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박왕자씨 북한군 피격 사건이후 중단한 북한 저작권료 지급 움직임 : 월간조선

문재인 정부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도 불구, 북한에 800만 달러 대북 인도적 지원을 발표한 데 이어 박왕자씨 북한군 피격사건 이후 중단한 저작권료를 지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월간조선≫이 입수한 통일부의 ‘저작권료 지급현황’ 자료를 보면 2005년부터 현재까지 국내 방송사가 조선중앙TV에 제공한 저작권료는 총 22억 5천만원이다. 이중 7억9천만원(2005년~2008년)은 고스란히 북한 당국의 계좌로 들어갔다. 나머지 14억6천만원(2009년~2017년)은 법원에 공탁돼 있다. 우리 정부가 2008년 7월 11일 금강산 관광 박왕자씨 피살 사건 직후 저작권료 송금을 막았기 때문이다.

당시 금강산 관광 중이던 박씨는 북한군의 총격에 의해 피살(被殺)됐다. 1998년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이래 관광객이 북한군의 공격을 받은 것은 박씨가 처음이었다. 정부는 사건 발생 후, 북한에 △진상 규명 △재발 방지 약속 △신변 안전 보장의 ‘3대 선결 요건’을 제시했지만, 북한은 거부했다. 이후 북한은 금강산 지구 내 남측 자산(3673억원) 동결·몰수(2010년 4월)현대아산의 관광 사업 독점권 취소 발표(2011년 4월)금강산 국제관광특구법 채택(2011년 5월)남측 체류 인원 추방(2011년 8월) 등 일방적인 조치를 취했다.

공탁된 돈은 당장 북한의 지갑으로 들어가진 않지만, 우리 정부가 입장을 철회하는 순간 송금이 가능하다. 공교롭게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직후 공탁된 저작권료를 북한에 송금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통일부는 공탁된 14억6천만원의 저작권료의 집행 가능성에 대해 묻는 한 국회의원의 질문에 대한 답변서에 이같이 썼다.

“저작권은 베른협약 등 국제적 협정체제를 구축하여 국제적으로 보호하는 권리”라며 “한국의 국가 위상과, 국제적 규범 준수 필요성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북한에 대한 저작권료 지급은 베른협약 등 국제조약에 따른 것인 만큼 한국의 위상을 생각해서라도 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베른협약은 국가 간 저작권 문제 해결의 근간이 되는 국제조약이다. 가입국 간에 문학 및 예술 저작물에 대한 보호를 요청하고 위반 시 법적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는 96년, 북한은 2003년에 가입했다. 현재 베른협약 가입국은 우리와 북한을 포함해 164개국이다.

문재인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발맞춰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의 대북 저작권료 독촉도 부쩍 심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 업계 관계자는 “보수 정권 시기 주춤하던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이 소규모 방송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했다. 그는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의 요구가 도를 넘어서자 “북한을 챙겨주겠다며 우리 영세 방송업체를 쥐어짜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소규모 방송업체에서 나온다”고 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