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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년 4월호

대한민국 첨단과학의 희망

지식강국의 英才로 훌륭하게 키워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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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祥羲 前 과학기술처 장관
⊙ 1938년 부산 출생.
⊙ 서울대 약학과 졸업, 서울대 대학원 약학박사.
⊙ 제11·12·15·16대 국회의원, 과학기술처 장관 등 역임.
⊙ <꼴찌 과학 대통령> <남다른 발상이 성공을 부른다> <10년이 이룬 100년의 꿈>
    <과학원 괴짜들> <어머니를 위한 영재뇌 자연발육법> <이제 미래를 이야기합시다>
    <대한민국의 미래 과학두뇌가 희망이다> 등.
⊙ 1990년 청조근정훈장, 2003년 우수국감위원상, 2004년 장영실과학문화상 대상 등.
불이 꺼지지 않는 KAIST의 응용과학棟 건물. 과학기술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있다.
  대한민국의 新(신)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대덕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신경 쓰면 좋은 연구, 좋은 사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인데, 어느 국가기관도 관심 없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이는 어느 대덕 벤처기업인의 하소연이다. 대덕연구단지의 生母(생모)인 과학기술부는 교육과학기술부로 통합되면서, 과학기술의 미래문제는 교육이라는 현실문제에 밀려났다. 생모가 사라졌으니 그 자식 격인 대덕연구단지도 출생 당시의 취지와 의지가 퇴색되면서, 어쩔 수 없이 미약한 존재가 된 셈이다.
 
  이제 과학기술의 상징인 대덕연구단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과거의 출생환경과 미래의 가능성을 재조명하는 것 자체가 경제위기 극복의 한 가지 처방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적 관심의 대상이 되었으면 한다.
 
 
  대덕연구단지 재조명해야
 
  세계 금융은 지식기반 금융체제로, 세계 경제전쟁은 영토전쟁에서 특허전쟁으로 바뀌고 있는 시점에, 우리 정부조직은 이 같은 세계적 변화에 대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가?
 
  돌이켜 보면 저개발 빈곤국가에서, 우리의 유일한 자원은 우리 국민의 뛰어난 머리라는 인식하에 과학기술처를 만들고, 기술입국의 기치하에 수출 10위국의 위상까지 발전하게 됐다.
 
  또 정보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우리 두뇌자원의 전문적 활용을 위해 정보통신부를 만들었고, 그로 인해 IT 강국에 진입하게 됐다. 오늘날 더욱 가열되는 지식기반사회의 특허전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정부조직 내의 두뇌부서는 더욱 강화하고 몸통부서는 슬림화해 전체적으로 지능형 정부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국가지도부는 오히려 미래지향형 두뇌부서를 현재지향형 몸통부서에 통합하는 시대역행적 愚(우)를 범하게 됐다. 우리 기업조차 오늘의 경제위기 속에서 연구조직과 예산은 축소하고, 우수 연구인력을 해외로 빠져나가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경제에 관한 문제의 기본은 지식기반 경제의 국가경쟁력, 좀 더 좁게 표현하면 과학기술 경쟁력에서 찾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대덕연구단지의 재조명이 절실한 話頭(화두)가 되어야 한다.
 
  현명한 우리 국민들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경제 대통령’을 선출했다. 우리 국민들은 어떤 점이 우리 경제 대통령의 강점이라고 판단했을까?
 
  급변하는 실물경제의 국제경쟁 현장에서 갈고 닦은 노하우일 것이다. 그 핵심은 최선을 다하는 자세, 현장에 대한 신속·정확한 판단력, 그리고 확고한 행동력이다. 이제 대통령으로서의 현장경험 1년을 바탕으로 인수위원회의 잘못된 결정, 일부 스태프의 잘못된 조언을 급변하는 세계경제 현장의 관점에서 확고하게 바로잡을 수 있는 ‘경제 대통령’의 자질을, 현명한 우리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지능형 정부조직 개편, 지식기반 금융체제 확립, 지식기반사회 구축, 이 3대 개혁을 위한 경제 대통령의 진면목을 우리 국민은 확신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대덕연구단지의 운명도 무엇보다 경제위기 극복 차원에서 경제 대통령의 판단과 결단력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대한민국주식회사의 중앙연구소, 대덕연구단지
 
  이제 좀 더 소박한 관점에서, 더 실감나게 하기 위해 필자의 과거를 예시했으면 한다. 당시 매출액 최상위 그룹의 회사에서 15년간 연구개발을 담당할 때의 일이다. 회사에 중앙연구소라는 새로운 조직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된 것은 신기술·신제품 도입을 위해 많은 선진국들을 방문했기 때문이었다.
 
  필자의 중앙연구소 설치 제안에 대해 이사회는 “당장 쓸 돈도 넉넉지 않은데 현실적으로 아무런 보장도 없고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식의 돈을 투자할 수밖에 없는 중앙연구소를 왜 만들어야 하느냐”면서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 세 번째의 건의가 외면되고 네 번째 이사회에 제출을 했더니 “그렇게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때 나는 “우리 이사들이 우려하는 그런 부분은 현실경영 면에서는 객관적 사실이지만 조금 더 미래지향적 창의적 경영 면에서 생각한다면, 중앙연구소의 존재가 가장 필요한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그 이유인즉, 우선 중앙연구소라는 조직 자체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신기술·신제품 도입과정에서 외국 기업이 턱없는 덤터기를 씌우는 것을 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선진국 기업과의 파트너로서의 신뢰성을 줄 수가 있고, 국내적으로는 소비자에 대한 제품의 신뢰성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그 회사는 중앙연구소를 설립했고, 지금까지 그 덕을 엄청나게 많이 보고 있는 기업 중 하나가 되었다. 바로 이 부분은 오늘의 대한민국주식회사는 물론 대덕연구단지에도 해당되는 부분이 아닐까.
 
  본인이 정치를 하고 있을 때의 이야기다. 나는 政治(정치)라는 한자의 의미가, 政(정)은 머릿속의 지혜를 그 시대에 올바르게 쓰라는 뜻이고, 治(치)는 개울을 파서 물의 흐름이 넘치지 않고 올바른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하라는 뜻이 함축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정치는 바로 그런 점에서 우수인력과 돈을 물줄기처럼, 농업사회에서는 농업이라는 방향으로, 산업사회는 산업이라는 방향으로, 오늘의 지식기반사회는 지식창조업이라는 방향으로, 즉 그 시대의 올바른 방향으로 흘러 들어가게끔 만드는 것이다. 이 같은 생각을 실현하기 위해 해양개발기본법, 항공우주산업개발촉진법, 유전공학육성법을 의원 입법해 해양연구원, 항공우주연구원, 생명공학연구원 설립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대덕연구단지는 본인의 이 같은 정치철학의 꿈이자 현장이기도 하다.
 
 
  기술인력 공급의 진원지
 
  이제 대덕연구단지를 과거, 현재, 미래의 연속선상에서 간추려 보자. 과거에는 기술입국의 요람이었고, IT강국의 산실이었을 뿐 아니라 수많은 기술인력과 기술을 우리 사회에 공급했던 진원지였다. 그러나 오늘날 대덕연구단지의 구성원과 조직은 활력을 잃고 방황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지식경제의 미래를 위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결국 과학기술과 연구개발은 미래의 무한한 가능성을 안고 있는 집안의 ‘어린아이’에 불과하다. 이 어린아이는 가정에서는 부모의 몫이고, 큰 가정인 국가에서는 대통령의 몫일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朴正熙(박정희) 대통령이 대덕연구단지를 기술입국의 영재로 출산했다면, 이제는 지식강국의 영재로 훌륭하게 육성하는 것이 우리 경제 대통령의 몫이 아닐까.
 
  이 같은 시점에 月刊朝鮮이 대덕연구단지를 재조명하는 것은 잊혀진 부분을 대통령께 재조명하도록 건의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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