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熙相
⊙ 1945년 경남 거창 출생.
⊙ 경복고, 육군사관학교(24기) 졸업. 서울大 외교학과ㆍ육군大 졸업, 미국 시펜스버그大 대학원
공공행정학 석사, 성균관大 사회과학대학원 정치학 박사.
⊙ 수도군단장, 육군본부 제1군 부사령관, 국방大 총장, 대통령비서실 국방보좌관,
비상기획위원회 위원장 역임.
⊙ 상훈: 보국훈장 삼일장·천수장·국선장.
⊙ 저서: <중동전쟁> <생동하는 군을 위하여> <한국적 군사발전의 모색> 등.
⊙ 1945년 경남 거창 출생.
⊙ 경복고, 육군사관학교(24기) 졸업. 서울大 외교학과ㆍ육군大 졸업, 미국 시펜스버그大 대학원
공공행정학 석사, 성균관大 사회과학대학원 정치학 박사.
⊙ 수도군단장, 육군본부 제1군 부사령관, 국방大 총장, 대통령비서실 국방보좌관,
비상기획위원회 위원장 역임.
⊙ 상훈: 보국훈장 삼일장·천수장·국선장.
⊙ 저서: <중동전쟁> <생동하는 군을 위하여> <한국적 군사발전의 모색> 등.
- 2030년의 한국군은 첨단 戰力으로 무장한 과학기술軍이 될 것이다. 사진은 최신예 이지스함 세종대왕함(맨앞)을 선두로 한 한국 해군.
그와 함께 軍(군)의 역할과 행동의 범위는-물론 범세계적 협력체제 내에서의 움직임이겠지만-범지구촌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오늘날 레바논이나 소말리아에서 펼치고 있는 우리 국군의 작전형태가 상징적인 것이 되지 않을까 싶다. 군이 이런 시대적 추세에 효과적으로 부응하지 못하면 그런 국가는 세계의 흐름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
한 나라 군대의 모습을 결정하는 데는 그 국가의 여건과 안보적 기대가 결정적 요소가 된다. 2030년경의 대한민국은 이미 자유민주체제하에 통일번영의 새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중일 것이다. 대한민국 경제는 오늘날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적어도 개인소득 5만 달러 이상의 선진국 문턱에 진입하고, 한국군의 기본적인 현대화 소요는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하에서 대한민국이 직면할 안보상의 위협과 국군에 대한 기대가 우리 군의 모습을 규제할 것이다.
◈ 미래 안보상의 위협과 국군의 과제
그렇다면 이렇게 통일번영의 새 시대를 열고 있을 미래 한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것은 무엇일까? 북한의 핵 위협과 군사도발 같은 중심적 안보위협은 사라지겠지만, 주변국으로부터의 위협이 점차 현재화하고 테러와 초국가적 위협 같은 新種(신종) 위협들이 중요한 안보 위협으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결국 주변국의 위협으로부터 우리의 국가주권과 국가이익을 수호하는 전통적 국가안보 이슈와 함께, 개별 인간의 인권과 안전, 평화와 같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 수호’를 중심으로 하는 包括安保(포괄안보) 시대의 보편적 위협 같은 것들이 혼재하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東北工程(동북공정)도 그렇지만, 그동안 중국의 북한에 대한 관심은 단순히 ‘脣齒之間(순치지간)’이라는 전략적 이해관계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집요하고 야심적인 데가 있었다. 또 끊임없이 이어지는 한국인과 선박피랍 사건이 증명하듯 점차 확대되고 있는 신종위협은 이 지구촌 시대를 살려면 어느 누구든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되는, 회피할 수 없는 국제사회 공통의 안보적 과제다.
결국 미래 한국군의 핵심적 임무는 주변 각국으로부터의 전통적 위협과 21세기의 신종위협들에 대처하는 것이 될 것이다. 또 하나, ‘지구촌 시대의 국제적 임무’라고 하는 추가적 사명도 고려해야 한다. 우리가 보편적 인류의 안전과 평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하자는 것이다. 여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어차피 이 戰域(전역)은 오늘을 사는 세계 각국이 다 함께 서 있는 공동의 戰線(전선)이나 다름없다. 더욱이 지금은 세계화 시대다. 한 나라의 군대가 국경을 넘나들며 다른 나라 국민의 인권과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그것이 국제사회를 위한 기여로 존중되며, 이를 통해 스스로의 국가이익을 수호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시대인 것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도 경제력에 걸맞은 공헌을 하라는 것이 오늘의 시대적 요구이고, 그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세계화 시대를 살자면 한국도 국제사회를 위한 적절한 부담도 지고 공헌도 해야 한다. 또 우리가 보다 나은 내일을 희망한다면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투자와 전략적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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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국산기술로 개발한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이 공중기동을 하고 있다. |
◈ 低비용 高품질의 국방태세
이런 상황이 한국에는 도전이라기보다 기회일 수가 있다. 국제적 임무수행에 관해 탁월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 우리 군이기 때문이다. 동티모르에서 눈물의 환송을 받았고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도 한국군은 특별한 신뢰의 대상이었다. 그렇다면 스스로 蟄居(칩거)하면서 시대에 낙오하기보다는 이런 ‘협력적 역량’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세계화 시대를 사는 지혜로운 길이 아니겠는가?
과거 저개발 국가시대, 매사 무임승차만 하려던 의존적 의식부터 바꾸어야 우리에게 새로운 미래가 열린다. 적어도 ‘傭兵(용병)’ 운운하는 폐쇄적 안목과 ‘젊은이의 피를 판다’는 포퓰리즘적 접근으로는 보다 나은 미래를 살아갈 수가 없는 시대다.
그렇다면 2030년 대한민국의 군대는 어떤 형태의 군대가 되어야 할 것인가? 우선 주변 각국으로부터의 전통적 위협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국방태세와 전력을 갖춰야 한다. 그러자면 주변 각국의 미래 군사력을 추정하면서 ‘以小制大(이소제대)’가 가능한 우리만의 방책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오늘날 중국은 미국과의 제한전쟁에 대비한 이른바 點穴戰爭(점혈전쟁) 개념을 갖고 있고, 대만은 對(대)중국 毒全蝎(독전갈) 계획을 발전시키고 있다. 그 합리성은 하나의 他山之石(타산지석)이 될 것이다. 21세기의 신종위협들에 대처하려면 오늘 미국의 럼즈펠드式(식) 개혁도 참고가 될 것이고, 미래의 국제적 임무를 생각하면 보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평화유지군(PKF) 역량도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국민은 가급적 완벽하고 높은 품질의 국방을 기대하면서도, 방위비 부담의 증가는 원치 않는 이중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거의 모든 국가는 ‘저비용, 고품질’의 국방태세를 갖추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미래 국방력도 오늘과 같이 총전력(total force)은 상비전력과 동원예비전력, 그리고 동맹전력으로 구성될 것이다.
특히 상비전력은 최소로 정예화하면서 동원예비전력의 비율을 높이고, 동맹전력은 가능한 한 최대한 활용하게 될 것이다. 현역 병력은 50만을 넘을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국방상의 소요를 고려하면 결코 충분한 병력은 아니지만, 출산율 1.2%에 불과한 오늘날 한국의 상황을 고려하면 그나마 합리적으로 확보 가능한 최대 병력이 아닐까 싶다.
◈ 징집제와 지원병제 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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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군60주년 국군의 날, 특전부대 용사들의 고공낙하 시범 모습. |
대신, 군은 고도로 정보화한 과학기술군이 되고, 오늘날 독일처럼 비핵심역량은 민간기업에 아웃 소싱하는 등의 방법으로 단위병력의 전투적 효율은 극대화하게 될 것이다. 최근 독일 연방군은 총 병력규모는 축소하면서도 신속대응병력은 6만에서 12만으로 크게 증가시켰다.
병역제도는 국민개병주의를 바탕으로 한 징집제도가 기본이 되어 있을 것이다. ‘국방의 임무는 당연하고 자랑스러운 국민 된 도리요 권리’라고 하는 ‘국방의 大義(대의)’를 살려 군 복무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를 확보하는 것이 국가안보의 절대 전제요건이기 때문이다. 주변이 모두 세계적인 강국들에 둘러싸인 채 살아가야 하는 대한민국으로서 이것은 절대로 소홀히 할 수 없는 가치다.
그러나 국가 차원에서의 인력 운영의 효율성과 ‘고도 과학기술군’의 전투적 효율을 고려하면 징집 일변도만으로는 미흡하다. 결국 징집제와 지원병제를 합리적으로 병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예컨대 오늘날 독일에서 발전되고 있듯 고도의 과학기술 수준과 특별한 전술적 역량이 요구되는 일부 분야는 장기 직업군인이 담당하게 하고, 그 외의 일반적 임무는 1년 혹은 1년 6개월 내외의 단기 의무복무 병사가 담당하는 방식이다. 대신 예비전력은 국방개혁 2020에서도 강조하고 있듯 현재 미국의 州(주) 방위군이나 이스라엘의 신속동원 예비군제도처럼 훨씬 더 정예화돼야 할 것이다.
전력구조는 오늘보다도 훨씬 더 육·해·공군이 조화된 균형전력이 될 것이다. 여기서의 균형은 산술적 균형이 아니라 전술적 필요에 부응하는 전술적 균형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래도 오늘날보다는 해군과 공군의 비중이 훨씬 더 커질 것이다. 주변국의 위협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려면 공군의 역량이 중요해지고, 해상보급로(sea lane)의 보호라든가 세계화 시대의 국가 발전을 뒷받침하려면 힘의 投射(투사)가 가능한 첨단 해군 전력이 중요하다.
당분간은 해·공군 전력의 상당부분을 미국이 보완해 주고 있지만 미래에는 기대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해·공군은 거의 현역 병사인 반면, 육군은 주로 동원예비군이 주력이 될 것이니, 현역병력 비율은 대략 육군 30만 정도에 해·공군 각각 10만 내외가 되지 않을까 싶다.
지상군의 구조도 지금과는 크게 다를 것이다. 대만의 독전갈 계획에는 사거리 2000km 이상의 중거리 미사일 개발과 미사일부대 창설이 포함되는데, 한국도 그런 형태의 전략부대가 더욱 확충될 것이다. 적어도 2개 이상의 강력한 기동군단 전력을 비롯해 주변 각국으로 하여금 한국을 위협하고 도발해 얻을 이익보다는 그로 인해 입을 피해가 훨씬 크다고 믿게 만들 수 있는 정도의 전력은 필수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 미래병사 체계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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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과학연구소가 2010년 완성을 목표로 개발중인 미래 병사 체계 1단계를 갖췄을 때의 병사 모습. |
오늘날 한반도 주변 4강은 모두 21세기 군사혁신(RMA) 차원에서 경쟁적으로 네트워크 중심전(NCW) 전력의 발전을 추진 중인데 미래 한국군도 당연히 한 발 앞선 네트워크 중심전 전력 형태의 첨단 전투력(고도의 정보역량과 기동력, 타격력, 그리고 방호력을 두루 갖춘)을 갖추어야 한다.
이 경우 주요 전력체계는 고도의 C4I SR체계, 정밀유도 타격체계, 신속기동 플랫폼 체계, 정보보호 및 정보마비 체계, 고에너지 레이저기술(HEL) 같은 신종·특수체계, 그리고 이들을 총체적으로 통합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 복합체계 같은 것들이 발전되어 있을 것이다. 자연히 미사일부대, 정보·전자전부대, 기동군단, 기동함대, 공격편대군, 특수전부대와 강습부대 같은 부대들이 잘 정비되어 있을 것이다.
그와 함께 국제적 임무수행을 위한 전력도 잘 준비되어 있을 것이다. 원래 PKO는 1948년 창설 이후 분쟁 상황에서 평화를 정착시키는 데 가장 효과적인 국제적 수단의 하나로 평가되어 왔다. 아마 2030년대에는 평화유지활동(PKO)이 국제안보상의 우선순위가 높은 화두가 되어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도 대규모 ‘국제동맹 전략군’을 준비하자거나, 상당 규모의 ‘평화유지 상비군(Stand-by Arrangement System)’을 준비하자는 주장도 있었다. 그만큼 한국군의 국제임무에 대한 참여 문제는 상당한 공감이 이루어져 있는 편이다. 그렇다면 보병과 공병, 민정부대들이 중심이 된 여단 규모의 신속대응군(RRF: Rapid Response Force)과 이런 새로운 전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훈련기관(PKO Training Center)도 준비되어야 한다.
최근 우리 군이 ‘미래병사 체계’를 구상하는 것은 이런 차원에서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랜드 워리어’ 등 선진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미래병사 체계를 개발 중인데, 우리도 2020년까지는 그런 형태의 전력체계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우리 병사가 환경에 따라 위장도 가능한 전투복을 착용하고, 화생방 탐지 및 방어기능을 갖춘 헬멧을 쓴 채 첨단 차기복합형 소총 XK-11과 휴대용 정보처리기까지 갖추면 로보캅 수준의 전투력을 보유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정규작전은 물론 테러와의 전쟁을 비롯한 특수작전의 전투적 효율성이 크게 확충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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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군 60주년 국군의 날인 2008년 10월1일, 서울 잠실주경기장에서 출발한 국군 시가행진 행렬이 삼성교를 건너며 시민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
◈ 미래를 바라보고 인내하며 투자하라
2030년대 우리 군은 지금과는 군의 존재목적에서부터 병역제도, 전력구조와 무장 등 모든 차원에서 전혀 다른 모습의 군대가 되어 있을 것이다. 아마 우리 군은 오늘의 미군보다는 한걸음 앞서 나간 ‘고도의 정보화한 과학기술군’이 되어 있는 현역과, 이를 보완하는 상당규모의 예비역들로 구성될 것이다.
주변국 어떤 나라도 쉽게 무시할 수 없는 강력한 타격력과 지구력(sustainability)까지 구비한 전력으로 발전되어 있을 것이고, 동시에 테러를 비롯한 신종 위협들에 대해서도 효율적인 대처 역량을 갖춘 군대요, 세계 각지에서 선호도가 높은 PKF(평화 유지군)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평화와 안전의 수호는 물론, 인류의 인권과 안전, 자유롭고 민주적이며 인간적인 삶을 돕는 군사력의 전형’, 즉 세계인의 사랑과 환영을 받는 선진군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우리 군의 높은 도덕적, 知的(지적), 전술적 능력은 그러한 롤모델이 되는데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자연히 지구촌 시대를 헤쳐나가는 국가발전의 선봉이 될 것이고, ‘군사통치’시대로부터 유래된 국민의 부정적 인식도 불식되어 온 국민의 자랑스러운 선진군대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름지기 한 나라의 군대는 그 나라의 국가적 필요와 역량(특히 산업 경제적 역량), 그리고 국민적 思考(사고)의 범위를 벗어날 수는 없는 법이다. 우리가 장차 이런 자랑스러운 군대를 보유하려면 우리의 산업 경제적 역량이 정상적으로 발전해야 하고, 우리 국민의 안보에 대한 소양이 이러한 시대적 추세를 이해할 만큼 깊어야 하며, 다소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미래를 바라보며 투자하고 인내할 수 있을 만큼 지혜로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