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은 "장관 위의 왕(王) 행정관"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곤 한다.
과거 지속적인 여성비하 발언으로 이슈가 된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이 여전히 이슈의 중심이다. “탁현민 행정관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한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에 대한 경질론까지 이끌어냈다. 청와대 ‘베스트 청원’에 “탁현민을 사퇴시키려는 여성가족부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는 청원이 지난 8월 28일 등록됐고 6000여명이 이 청원에 동의했다.
사퇴는커녕 이벤트정치의 주인공으로
여성가족부 장관의 자리까지 위협하는 ‘왕(王)행정관’ 탁현민 행정관의 정체는 무엇일까.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후 탁 행정관이 5월 하순 청와대에 입성할 당시 야당과 여성단체 인사들은 검증 과정에서 그의 2007년 저서 《남자마음설명서》에 나타난 수많은 여성비하 및 성희롱성 언행을 지적한 바 있다. 여성단체는 물론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국민의당, 정의당에서 일제히 탁현민 행정관을 해임하라는 논평과 주장이 이어졌다.
7월 초에는 한 언론이 탁씨가 조만간 경질될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청와대 측은 즉시 “열심히 일하고 있고 경질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사퇴는커녕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과 대국민보고대회 등 이벤트를 앞장서서 준비하고 언론 앞에 나서기도 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대국민보고대회 당시 "도덕적 타락자인 탁 행정관이 기획한 그들만의 잔치, 예능쇼, 천박한 오락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바른정당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시중에서는 '탁현민 청와대'라는 말까지 돌아다닌다"고 말했다.
탁현민 만난 후 “대통령이 바뀌었다”
탁현민씨는 시민단체와 공연기획 관련 일을 해 온 사람이다. 참여연대 문화사업국 간사, 공익문화기획센터 문화사업팀 팀장, 오마이뉴스 문화사업팀 팀장, 한국공연예술원 전임강사,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으며 청와대 입성 전까지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였다.
탁 행정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이른바 ‘삼철(양정철, 이호철, 전해철)’ 중 한 명으로 불리는 양정철 전 대선캠프 부실장과 인연이 깊다. 그는 2009년 성공회대에서 열린 ‘노무현 추모 콘서트, 다시 바람이 분다’를 기획했는데, 이때 양정철 전 문재인 대선캠프 부실장이 감사를 표시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양 전 부실장은 이후 봉하마을 노무현 추도식, 노무현재단 창립기념공연 등을 기획했다.
이후 양 전 부실장이 탁 행정관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저서 《문재인의 운명》 초고를 보여주며 자서전을 기획해 보자고 했고, 문 대통령과 탁 행정관의 인연이 시작됐다. 탁 행정관은 이 책의 북콘서트를 맡으면서 문 대통령과 전국을 돌았다.
이후 탁 행정관은 2016년 6월 문재인 대통령이 히말라야 트레킹을 떠날 때 동행, 27일간 숙식을 같이했다. 문재인 대선캠프의 초기 조직인 광흥창팀에 합류한 탁 행정관은 행사 기획을 맡아 문재인 후보의 출정식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청와대와 여권 관계자들 설명을 종합하면 문 대통령은 야당 정치인 당시 이벤트를 요청하면 "꼭 해야 하느냐"며 이벤트 정치에 심한 반감을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2011년 문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 북 콘서트부터 시작된 탁 행정관의 만남은 두 번의 대선을 거치며 대통령을 조금씩 변화시켰다.
집무실의 일자리 상황판, 재벌들과의 호프 미팅, 청와대 참모들과의 커피 타임, 그리고 대중가요가 배경음악으로 나오는 기자회견, 인디밴드와 개그맨이 등장하는 행사 어디에서도 문 대통령은 어색하지 않았고, 거기에는 탁 행정관이 있었다.
탁현민은 안 나오나, 못 나오나
한 전직 청와대 선임행정관은 “탁현민의 기획력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가 있는 자리는 청와대 문화 행사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국내외 문화계 전체와 연결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또 다른 문제가 생기기 전에 교체해야 할 것”이라며 “이 정도 논란의 인물이라면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사람들이 자르자고 진심 어린 조언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지금 선임행정관인데 저러다 비서관으로 승진이라도 하면 각종 행사를 담당하는 의전비서관실 입장에서는 국격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야당과 여성단체는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탁현민 행정관에게 “대통령을 곤란하게 하지 말고 하차하라”는 의견이 상당한데도 본인이나 청와대가 꼼짝도 하지 않는 것은 그가 단지 실무 담당인 행정관에 그치지 않는 인물이기 때문이 아닐까. 청와대가 그를 내칠 수 없는 또다른 이유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