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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년 8월호

丁海益 두산공정기계중국유한공사 총경리

중국 굴착기 시장 7년 연속 판매 1위

白承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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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굴착기 시장 20% 점유, 고객만족도 6년 연속 1위
중국에서 29종의 굴착기와 41종의 지게차 생산,
중국 전역에 38개 대리상과 361개 영업거점 보유
정해익 두산공정기계중국유한공사 총경리.
  20代(대) 젊은 청년의 이마 위로 굵은 땀방울이 흘려 내렸다. 15m 높이의 공장 천장은 내리쬐는 뙤약볕에 벌겋게 달아올랐다. 산둥성(山東省) 옌타이(烟台)경제개발구에 위치한 두산공정기계중국유한공사(총경리 丁海益·이하 두산공정) 생산공장에는 한국인 40여 명을 포함해 1600여 명의 직원이 더위를 잊은 채 굴착기 생산에 전념하고 있었다. 북쪽 보하이(渤海)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도 열기를 식히기에는 부족했다.
 
  1994년 설립된 두산공정은 15년이 지난 지금, 중국 최고의 건설장비 전문업체로 성장했다. 2000년대 들어 중국 굴착기 시장의 20%를 점유해 7년 연속 판매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인민일보가 실시하는 고객만족도 평가에서도 2004년 이후 1위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다.
 
  두산공정은 한국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법인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건설부문(굴착기·지게차·트럭), 공작기계·자동화시스템(터닝·머시닝센터·초정밀), 엔진소재(건설·산업기계), 방산특수사업(대공포·장갑차·함포), 산업차량(스키드스티어로더) 등 5개 사업군을 운영하는 기계전문 기업이다.
 
  두산공정은 중국 현지에서 29종의 굴착기와 41종의 지게차를 생산한다. 굴착기 중 비싼 모델은 대당 4억원이다. 두산공정의 작년 매출액(굴착기 분야)은 66억 위안(韓貨 1조3200억원)으로 업계 최고를 기록했다. 丁海益(정해익) 총경리의 말이다.
 
  “우리 회사는 캐터필러, 고마쓰, 히타치 등 세계 유명 건설장비 업체보다 중국시장에 늦게 뛰어들었어요. 후발주자인 만큼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시장조사를 철저히 했지요.”
 
  두산공정은 법인 설립 2년 뒤인 1996년부터 굴착기를, 1998년부터 지게차를 생산했다. 2000년에는 ISO 9001 국제품질표준 인증을 획득했고, 이듬해 ISO 14001 국제환경표준 인증을 취득했다.
 
  두산공정은 2003년 굴착기 생산판매 누계 1만 대를 돌파하면서 ‘위대한’ 기록을 계속 만들어 갔다. 2007년 업계 최초로 연간 판매량 1만 대를 달성했고, 2008년 10월 생산판매 누계 6만 대를 돌파했다.
 
 
  베이징올림픽 직전에는 한 달에 3000대씩 생산
 
전병식 생산기술부장이 완성된 굴착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두산공정의 연간 최대 생산능력은 굴착기의 경우 1만7500대, 지게차는 7000대다. 그동안 회사에 투입된 총 투자액이 7300만 달러다. 중국의 굴착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두산공정은 중국 전역에 38개 대리상과 361개 영업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중국 건설기계 산업을 대표하는 최고 기업이 된 것이다. 全炳植(전병식) 생산기술부장의 말이다.
 
  “작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한 달에 3000대씩 생산했어요. 밤을 새우는 일이 허다했죠. 작년 하반기에 경기침체가 없었다면 상당한 기록을 세웠을 겁니다. 올해 하반기부터 중국 경기가 살아나면서 다시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두산공정이 세계 유명 장비업체를 따돌리고 중국 시장을 장악한 비결은 뭘까. 정해익 총경리는 “초창기 때부터 지금까지 모든 직원이 땀을 흘린 결과”라고 했다. 대우중공업 출신으로 법인 설립 초기부터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는 정해익 총경리는 “중국시장에 진입하면서 고객 특성에 부합하는 제품을 개발했고, 제품 차별화와 기업 현지화를 실현한 것이 성공비결”이라고 했다. 그의 말이다.
 
  “1992년 韓中(한중) 수교 당시 중국의 굴착기 시장은 연 4000~5000대에 불과했어요. 더구나 일본산 중고 제품의 비중이 높아 시장성이 낮았습니다. 그런데 시장을 면밀히 조사해 보니 중국에 진출한 선진 업체들의 시장 장악력이 상당히 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능성이 있다고 봤어요. 중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생산기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진출을 결정했죠.”
 
  당시 한국 본사는 비효율적인 유통망 체계, 국토 면적이 넓어 지역간 특성과 구매 패턴이 다르다는 점, 유명 메이커 제품 간 성능과 품질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을 간파했다.
 
  두산공정은 전국을 담당할 수 있는 유통망 구축에 나섰다. 직영판매와 대리상 제도를 동시에 운영하며 애프터서비스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판매상을 혹독히 교육했다. 마침내 2002년 두산공정은 중국 전역을 커버하는 100여 개의 독점 영업망을 구축했다.
 
  두산공정은 현지 특성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펼쳐 나갔다. 기존 업체들이 100% 현금 위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역으로 할부제도를 실시했다. 그러자 현금이 모자라 구매를 꺼렸던 잠재고객이 실제 구매층으로 바뀌는 결과가 나타났다. 1997년 이후 건설장비 시장이 50% 이상 확대되면서 두산공정의 굴삭기는 날개 달린 듯 팔려 나갔다.
 
 
  지역 특성에 맞는 제품 개발
 
조립 중인 굴착기 본체.

  정해익 총경리는 “고객 특성에 맞는 제품을 개발한 것도 성공의 한 요인”이라고 했다.
 
  “중국 고객들은 가격에 민감하면서도 제품의 성능을 매우 중시했어요. 합리적 가격과 뛰어난 성능이 관건이었지요. 그래서 기본 성능에 충실한 굴착기를 만들자는 전략을 폈습니다. 중국이라는 나라가 워낙 넓어 지역마다 기후 환경과 작업 조건이 달라요. 여름철이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덥지요. 가동시간이나 작업강도를 보면 세계에서 최악입니다. 당연히 공사현장에서 작업부하가 걸릴 수밖에요. 우리는 과열과 漏油(누유) 현상을 막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었죠. 한마디로 열대지방을 기준으로 굴착기를 만든 겁니다.”
 
  두산공정은 한겨울에 영하 수십 도씩 내려가는 북쪽 지방과 3000m가 넘는 서부 고원지역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굴착기도 개발했다. 전병식 생산기술부장의 말이다.
 
  “공기밀도가 낮은 고원지역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굴착기 엔진을 만들었지요. 지역특성을 살린 제품을 만들었으니 안 팔리면 그게 더 이상하죠. 현재 중서부 고원지역에서 우리 제품은 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하고 있어요.”
 
  정해익 총경리는 “우리가 중국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것은 ‘가장 빠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별화 전략도 한몫했다”고 했다. 두산공정은 전국 360여 개 판매대리상이 AS센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비시설까지 구축했다. 본사는 판매대리상에 대한 교육과 지원을 계속 늘려 서비스 강화활동을 전개했다. 두산공정의 올해 애프터서비스 목표는 ‘중국 어느 지역이든 12시간 이내에 수리를 완벽하게 이행한다’는 것이다.
 
  정해익 총경리는 성공요인으로 ‘기업의 현지화’를 빼놓지 않았다. 그는 “두산공정이 중국 현지에서 사업을 시작해 내수시장을 독자적으로 개척하며 성장한 기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고 했다. 두산공정은 현지화의 일환으로 관리자급에 중국 현지인들을 대거 앉혔다. 현지 직원의 정서에 맞는 인센티브 제도도 실시했다. 人事(인사)문제는 노동조합과 협의해 부작용을 없앴다.
 
  두산공정은 ‘이윤은 적당히 추구하고 그 대신 사회에 많이 보답하자’는 두산그룹의 취지에 따라 중국 내에서 공익사업을 활발히 펼쳐 왔다. 정해익 총경리는 “미래를 내다보고 사업하기 위해서는 사회공헌활동은 필수가 됐다”며 “옌타이에서 ‘두산공정’ 하면 공익사업 많이 하는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했다. 중국 관영방송인 CCTV에도 공익사업을 많이 하는 기업으로 소개됐다고 한다. 두산공정은 옌타이시에서 세금을 많이 내는 기업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고 한다.
 
 
  “사회공헌활동은 미래를 내다보는 경영전략”
 
젊은 근로자들이 굴착기 엔진을 조립하고 있다.

  두산공정이 내세우는 대표적인 공익사업은 ‘두산 희망공정’이다. 이 사업은 2001년부터 중국 공산당 청년단이 추진하는 희망공정사업 프로젝트에 동참해 지방 낙후지역에 소학교를 지어 주는 사업이다. 두산공정은 2008년 현재 16개 省(성)에 20여 개 학교를 지어 주고 매년 학교당 25만 위안(50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온난공정’이라는 사업도 특별하다. 두산공정은 2007년 11월 후난성(湖南省) 창사시(長沙市)에 2000만 위안(40억원)을 들여 ‘온난공정두산배훈중심’이라는 기술학교를 설립했다. 이 학교는 학생들에게 기계조립·용접·가공·수리 등을 가르친다. 향후 중국 내 고급기술 인력 양성소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두산공정은 지난해 쓰촨성 지진 재해 때 굴착기를 현장에 지원하는 등 총 1018만 위안을 쏟아 부었다. 당시 중국 CCTV가 지진 피해 복구현장을 보도하면서 ‘DOOSAN’ 로고가 적힌 굴착기를 화면에 연일 내보냈다. 두산공정은 뜻하지 않게 중국 전역에 自社(자사) 브랜드를 알리는 좋은 기회를 갖게 됐다.
 
  이 일로 두산공정은 중국을 돕는 진정한 이웃이라는 인식이 중국인들 마음속에 각인됐다고 한다. 쓰촨성 굴착기 시장의 경우 두산공정의 점유율은 2007년 말 14.2%에서 1년 만에 21.6%로 급상승했다.
 
  이밖에 두산공정은 옌타이한국학교 건립에 250만 위안을, 사회적 약자 지원에 매년 10만 위안씩 기부하고 있다.
 
  두산공정은 2007년 미국의 중장비업체인 ‘밥캣’을 인수했다. 이 회사는 8톤 이하 소형 굴착기 시장에 강하다. 두산공정은 중국 정부가 국내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사회간접자본과 사회인프라 구축에 한창이라는 점을 감안해 굴착기 신제품을 대거 출시할 예정이다.
 
 
  “중국 국토개발의 선봉대”
 
옌타이에 위치한 산공정기계중국유한공사.

  趙光鉉(조광현) 사업관리부장은 두산공정의 향후 목표에 대해 몇 가지 의견을 내놓았다.
 
  “세계시장과 마찬가지로 중국 내수시장에서도 건설장비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요. 소비자의 특성과 니즈(needs)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소득이 늘어나면서 제품의 편의성도 중시합니다. 지역별 특성도 강화되고요. 우리 두산공정은 기존의 영업망을 대형화해야 해요. 내구성과 고객 만족에 초점을 맞춘 제품도 만들어 내야 하고요. 타사 제품에 비해 뛰어난 애프터서비스도 계속 유지해 나갈 겁니다.”
 
  정해익 총경리는 “우리 회사는 중국 국토개발의 선봉대 역할을 해 왔다”며 두산공정의 指向像(지향상)을 이렇게 설명했다.
 
  “중국 정부와 사회로부터는 ‘믿을 수 있고 책임을 다하는 기업’, 종업원에게는 ‘자랑하고 싶은 내 직장’, 사회 초년생에게는 ‘꼭 입사하고 싶은 회사’, 고객에게는 ‘富(부)를 가져다 주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 협력업체에는 ‘더불어 발전하고 싶은 기업’이라는 평을 받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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