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해상초계기(P-3C) 타고 마라도에서 NLL까지

방공식별구역(KADIZ) 무단 航行하는 북한 선박 몰아내

  • : 오동룡  goms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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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거리 250km의 북한 대공미사일(SA-5) 피해 150m 超저고도 비행
꽃게잡이철에 몰려든 150여 척의 북한 어선과 북한 전투함 감시


⊙ 서울-도쿄 왕복 거리인 2160km ‘난기류’ 비행
⊙ 중국 구축함 ‘루디’, 러시아 정보함 ‘비슈냐’ 등 주변국 전투함 출현
⊙ 북한 선박, 올 들어 세 차례 영해 침범
임무 비행중인 P-3C 아래로 해군 함정들이 순항하고 있다.
오전 10시 제주공항. 해군 제6항공전단 소속 제주파견대의 해상초계기(이하 P-3C) ‘씨이글(sea eagle)’이 관제탑의 이륙허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P-3C의 오늘 비행임무는 북방한계선(NLL)상의 북한·중국 어선 등을 감시하고, 領海(영해)를 침범하는 북한·중국·러시아 함정과 잠수함을 탐색하는 것이다.
 
  이륙 직전, 조종사들과 승무원들은 비상장구를 착용하고, 임무 숙지를 위한 기내 브리핑을 했다. 正(정)조종사 李重奉(이중봉·32) 대위가 “노멀 스타트 넘버투(2번 엔진 점화)”라고 외치자, 기관조작사 金兌星(김태성·27) 하사가 항공기의 4개 엔진을 차례로 점화했다. 부조종사 李星雄(이성웅·29) 대위는 고개를 돌려 오른쪽 날개의 3, 4번 프로펠러가 정상적으로 회전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중봉 대위는 “P-3C는 최대 시속 761km로 14~15시간 滯空(체공)하며 4400km 주변지역을 감시한다”고 했다.
 
  관제탑으로부터 “제로식스(방위각 60도상의 활주로)로 이동하라”는 지시를 받자, P-3C는 유도로를 따라 主(주)활주로로 이동했다. 활주로에서 도움닫기를 하던 P-3C가 시속 217km에 이르자 이중봉 대위가 “로테이트!(기수를 들어 이륙)”를 외쳤다. 순간, 부조종사가 조종간을 힘껏 당겼고, P-3C는 활주로를 박차고 이륙했다. 4개의 프로펠러 엔진으로 움직이는 P-3C는 제트엔진 항공기보다 기체의 소음과 진동이 심했다.
 
  조종석 원형 계기판인 MPD(다목적 시현기·Multi-Purpose Display)에는 레이더상에 나타난 목표물과 항공기의 기동경로가 나타났다.
 
  제주파견대장 柳慶植(유경식·42·사후 84기) 중령의 설명에 의하면 제주공항을 이륙한 P-3C는 서·남해안의 초계임무를 수행한다. 특히 이날은 NLL 아래 12km에 설정된 비행한계선(FLL·Flight Limited Line)까지 비행해 북측 함정과 어선들의 동태를 감시할 예정이다. 오늘의 체공 예정시간은 약 6시간, 2160km 비행이 예정되어 있었다.
 
  정 조종사 이중봉 대위는 “조종사 6명, 전술장교 4명, 조작사 12명 등 49명의 인력이 2개조로 짜여 주당 4~5차례 해상 초계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륙 직후 조종사는 연료누설 여부를 확인하고 랜딩기어를 접었다. 정·부 조종사 사이에 앉은 기관조작사 김태성 하사는 엔진 계기판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연료는 6시간분, 무게로 따지면 4만2000파운드(18.9t). P-3C는 하푼(Harpoon) 對艦(대함)유도탄 6발, 기뢰(K-701C) 9발, 어뢰(MK-44) 8발, 소노부이(sonobuoy·음향탐지 부표) 84발로 무장했다.
 
 
  8대의 P-3C 운용 중
 
P-3C의 왼쪽 날개의 1번 엔진이 정지한 모습. P-3C는 항속거리를 늘리기 위해 제너레이터(발전기)가 없는 1번엔진을 끈 채 비행한다.(사진·張相鎬)
  P-3C가 450m 상공에 이르자, 유경식 중령은 “P-3C는 이착륙 시는 민항기와 동일하게 계기비행(IFR)을 하지만, 임무비행에 돌입하면 시계비행(VFR)을 한다”고 했다.
 
  1995년 4월 해군은 록히드社(사)의 P-3C 2대를 처음으로 도입했고, 1996년 나머지 6대를 들여와 현재 8대를 운용하고 있다.
 
  이후 해군은 ‘전투기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미국 애리조나州(주)의 퇴역항공기보관소(AMARC)에서 中古(중고) P-3B 8대를 구입,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P-3CK 모델로 개량 작업을 벌여 6대를 해군에 인도, 12월 말 신형 해상초계기 P-3CK를 전력화한다.
 
  신형 해상초계기에는 기존의 레이더(APS-137 ISAR) 대신, 해상도가 강화된 이스라엘 엘타社(사)의 레이더(EL/M-2022A)를 장착해 영상 이미지와 이동목표 탐지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고 한다.
 
  제주파견대는 올 들어 세 차례나 서해상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무단 항행하는 북한 선박 만경봉92호(4월 26일), 용금봉호(5월 6일), 대원168호(8월 22일)를 작전인가구역(AO) 밖으로 몰아냈다고 한다.
 
  서해상에는 중국과 러시아의 전투함과 정보함도 출몰한다. 제주파견대는 영해를 침범한 중국의 구축함과 호위함(FFG) 514호, 러시아 정보함 비슈냐, 북한 상선 지성 11호, 금릉 7호 등을 추적해 영상·전자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경식 중령은 “서해는 북한어선과 선박, 중국과 러시아의 전투함들이 오가는 살벌한 해역”이라며 “방공식별구역 내 외국 선박이 들어오면 근접 감시기동을 통해 60m 상공까지 低空(저공) 비행해 영해 밖으로 퇴거조치를 한다”고 했다.
 
  “잠수함의 동향을 파악한 적이 있느냐”고 하자, 유 중령은 “1997년 11월 소흑산도 해상에서 중국의 밍(明)급 잠수함을 발견, 소노부이를 투하하는 등 11시간35분 동안 추적해 浮上(부상)시킨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韓沃珍(한옥진·27) 대위는 ‘태코(Tacco)’라 불리는 ‘전술통제관’이다. 조종석 바로 뒤에서 복잡한 MPD를 통해 P-3C가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적 잠수함과 함정을 공격하는 임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전후방 레이더나 소노부이 등 음향수신장비로부터 데이터를 받아 분석하고 무장을 발사한다”고 했다. 조종사와 음향, 비음향조작사, 무장조작사, 전자조작사 등 기내 승무원들이 그와 밀접하게 통신으로 연결돼 있었다.
 
 
  첨단장비 덩어리
 
P-3C는 하푼 대함유도탄 6발, 기뢰 9발, 어뢰 8발, 소노부이 84발로 무장하고 있다. 비행중인 P-3C의 배면에 보이는 구멍이 소노부이 투하구다.
  항법통신관(네브캄·Navcom) 李泰熹(이태희·25) 중위의 임무는 HF, UHF, VHF 등 5대의 통신기를 운용, 항공기의 경로를 유지하고, 전후방 레이더를 통해 적의 동태를 살피는 것이다.
 
  田漢秀(전한수·38) 중사는 비음향조작사다. 320km 밖의 32개 표적을 동시에 탐지해 추적할 수 있는 레이더(AN/APS-137)를 이용, 수상·공중 표적을 감시한다. 그는 전후방 레이더와 적외선 열상장비(IRDS) 등을 사용해 목표물을 탐지하기 때문에 ‘P-3C의 눈’이라 불린다.
 
  전 중사는 “레이더 근거리에 의심 표적이 나타나면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식별기동’에 들어간다”면서 “목표물이 정확하게 보이지 않으면, 비음향조작사가 소노부이를 투하해 잠수함 여부를 판별한다”고 했다.
 
  레이더상에 나타난 航跡(항적)을 보니 P-3C는 소흑산도 서쪽 50km 상공을 날고 있었다. P-3C 레이더에 작고 희미한 어선群(군)과 소형화물선들이 나타났다. 그 사이로 150m 길이의 큰 물체가 눈에 띄자, 전 중사는 레이더파를 발사해 미확인 물체를 찾아냈다. 서해상에 작전배속을 나온 해군 작전사령부 직속 구축함 이순신함이었다.
 
  그는 “통상 상선이나 대형 선박들, 심지어 북한 상선까지 선박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국제해사기구(IMO)가 추천하는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갖고 있어 P-3C가 국적, 톤수, 針路(침로) 등을 인식할 수 있다”면서 “AIS를 달고 있지 않은 대형선박이 영해로 들어오면 P-3C는 즉각 작전에 들어간다”고 했다.
 
  그가 MPD를 마우스를 통해 가리키자, 경도 124도 위도 33도에 파나마 화물선이 방위각 23도 방향으로 11.8노트(시속 22km)로 운항하고 있다는 정보가 나타났다.
 
  필자가 탑승한 P-3C는 FLL을 향하고 있었다. P-3C는 NLL 남쪽 12km 해상에서 機首(기수)에 있는 레이더와 적외선 열상장비 등으로 NLL을 감시했다. 레이더는 300km 떨어진 목표물을 포착할 수 있어 북한 쪽 수역을 감시하는 데 유용하다. 특히 이미지 모드(image mode)도 있어 형상까지 잡아낼 수 있다. P-3C 데이터에는 한국 측에 운항통보를 한 싱가포르, 홍콩, 중국, 파나마 船籍(선적) 배들이 나타나고 있었다.
 
  유경식 중령은 “레이더에 덩어리처럼 보이는 것이 가을 꽃게잡이철에 몰려든 100~150척에 이르는 북한 어선들”이라고 했다.
 
 
  NLL에 북한 경비정 5척 모습 드러내
 
  그때, NLL 이북에 북한 경비함 5척이 P-3C의 레이더에 포착됐다. 레이더는 비행기에서 12km 떨어진 NLL 인근의 북한 함정을 잡아내 희미한 형상을 MPD에 나타냈다. MPD에 나타난 위치는 위도 37도, 경도 125도 지점이었다. P-3C 승무원들은 이 배가 2002년 2차 연평해전을 일으켰던 북한의 SO1급(250t) 경비정임을 식별해 냈다.
 
  유 중령은 “현재 북한 함정은 NLL 북방에 위치하고 있다”며 “북한 함정은 항로대를 준수하고 있고, 북한 어선을 단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도발징후는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해주의 地對空(지대공) 미사일, 옹진반도의 해안포를 감안해 低(저)고도 회피기동을 한다”며 합참 정보본부에서 펴낸 <북한 선박 식별집>을 꺼내 식별요령을 설명했다.
 
  P-3C는 NLL을 따라 비행고도를 150~200m로 더욱 낮게 유지했다. 북한의 舊(구)소련제 지대공 미사일(SA-5)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SA-5는 사정거리 250km로, 지대공 미사일 중 사정거리가 가장 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북한의 지대공 미사일 발사, 북한 전투기의 공격을 감지하면 오산의 연합공군참모와 한국항공우주작전본부(KAOC)나 공군작전사령부의 중앙방공통제소(MCRC)의 지원을 받아 해군 구축함과 함께 공동작전을 펼치게 된다”고 했다.
 
  P-3C의 꽃은 수중의 음파를 탐지해 잠수함을 추적, 격침하는 일이다. 그 일을 맡은 사람을 ‘음향조작사’라고 한다. 金泰種(김태종·38) 상사는 2004, 2008년 하와이에서 실시한 환태평양훈련(림팩)에 참가한 경력이 있는 18년차 베테랑이다.
 
  그는 “P-3C는 소노부이를 통해 잠수함의 음향을 가려내고, 자기탐지장비(MAD)를 사용, 금속의 磁性(자성)이 흐트러지는 원리를 이용해 잠수함을 찾는다”고 했다.
 
  P-3C와 잠수함의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은 음향조작사와 잠수함 간의 ‘게임’이다. 음향조작사는 ‘P-3C의 귀’에 해당한다.
 
  동료인 李石熙(이석희·30) 중사는 “우리 해군의 209급 잠수함은 정숙성이 높아 P-3C가 옆으로 지나가도 모를 정도지만, 북한 잠수함은 소음이 커 탐지하기가 수월하다”고 했다.
 
  그는 “사람마다 목소리가 다르듯 각국 잠수함마다 音紋(음문)이 다르다”며 “해군은 숙련된 음향조작사들을 보유하고 있어 북한을 포함해 주변국 잠수함의 프로펠러음, 엔진음, 연료펌프음 등의 특성을 알고 있다”고 했다.
 
 
  특이신호 포착, 소노부이 발사
 
무장조작사 전유대 중사가 전술통제관의 통제에 따라 수동 소노부이를 투하하기 위해 장전하고 있다. 소노부이는 바닷속에 청음기를 내려 30분~8시간 가량 바닷속 소리를 P-3C에 송신한다.
  미국은 해군성 산하 해양전술연구단에서 음향 전문요원을 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美(미) 해군정보국(ONI)에는 음향팀이 따로 있어 각국의 잠수함 정보를 수집 분석하고 있다. 우리 해군은 림팩 훈련을 통해 중국, 러시아, 북한 등의 잠수함 특성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경식 중령은 “우리 해군은 일본 해상자위대와 해상초계기 정기 교류를 제의했지만, 해상자위대는 노하우 유출을 꺼려서인지 응답이 없다”면서 “해군은 미 7함대와 매년 두 차례 서로 基地(기지)를 오가며 해상초계기 운용 전술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고, 연합작전을 위한 협조사항을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우리 해군이 사용하는 P-3C는 이미 미국 록히드마틴사에서 생산을 중단했다. 때문에 우리 해군은 미군이 사용하다 낡아서 용도 폐기한 초계기를 구입하여 성능개선작업이란 이름하에 개조를 한 다음 최첨단 초계기라고 선전을 하며 운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웃나라 일본도 지금까지는 록히드마틴이 생산한 P-3C를 사용해 왔으나 2007년 9월 가와사키(川崎)중공업이 對潛(대잠)초계기 P-1을 개발, 2010년 70여 대를 실전배치한다. 미국은 차세대 해상초계기 P-8(포세이돈)을 개발, 2012년부터 실전배치한다.
 
  P-3C가 평택 서쪽 45km 상공을 날고 있을 때 갑자기 음향조작사 김태종 상사가 “특이 신호가 포착됐다”면서 소노부이 투하를 전술통제관에게 요청했다. 특이신호란 海水(해수)의 흐름과는 달리 어떤 물체가 수중에서 이동하면 해수를 매개체로 분자운동이 활발해져 音波(음파)의 진행경로가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전술통제관 한옥진 대위는 즉시 방향과 거리를 계산해 소노부이 발사를 지시했다. 무장조작사 全柳大(전유대·36) 중사가 소노부이를 보관소에서 꺼내 발사관에 장전했다. 전술통제관이 “나우, 나우, 나우(now, now, now)”를 외치며 발사단추를 눌렀다.
 
  고도 200m로 낮게 날고 있던 P-3C로부터 요란한 소음과 함께 수동형 소노부이 3기가 3~4초 간격으로 발사됐다. 소노부이는 낙하산에 매달린 채 바닷속으로 빠져들어 갔다.
 
  화약냄새가 機內(기내)에 자욱했다. 소노부이가 투하된 구멍으로 공기가 밀려와 순간적으로 귀가 먹먹했다. 소노부이를 투하한 투하구를 통해 외부 압력이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즉시 투하된 구멍을 막았다. 항공기에는 공기의 압력을 높여 기내 압력을 지상과 같이 유지시키는 與壓(여압) 조절기(Pressurizasion System)가 있다. 만약 이러한 조절기가 없으면 조종사와 승객들은 항공기가 높은 고도에 도달할 때 의식을 잃는다.
 
 
  간식으로 식사 때워
 
  소노부이는 탐지방식에 따라 능동형(active)과 수동형(passive) 두 가지로 나뉜다. 능동형은 소노부이에서 소리를 내보내 잠수함 등으로부터 반사되는 음향을 탐지하는 방식이고, 수동형은 잠수함·수상함정의 스크루 등으로부터 나오는 소리를 조용히 듣는 방식이다. 소노부이는 30분~8시간가량 바닷속의 소리를 잡아 P-3C로 보낼 수 있다.
 
  김 상사는 필자에게 헤드폰을 건넸다. 해수가 찰랑거리다가 때로는 콸콸 흐르는 소리로 들렸다. 김 상사는 “소노부이가 전해오는 음향을 통해 표적신호가 군함인지, 잠수함인지, 어선인지를 판별한다”면서 “상선은 프로펠러 소리가 큰 반면, 군함은 프로펠러 소리가 작다”고 했다.
 
  P-3C에 탄 2명의 음향조작사는 소노부이가 보내온 물속의 소리를 정밀 분석했으나, 잠수함으로 추정되는 물체는 탐지되지 않았다.
 
  김태종 상사는 “茫茫大海(망망대해)의 온갖 잡음 속에서 잠수함 소리를 찾는 것은 시끄러운 디스코텍에서 헤드폰을 끼고 名曲(명곡)을 감상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P-3C는 전술통제관이 임무비행을 위해 설정한 ‘목표’인 북한 상선을 향해 날고 있었다. 2005년 8월 남북이 쌍방의 항구를 개방하고, 남한은 북한상선에 제주해협을 개방하기로 함에 따라 현재 북한선박은 ‘남북해상항로대’를 따라 운항하고 있다.
 
  잠시 후 조종석과 전술통제관 사이에 “북한 상선이 남포항에서 출발해 인천항으로 들어갔다”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통일부에서 승인한 북한선박은 철광석이나 곡물운반선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P-3C는 남동쪽으로 기수를 돌려 태안반도 서쪽 144km 해상 부근을 비행했다. 중국 어선 두 척의 五星紅旗(오성홍기)가 육안으로 보였다.
 
  P-3C는 여객기를 개조한 해상초계기지만 요동이 심해 민항기처럼 일반 식단으로 식사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전자조작사 林維新(임유신·32) 중사가 냉장고와 온장고를 뒤져 김밥과 後食用(후식용) 쿠키, 커피를 내놓았다.
 
  유경식 중령은 “P-3C 승무원들은 비행 중 식사를 제대로 하기 힘들어 만성적인 위장염, 척추질환에 시달린다”며 “임무 특성상 낮보다는 밤에 장시간 비행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악천후가 잦은 겨울철 야간비행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했다. P-3C가 300m 이하로 내려오면 조종사들은 화장실도 갈 수 없다고 한다.
 
 
  체공시간 늘리기 위해 1번엔진 정지
 
  창밖을 내다보니 P-3C의 왼쪽 날개 프로펠러가 정지해 있었다. 1번엔진의 둥근 계기판들도 모두 0을 가리키고 있었다. 1번엔진을 정지한 것이다.
 
  유 중령은 “이륙할 때 4개 엔진을 모두 가동하지만, 순항 중에는 체공시간을 늘리기 위해 1번엔진을 끈다”면서 “나머지 3개의 엔진은 발전기가 있어, 발전기가 없는 1번엔진을 끄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뉴질랜드 공군이 엔진 2개만 가동하여 15시간 체공한 기록을 갖고 있다”고 했다.
 
  P-3C는 마라도를 통과하며 가속을 위해 1번엔진을 다시 가동했다. 부산 남방 32km 지점의 임의 초계 포인트를 확인한 후 P-3C는 제주공항으로 기수를 돌렸다. 항법통신관이 잔여연료가 1만4329파운드(6.5t), 1시간10분 분량이 남았다고 보고했다.
 
  오후 4시 P-3C는 임무를 마치고 제주공항 활주로에 安着(안착)했다. 이날 P-3C가 비행한 거리는 서울-도쿄를 왕복한 거리인 2160km. 임무 성격상 6시간 내내 저고도 비행과 적 미사일 회피기동을 반복해 필자는 속이 울렁거렸다.⊙
 

  ▣ P-3C 조종사 양성 과정
 
  P-3C 조종사는 해군에서 조종사 요원을 선발, 공군에 위탁한다. 초급과정은 공군의 청원비행장에서 러시아 T-103 기종으로 훈련하고, 중급은 공군 사천비행장에서 KT-1으로, 고등훈련 과정은 해군에서 캐러번(프랑스제 훈련기) 기종으로 훈련한다.
 
  정조종사 한 명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5년의 시간과 40억원의 비용이 투자된다. P-3C 조종사 양성과정을 통해 파일럿이 된 유경식 중령은 “국내 민항기 회사들이 고난도의 난기류 비행에 탁월한 조종능력을 가진 P-3C 조종사들을 스카우트해 가는 바람에 작전운용에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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