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민정·민주·공화의 3당 합당 이후 3년 만에 민주계 수장인 YS(김영삼)가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공화계를 이끌던 JP(김종필)가 자연스럽게 집권여당인 민주자유당의 대표가 되었죠. 한동안 둘 사이는 좋았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그랬다는 말입니다. 정치권 물갈이 필요성이 제기됐을 때도 YS는 “정치권의 신진대사나 개편 문제는 인위적인 방법으로 이뤄질 수 없다. 당무와 국회 운영은 김종필 대표에게 전권을 위임했고 일절 간섭하지 않고 있다”(94년 2월 1일 《세계일보》와 인터뷰)고 말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나 이게 본심(本心)은 아니었습니다. 합당 직후부터 YS 진영의 핵심들은 끊임없이 ‘JP 밀어내기’를 숙제처럼 거론하곤 했습니다. 이들 논리는 “3김(金) 시대는 YS 대통령으로 끝내고, 이제 새로운 시대를 열자”는 것이었습니다. 속마음은 YS 다음 세대인 최형우(내무장관 역임), 이인제(경기도지사 역임)씨 등으로 권력을 이어가자는 것이었겠지요. YS계는 결행 시기와 방법을 두고 상당한 토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기는 95년 지방선거 전(前)이냐, 후(後)냐로 대립했는데, 초기엔 선거 후가 유력하다가 나중엔 조기 결행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합니다.
YS계는 드디어 작전에 돌입합니다. 94년 11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참석차 호주를 방문한 YS는 ‘돌연’ 세계화를 주창합니다. 제가 ‘돌연’이란 표현을 쓰는 이유가 있습니다. YS는 이미 취임 초 국제화를 주장한 바 있습니다. 국제화와 세계화가 어떻게 다를까요. 당시 정치권에선 국제화를 ‘세게’ 하는 것이 세계화 아니겠느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돌곤 했지요. 어쨌든 JP 밀어내기를 위해 세계화를 들고나온 건 아니겠지만, 그것이 도화선이 됐던 것은 사실입니다.
‘JP 밀어내기’ 기획의 산물 자민련
94년 12월 중순. YS가 민자당 활성화를 위한 조기전당대회를 언급했습니다. 이것도 이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필요하단 얘기인지, 아님 ‘JP 밀어내기’의 액션 플랜(action plan)인지는 검증된 바 없습니다. 다만 그 직후 막강 실세인 최형우 내무장관이 기자들을 불러 모읍니다. 최 장관은 “이제 대표 제도는 없애야 한다”고 속내를 드러냅니다. JP의 자리를 없애겠다는 것이죠. 당시 정가에서는 이미 민주계가 충청도에서 JP의 영향력에 대해 심층 조사를 했다는 소문이 파다했습니다. 즉 ‘JP의 효용가치가 다했으니 쫓아내도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죠.
다음해인 95년 1월이 되자 당 개편 구상을 구체화합니다. YS 시절 정치 기사의 특징은 익명(匿名)의 취재원이 유난히 많이 등장하는 것입니다. 노태우·김영삼·김종필씨가 나란히 서명한 ‘내각제 합의 각서’가 엄연히 존재하는데 ‘노태우·YS간 대권 각서(大權 覺書)’가 별도로 있다는 기사가 ‘YS 핵심’의 입을 통해 대서특필되질 않나, 내각제 각서가 공개되자 본질은 뒤로한 채 유출 경로만 문제 삼는 기사가 더 많은 것 등은 지금 생각해도 선뜻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름을 감춘 YS 핵심들의 공세에 대해 JP는 직접 반격에 나섭니다. 당직자 회의를 통해 “당의 세계화가 당 대표를 내쫓는 것이 목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며칠 후 충청도 행사에 가서도 “당명을 바꾸는 것이 세계화가 아니다”고 다시 한 번 반발합니다. 그러나 이때 이미 JP는 탈당을 결심했다는 것이 측근들의 설명입니다.
여하튼 JP는 그 후 민자당 4역(문정수 사무총장·이세기 정책위의장·이한동 원내총무·김윤환 정무1장관)으로부터 “당을 떠나달라”는 통보를 받고 탈당을 결행, 자민련을 만듭니다.
YS 정권 초기 재산 파동을 겪으며 물러났던 대구 출신의 박준규 전 국회의장을 비롯하여 대구·경북 지역의 정치인 일부가 힘을 보탭니다. JP의 자민련은 95년 지방선거에서 대전충남북과 강원도지사를 차지하고, 96년 총선에서는 충청권과 대구권을 거의 석권한 데 이어 97년 대선에선 공동여당이 됩니다.
지역을 지키려는 정서적 공감대
이런 자민련과 같은 ‘지역정당’이 호남에서도 탄생할까요. 바로 2015년 4·29 재·보선에서 당선된 천정배 의원과 관련한 얘기입니다. 그를 밀어준 지역은 호남의 심장부 광주입니다. 그 광주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터전이죠. 이번 선거 결과는 문재인 대표의 야당이 텃밭에서 ‘거부’당한 것을 의미합니다.
95년 충청도는 고향 출신인 JP가 집권당에서 쫓겨나자 압도적으로 많은 표를 몰아주었습니다. 20년 뒤 천 의원이 야당에서 사실상 쫓겨나자 광주 서을 유권자도 52%를 몰아줬습니다. 표 쏠림의 정도 차이는 있지만 양상이 비슷합니다. 95년엔 반YS라는 정서가 자양분이 됐고, 이번엔 반친노(反親盧)라는 공감대가 호남 유권자들에 상당히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친노 돌격대’라는 정청래 최고위원이 호남에 지역구를 가진 유일한 최고위원 주승용 의원에 대해 ‘최고위원을 사퇴하지도 않을 거면서 사퇴한다고 공갈치지 말라’는 식으로 공개 모욕을 주는 바람에 호남 정서에 불을 지른 것도 95년 당시 핫이슈였던 ‘충청도 핫바지론’을 연상케 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것보다 더 중요한 그 무엇이 틀림없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역 출신이 아니면 짐작조차 하기 힘든 것이지요. JP가 3당 통합에 응했던 것은 충청도도 국가권력에 ‘참여’해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무언의 공감대’는 부산·경남이 고향인 YS 세력이 여론조사로 파악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닙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국가권력에서 타의에 의해 배제된 뒤 느낄 상실감은 이만저만이 아니었고, 그런 에너지가 선거 때 표로 나타난 것이 아닐까 봅니다.
최근 호남정서 또한 아마도 이와 유사한 것이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호남 유권자들은 DJ 정권 5년 뒤 정치적 양자를 불러들여 대통령(노무현)으로 만들었다가 결국 ‘배신’당했다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양자(문재인)가 노무현 정부의 반(反)호남 행적에 대한 반성을 약속하기에 2012년 밀어줬는데, 그 후 행동으로 뒷받침이 안 되니까 크게 화를 내고 있는 단계가 아닌가 합니다.
정권 탈환이 목표가 아니라면?
그럼에도 20년이라는 시차(時差)를 두고 두 지역에서 벌어진 현상 간에는 다른 점이 더 많습니다. 우선 JP와 천 의원의 지역 내 영향력입니다. 95년 JP는 혼자 힘으로 에너지를 만들어낼 역량이 있었습니다. 주변에 나눠줄 여력, 즉 공천자를 당선시킬 힘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금의 천 의원은 혼자 몸 추스를 정도는 되지만, 남을 도와줄 정도는 아닙니다. 적어도 아직까진 부족합니다. 호남 지역 외(外)의 원군(援軍)이 있느냐 여부도 95년 JP와는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더욱 중요한 점은 95~97년 충청권 정치 세력은 국가권력 ‘참여’를 목표로 했지, 국가권력 ‘탈환’을 노리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하면 내각제 개헌을 해서 권력의 일부분을 차지하려 했다는 것이죠. 현재 호남권 정치 세력의 지향점이 어디인지를 정확히 진단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영남 중심으로부터 국가권력을 가져와야 한다’는 쪽이 다수면 친노(親盧)와 헤어져야 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호남 자민련의 탄생이란 기대하기 어렵겠지요. 어쨌든 권력 탈환의 ‘도구’로서 유용한 것은 친노 세력이니까요. 신당을 만들겠다는 정대철 고문이 ‘2017년에 합치면 된다’고 공언하는 것은 바로 ‘한시적 이혼’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나 95년 충청권처럼 권력 참여로 방향을 튼다면 호남 자민련의 출현은 훨씬 용이해질 것입니다. 권력 참여는 꼭 친노와만 손잡아야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가정입니다만, 호남 자민련이 새누리당 세력과 연대해서 권력에 참여하는 방법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얼마 전 만난 호남 출신 정치 지망생은 “현장을 둘러보면 호남이 (새누리당과 친노 사이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것이 어떠냐는 분위기가 힘을 얻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주장하더군요.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지만 이런 유권자가 늘어날수록 호남 자민련의 출현은 빨라질 수 있고 그 생명력도 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포인트로 호남 민심의 흐름을 지켜본다면 정치도 때로는 흥미로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게 본심(本心)은 아니었습니다. 합당 직후부터 YS 진영의 핵심들은 끊임없이 ‘JP 밀어내기’를 숙제처럼 거론하곤 했습니다. 이들 논리는 “3김(金) 시대는 YS 대통령으로 끝내고, 이제 새로운 시대를 열자”는 것이었습니다. 속마음은 YS 다음 세대인 최형우(내무장관 역임), 이인제(경기도지사 역임)씨 등으로 권력을 이어가자는 것이었겠지요. YS계는 결행 시기와 방법을 두고 상당한 토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기는 95년 지방선거 전(前)이냐, 후(後)냐로 대립했는데, 초기엔 선거 후가 유력하다가 나중엔 조기 결행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합니다.
YS계는 드디어 작전에 돌입합니다. 94년 11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참석차 호주를 방문한 YS는 ‘돌연’ 세계화를 주창합니다. 제가 ‘돌연’이란 표현을 쓰는 이유가 있습니다. YS는 이미 취임 초 국제화를 주장한 바 있습니다. 국제화와 세계화가 어떻게 다를까요. 당시 정치권에선 국제화를 ‘세게’ 하는 것이 세계화 아니겠느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돌곤 했지요. 어쨌든 JP 밀어내기를 위해 세계화를 들고나온 건 아니겠지만, 그것이 도화선이 됐던 것은 사실입니다.
‘JP 밀어내기’ 기획의 산물 자민련
94년 12월 중순. YS가 민자당 활성화를 위한 조기전당대회를 언급했습니다. 이것도 이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필요하단 얘기인지, 아님 ‘JP 밀어내기’의 액션 플랜(action plan)인지는 검증된 바 없습니다. 다만 그 직후 막강 실세인 최형우 내무장관이 기자들을 불러 모읍니다. 최 장관은 “이제 대표 제도는 없애야 한다”고 속내를 드러냅니다. JP의 자리를 없애겠다는 것이죠. 당시 정가에서는 이미 민주계가 충청도에서 JP의 영향력에 대해 심층 조사를 했다는 소문이 파다했습니다. 즉 ‘JP의 효용가치가 다했으니 쫓아내도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죠.
다음해인 95년 1월이 되자 당 개편 구상을 구체화합니다. YS 시절 정치 기사의 특징은 익명(匿名)의 취재원이 유난히 많이 등장하는 것입니다. 노태우·김영삼·김종필씨가 나란히 서명한 ‘내각제 합의 각서’가 엄연히 존재하는데 ‘노태우·YS간 대권 각서(大權 覺書)’가 별도로 있다는 기사가 ‘YS 핵심’의 입을 통해 대서특필되질 않나, 내각제 각서가 공개되자 본질은 뒤로한 채 유출 경로만 문제 삼는 기사가 더 많은 것 등은 지금 생각해도 선뜻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름을 감춘 YS 핵심들의 공세에 대해 JP는 직접 반격에 나섭니다. 당직자 회의를 통해 “당의 세계화가 당 대표를 내쫓는 것이 목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며칠 후 충청도 행사에 가서도 “당명을 바꾸는 것이 세계화가 아니다”고 다시 한 번 반발합니다. 그러나 이때 이미 JP는 탈당을 결심했다는 것이 측근들의 설명입니다.
여하튼 JP는 그 후 민자당 4역(문정수 사무총장·이세기 정책위의장·이한동 원내총무·김윤환 정무1장관)으로부터 “당을 떠나달라”는 통보를 받고 탈당을 결행, 자민련을 만듭니다.
YS 정권 초기 재산 파동을 겪으며 물러났던 대구 출신의 박준규 전 국회의장을 비롯하여 대구·경북 지역의 정치인 일부가 힘을 보탭니다. JP의 자민련은 95년 지방선거에서 대전충남북과 강원도지사를 차지하고, 96년 총선에서는 충청권과 대구권을 거의 석권한 데 이어 97년 대선에선 공동여당이 됩니다.
지역을 지키려는 정서적 공감대
이런 자민련과 같은 ‘지역정당’이 호남에서도 탄생할까요. 바로 2015년 4·29 재·보선에서 당선된 천정배 의원과 관련한 얘기입니다. 그를 밀어준 지역은 호남의 심장부 광주입니다. 그 광주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터전이죠. 이번 선거 결과는 문재인 대표의 야당이 텃밭에서 ‘거부’당한 것을 의미합니다.
95년 충청도는 고향 출신인 JP가 집권당에서 쫓겨나자 압도적으로 많은 표를 몰아주었습니다. 20년 뒤 천 의원이 야당에서 사실상 쫓겨나자 광주 서을 유권자도 52%를 몰아줬습니다. 표 쏠림의 정도 차이는 있지만 양상이 비슷합니다. 95년엔 반YS라는 정서가 자양분이 됐고, 이번엔 반친노(反親盧)라는 공감대가 호남 유권자들에 상당히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친노 돌격대’라는 정청래 최고위원이 호남에 지역구를 가진 유일한 최고위원 주승용 의원에 대해 ‘최고위원을 사퇴하지도 않을 거면서 사퇴한다고 공갈치지 말라’는 식으로 공개 모욕을 주는 바람에 호남 정서에 불을 지른 것도 95년 당시 핫이슈였던 ‘충청도 핫바지론’을 연상케 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것보다 더 중요한 그 무엇이 틀림없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역 출신이 아니면 짐작조차 하기 힘든 것이지요. JP가 3당 통합에 응했던 것은 충청도도 국가권력에 ‘참여’해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무언의 공감대’는 부산·경남이 고향인 YS 세력이 여론조사로 파악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닙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국가권력에서 타의에 의해 배제된 뒤 느낄 상실감은 이만저만이 아니었고, 그런 에너지가 선거 때 표로 나타난 것이 아닐까 봅니다.
최근 호남정서 또한 아마도 이와 유사한 것이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호남 유권자들은 DJ 정권 5년 뒤 정치적 양자를 불러들여 대통령(노무현)으로 만들었다가 결국 ‘배신’당했다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양자(문재인)가 노무현 정부의 반(反)호남 행적에 대한 반성을 약속하기에 2012년 밀어줬는데, 그 후 행동으로 뒷받침이 안 되니까 크게 화를 내고 있는 단계가 아닌가 합니다.
정권 탈환이 목표가 아니라면?
그럼에도 20년이라는 시차(時差)를 두고 두 지역에서 벌어진 현상 간에는 다른 점이 더 많습니다. 우선 JP와 천 의원의 지역 내 영향력입니다. 95년 JP는 혼자 힘으로 에너지를 만들어낼 역량이 있었습니다. 주변에 나눠줄 여력, 즉 공천자를 당선시킬 힘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금의 천 의원은 혼자 몸 추스를 정도는 되지만, 남을 도와줄 정도는 아닙니다. 적어도 아직까진 부족합니다. 호남 지역 외(外)의 원군(援軍)이 있느냐 여부도 95년 JP와는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더욱 중요한 점은 95~97년 충청권 정치 세력은 국가권력 ‘참여’를 목표로 했지, 국가권력 ‘탈환’을 노리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하면 내각제 개헌을 해서 권력의 일부분을 차지하려 했다는 것이죠. 현재 호남권 정치 세력의 지향점이 어디인지를 정확히 진단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영남 중심으로부터 국가권력을 가져와야 한다’는 쪽이 다수면 친노(親盧)와 헤어져야 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호남 자민련의 탄생이란 기대하기 어렵겠지요. 어쨌든 권력 탈환의 ‘도구’로서 유용한 것은 친노 세력이니까요. 신당을 만들겠다는 정대철 고문이 ‘2017년에 합치면 된다’고 공언하는 것은 바로 ‘한시적 이혼’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나 95년 충청권처럼 권력 참여로 방향을 튼다면 호남 자민련의 출현은 훨씬 용이해질 것입니다. 권력 참여는 꼭 친노와만 손잡아야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가정입니다만, 호남 자민련이 새누리당 세력과 연대해서 권력에 참여하는 방법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얼마 전 만난 호남 출신 정치 지망생은 “현장을 둘러보면 호남이 (새누리당과 친노 사이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것이 어떠냐는 분위기가 힘을 얻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주장하더군요.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지만 이런 유권자가 늘어날수록 호남 자민련의 출현은 빨라질 수 있고 그 생명력도 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포인트로 호남 민심의 흐름을 지켜본다면 정치도 때로는 흥미로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