선 해방 전략이었습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군이먼저 타격하고 밀고 내려가 이렇게 해서 해방한다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남조선 해방이라는 말 안 씁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정권 지도부는 ‘남한을 쓸어버린다’는 목표에 맞춰 군사 전략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이어지는 태 전 공사의 말이다..
   
“핵무기와 대량살상 무기 중시 전략입니다. 지난 시기 북한이 해방 전략이었을 때는 탱크, 장갑차 등을 생산하기 위해 강철을 많이 생산했어요. 그러나 전쟁 전략이 핵탄, 생화학 무기 이런 걸 사용해 다 죽여버린다는 개념으로 달라졌어요. 북한의 이런 군사 전략 변화를 알고 진짜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통일의 득실 관계를 따질 게 아니라 통일을 통한 생존의 문제를 고민해야 합니다. 이런 핵 참화를 머리에 이고 살면서 국민들이 지난 수십 년간 이룩한 경제 발전 등 모든 걸 보호할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를 논의하는 데 집중해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남북 합의 저버린 것은 북한인데 민주당은 왜 MB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탓하나
  
자유민주연구원 유동열 원장은 “6.15, 10.4 공동선언을 휴지조각으로 만든 건 북한”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의 ‘남북 합의 법제화’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대북 강경책을 펴 남북 합의들이 무효가 됐다고 주장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북한 스스로 파기한 거예요. 천안함을 폭침하고, 연평도를 포격하면서 신뢰를 저버린 북한을 맹목적으로 받아주는 건 잘못된 일이죠. 남북 관계는 우리만 잘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에요. 북한이 저지른 잘못을 스스로 인정하고 반성할 때 정상화 되는 거죠.”
 
김정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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