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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년 4월호

대전바이오벤처타운 입주 기업들

기상천외한 신물질, 항생제 속속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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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良洙 대덕넷 기자
바이오벤처 기업의 집결지로 급부상한 바이오벤처타운. 이곳에는 16개의 바이오 업체가 모여 있다.
  대전광역시 유성구 전민동에 자리한 대전바이오벤처타운이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바이오 산업의 메카로 급부상했다. 2002년 대전시가 500억원을 투입, 2005년 문을 연 이곳은 최대 24개 기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77.28㎡(23평형)가 6개, 154.56㎡(47평형) 18개다.
 
  1만1563㎡의 부지에 지어진 건물은 벤처 전용관동과 파일롯-프랜트동으로 구분된다. 지상 5층 규모의 벤처전용관에는 연구개발기기실, 공동실험실, 동물사육실, 세포배양실, 생산지원실, 정온실, 입주지원실이 갖추어져 있고, 파일롯-프랜트동에는 최신식 GMP(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 시설과 액제바이알생산라인, 프리필드시린지생산라인, 동결건조기, 품질관리장비 등이 잘 구비돼 있다.
 
  바이오벤처타운의 핵심은 연구개발기기실과 GMP 시설. 연구개발기기실은 NMR(핵자기공명)실과 원심분리기실, 크로마토그래프실, 생체반응분석실, 단백체분석실, 유전체분석실, 저온실, 암실, 질량분석실 등으로 나눠져 있으며, 현재 47종 51대의 첨단 연구장비(80억원 상당)가 마련돼 있다.
 
  이곳에 입주한 기업들은 연구에 필요한 각종 최첨단 실험기기를 빌려 쓸 수 있다. 새로 출범하는 신약 개발 벤처기업의 가장 큰 부담인 高價(고가)의 장비 문제가 입주와 동시에 해결되는 셈이다. 수출 기업의 경우 해외 마케팅이나 진출 비용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입주 대상은 바이오 벤처기업에 한하며, 입주 기간은 3년. 그러나 만기가 된 후에도 1년 단위로 2회까지 연장할 수 있어 총 5년 간 입주가 가능하다.
 
  金河東(김하동) 센터장은 “이곳은 바이오 신약 개발 회사들의 정보 교류가 매우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곳으로,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한국을 뛰어넘는 바이오 허브 센터를 구축하는 데 있다”며 “이를 위해 사무실 임대는 물론 고가의 최첨단 장비와 의약품 생산시설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바이오벤처타운에는 현재 17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이 중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들을 소개한다.
 
 
  [벌집에서 천연항생제 추출 서울프로폴리스]
 
서울프로폴리스는 생활용품부터 의약품, 화장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서울프로폴리스(대표 李承琓)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장어 양식용 천연항생제 개발에 성공했다. 덕분에 이 회사는 250억원 규모의 국내 양식장용 사료 시장에서 경쟁력을 얻게 됐고, 소비자들은 앞으로 장어는 물론 다른 양식 물고기도 항생제 걱정 없이 마음 놓고 먹을 수 있게 됐다.
 
  기존의 가두리 양식장용 사료에는 인공 항생제가 들어가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耐性(내성)이 생길 뿐만 아니라 인체에 갖가지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올해부터 동물 사료에 인공 항생제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2003년 원자력연구원의 벤처기업으로 출발한 서울프로폴리스는 프로폴리스를 주력 분야로 취급하는 기업. 프로폴리스는 꿀벌이 자신의 생존과 번식을 위해 갖가지 식물에서 추출한 樹脂(수지)에 침과 효소를 섞어 벌집 벽에 바르는 천연항생 물질로, 유기물과 미네랄이 풍부해 면역 증강 및 항염·항산화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건강식품은 물론 의약품과 화장품 등에 활용하려는 기업이 많았으나 향이 강하고, 체내에 흡수되기 어려운 지용성 에탄올 성분 때문에 상품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서울프로폴리스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랫동안 연구에 매달린 끝에 2004년 한국원자력연구소와 공동으로 물에 잘 녹는 無(무)알코올 프로폴리스 원료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지난해 이 원료를 활용해 장어 양식용 천연항생제를 개발했다.
 
  장어를 즐겨 먹는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 서울프로폴리스는 오사카에 대리점을 열었고, 말레이시아와는 기술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동물 사료용 항생제 시장 규모는 1000억원(양식 어류 250억원, 가축 750억원)대. 이 대표는 이 중 1% 시장을 점유한다는 목표로 올해 매출을 11억원으로 잡았다고 한다.
 
  이 회사는 현재 단국대 레이저의학연구센터와 공동으로 레이저 시술 후 피부에 바르는 천연항생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승완 대표는 “프로폴리스 분야로만 연 1000억원(2006년 기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일본의 야마다 양봉장을 뛰어넘어 세계적인 프로폴리스 전문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수퍼 박테리아 잡는 항생제 개발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2006년 바이오벤처타운에 둥지를 튼 합성신약 개발 전문 기업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이하 레고켐)는 최근 3년 사이 항생제, 항응혈제, 항암제와 관련된 특허를 7개나 출원했다. 이 중 항생제와 항응혈제는 후보물질이 동물실험 단계에 와 있어 국내외 유수의 제약사와 기술이전 계약을 협의 중이다. 이 회사 朴世珍(박세진) 상무는 “기술이전 계약이 성사되면 건당 최소 2000만~3000만 달러의 기술이전료를 받고, 임상시험에 성공해 제품으로 출시될 경우 판매액의 7%를 로열티로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레고켐이 개발한 신규 항생제는 내성이 생겨 기존 항생제는 듣지 않는 수퍼 박테리아를 퇴치하는 데 효능이 탁월하다고 한다. 수퍼 박테리아는 감염이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는 강력한 세균으로, 미국에서는 에이즈보다 수퍼 박테리아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많을 정도로 무서운 질환이다. 최근에는 팝 스타 마이클 잭슨이 성형수술 도중 수퍼 박테리아에 감염된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주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레고켐이 개발한 신규 항생제를 2008년 5월 혁신신약 국책과제로 선정, 이 회사에 2년 동안 1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레고켐은 지난 2월 국내 굴지의 제약사인 한미약품과 항응혈제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3월에는 미국 MIT대와 공동 연구한 항암제 연구 결과가 세계적인 임상연구 전문지 에 게재돼 경사가 겹쳤다.
 
  업계에서는 레고켐의 이 같은 성과에 대해 “예상한 결과”라는 듯 과히 놀라지 않는 분위기다. 이 회사의 주축 연구원 대부분이 대기업 연구소에서 신약 개발 노하우를 오랜 기간 쌓은 사람들인 데다 연 20억원의 회사 운영비 중 95%를 연구개발에 투자해 왔기 때문이다.
 
  레고켐은 2006년 LG생명과학 출신 10여 명이 주축이 돼 설립한 합성신약 개발 전문기업. 金容柱(김용주) 대표를 비롯한 핵심 연구원들은 LG생명과학에 재직 당시 국내 최초로 미국 FDA 승인을 받은 퀴놀론계 항균제 ‘팩티브’(2003년 출시)를 개발한 멤버들이다. 이들을 포함한 이 회사의 구성원 25명은 관리직 몇 명을 제외하곤 거의 석·박사 학위를 소지한 연구 인력이다.
 
 
  [신약 후보물질의 약효 판독 기술 보유 메디스커브]
 
  메디스커브(前 CGK)는 신약 후보물질이 생체 내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판독하는 기술을 세계에서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이 회사는 이 기술 관련 논문을 지난해 11월 미국 학회지에 발표함과 동시에 국제특허를 출원했다. 金珍煥(김진환) 대표는 이 기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저희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은 식물 추출물이든 약품이든 동물 실험을 했을 때 생물학적으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정확히 판독해내는 기술입니다. 신약 후보 물질은 물론 기존 약품의 약효와 부작용이 무엇인지 밝혀낼 수 있는 솔루션이죠.”
 
  메디스커브의 판독 기술을 활용하면 임상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부작용 원인이 무엇인지 빠르게 파악할 수 있어 신약 개발에 유리하다고 한다. 김 대표는 “매년 세계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에 투여하는 비용이 140조원인데, 우리 기술을 활용하면 개발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이를 아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하나 둘 메디스커브와 공동으로 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자 손을 내밀고 있다. 세계 제약사 서열 20위권의 에보트와는 이미 비밀유지 조건으로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계약했고, 화이자와 머크, 노바티스, 길리아드사이언스 등과는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 메디스커브 관계자는 “프로젝트 1건당 기술 사용료로 1억~3억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매년 전 세계에서 5000여 건의 신약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고, 신약 개발은 속도가 경쟁력이고 생명이라는 점에서 메디스커브의 매출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2004년에 설립된 메디스커브는 바이오 전문 벤처기업으로 현재 11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그밖의 기업들]
 
  카이로드와 바이오프로젠, 과학기술분석센터, 제노포커스, 이큐스팜, 젠닥스, 알테오젠, 프로테인웍스 등도 바이오벤처타운에서 자신들만의 독특한 기술로 세계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에는 펩트론과 지노믹트리, 한올제약 등 창업 초기 바이오벤처타운에서 기반을 잡아 성공한 기업들이 졸업하고, 대신 4개의 신규 바이오 벤처가 입주했다. 의약품 전문 벤처회사인 파멥신, 아리사이언스, SH제약, 나노헬릭스 등이 그 주인공이다.
 
  柳珍山(유진산)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설립에 공동참여,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파멥신은 ‘환자 맞춤형 항체 개발’을 모토로 단일클론항체 생산에 주력하는 바이오 벤처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뒤 노바티스(스위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제약사)의 바이오 기술 글로벌사업화 프로젝트(GATE) 일환으로 벤처펀드 투자 대상에 선정돼 100만 달러를 유치하는 등 이미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회사에서 개발 중인 항암항체 치료제는 암 신생 혈관 형성 억제뿐만 아니라 암세포 제거도 가능해 고형암이나 혈액암 등 모든 종류의 암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동물실험 단계를 거치고 있는 항암항체 치료제는 2010년쯤 임상1상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리사이언스는 지난해 12월, 세계 최대 바이오 업체인 미국 암젠(Amgen) 출신의 한국 연구원들이 모여 만든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이 회사는 구성원들의 경력이 화려해 출범 전부터 국내외 관련 업계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대표이사인 金台成(김태성) 박사는 암젠이 인정하는 신약 개발 전문가. 서울대 화학과를 거쳐 하버드대학을 졸업한 그는 10년 동안 암젠에서 근무하며 경구용 신약 후보물질을 임상 단계까지 성공시키는 등 이미 대내외적으로 의약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아리사이언스의 주 생산품은 항암제와 당뇨병 치료제로 현재 동물실험 중이며 올해 상반기 내에 국내외 굴지의 제약사에 기술 이전할 계획으로 협의 중이다. 이 회사의 빠른 성장과 놀라운 기술력, 개발 상품 등은 국내외 대기업들의 주시 대상이 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매출 상승이 기대된다.
 
  SH제약은 이미 중견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한 회사로 서울에 있던 연구소를 지난해 이곳 바이오벤처타운으로 이전했다. SH제약은 바이오 장비 공동 활용과 유사 업종 간의 네트워크 구축으로 연구 활동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의 주력 생산품은 요화학분석기와 미생물배양용기, 뇌질환치료제 등이며 2005년 6월 설립된 뒤 1년6개월 만에 연 매출 32억원을 올려 주목을 받았다.
 
  나노헬릭스(대표 高旻秀)는 지난해 12월 문을 연 새내기 벤처회사다. 바이오벤처타운에서 탄생해 의약품 시장에 첫발을 내딛는 이 회사는 휴대용 유전자감지기에 활용되는 유전자증폭시스템, PCR(중합효소 연쇄 반응)효소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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