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파업 현장서 조합원 사망…운전자에 ‘살인혐의’ 적용

고용노동부 “이번 사태, 노란봉투법 범위 넘어선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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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GF리테일 공동교섭 촉구 집회 과정서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 1명 사망

⊙ 비어있는 CU 편의점 매대…“물류 언제 들어올지 모른다”

⊙ 사고 트럭 운전자 현행범 체포…미필적 고의 있다 판단, 살인 혐의 변경 적용
지난 20일 경찰이 경남 진주시 정촌면 BGF로지스 진주센터에서 화물연대 관계자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사고와 관련해 현장에서 사고 차를 조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물류가 언제 들어올지 모르겠습니다. 간편식 찾는 손님들은 많은데 파업 탓을 하기에는 본사 측의 대응도 부적절했고일단 사람이 사망하지 않았습니까?”

 

서울 양천구에서 생활편의용품 판매점(이하 편의점) CU를 운영하고 있는 점주 A씨의 말이다. 그는 5년 넘게 CU 편의점을 운영했지만 이번처럼 물류 수급에 차질을 빚게 된 적은 처음이라고 호소했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CU 편의점 물류 수송이 차질을 빚으면서 간편식, 생필품 등 물품을 제때 확보하지 못한 가맹점주들의 영업 손실이 커지고 있다. 고물가 시대를 맞아 편의점 간편식을 즐겨찾던 시민들도 빈손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이번 파업은 사망 사고가 난 이후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노사 갈등이 격화되며 물류 차질 우려가 현실화된 상황에서 현장 불만도 커지는 분위기다. 실제로 현재 전국 CU18000여개 점포가 물품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은 지난 7일부터 경남 CU 진주물류센터에서 무기한 총파업을 벌였다. 사망 사고는 지난 20일 오전 1032분경 일어났다. 집회를 하던 중 사측이 대체투입한 2.5t 트럭에 조합원이 치이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에 22일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해당 트럭 운전자 B(비조합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고 당시 B씨를 특수상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으나,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판단해 살인 혐의로 변경해 적용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현장이 혼란스러워 빨리 빠져나가야겠다는 생각에 차를 몰았을 뿐, 고의로 다치게 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CU 물류운송 노동자들은 전국 25BGF로지스 CU 물류센터 가운데 진주에서 편의점 상품을 운송하는 특수고용 화물노동자로 직접 교섭 등을 계속해서 요구해왔다. 하지만 이들은 BGF리테일, BGF로지스, 협력운송사로 이어지는 다단계 구조 속에서 BGF측의 실질적 지휘감독을 받고 있다며 파업을 시작했다.

 

화물연대 측은 B씨의 사망 사고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무리한 진압으로 조합원이 사망했다사측의 대량 출고, 배송을 저지하기 위한 연좌 농성 중 경찰이 조합원 약 40명을 강제로 밀어내고 대체 차량 출차를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차량에 부딪혀 바닥에 넘어졌다화물차가 쓰러진 조합원들을 밟고 지나가면서 이 같은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해당 사고가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도입으로 인한 과도기 상황에서 벌어진 참변이라 주장하고 있다. 개정 노란봉투법은 하청·특수고용 노동자까지 교섭권을 넓히고 파업에 따른 법적 부담을 완화하는 등 전반적인 노동권을 강화한 것이 골자다.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결국 노란봉투법이 갈등을 조정하는 해결사가 아니라 오히려 갈등 증폭기가 된 것이라며 그 결과가 지금의 혼란이고 급기야 비극적인 사고까지 발생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까지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사망사고는) 노란봉투법에 따른 원하청 교섭 문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20일 고용노동부는 별도의 설명자료를 통해 이번 사안은 실질적·구체적 지배력에 기반한 개정 노조법’ 2조에 따른 원·하청 교섭 문제를 넘어선 상황이라며 소상공인, 개인사업자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위에 있는 분들이 단결해 대화를 요구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지 못한 것이 근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여당은 BGF리테일이 배송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음에도 교섭에 응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삼고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우 의원은 21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열고 화물연대는 지난 1월부터 BGF리테일을 상대로 수차례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하루 13시간 월 325시간 과로, 아파서 쉬어야 할 때도 건당 운임의 2배의 대차비용을 내야 하는 부당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함이라며 배송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BGF리테일은 직접 계약 상대방이 아니라는 이유로 교섭을 거부했고 노조 탄압으로 일관했다고 짚었다.

 

한편 BGF리테일은 물류 차질과 점포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부 물류센터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자 인근 센터로 물량을 우회 배치하고, 대체 차량과 인력을 투입하는 등 공급망 재조정에 나섰다. 다만 운송 거리 증가와 차량 수급 문제로 일부 점포에서는 여전히 입고 지연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고기정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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