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대 국회에선 5당 모두 협치 참여… 당시 야당은 협조적이었다”
⊙ 2016년 ‘알파고’로 AI에 관심 커지던 시점 ‘이공계 여성’ 비례대표 1번으로 정치 입문
⊙ 국회 ‘4차산업혁명포럼’ 구성해 AI 시대 대비, 문재인 청와대 교육비서관ㆍ대변인 역임
⊙ 교수ㆍ교육비서관 지낸 교육 전문가…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서울대 복제품 만들기 아닌 현실적인 교육 청사진”
朴炅美
서울대 수학교육과 졸업, 미국 일리노이대 대학원 수학교육학 박사 /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 20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 1번), 더불어민주당 대변인ㆍ원내부대표, 청와대 교육비서관ㆍ대변인, 국회의장 비서실장 역임. 現 더불어민주당 대변인ㆍ서울 강남병 지역위원장, 한국여성의정 사무총장
⊙ 2016년 ‘알파고’로 AI에 관심 커지던 시점 ‘이공계 여성’ 비례대표 1번으로 정치 입문
⊙ 국회 ‘4차산업혁명포럼’ 구성해 AI 시대 대비, 문재인 청와대 교육비서관ㆍ대변인 역임
⊙ 교수ㆍ교육비서관 지낸 교육 전문가…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서울대 복제품 만들기 아닌 현실적인 교육 청사진”
朴炅美
서울대 수학교육과 졸업, 미국 일리노이대 대학원 수학교육학 박사 /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 20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 1번), 더불어민주당 대변인ㆍ원내부대표, 청와대 교육비서관ㆍ대변인, 국회의장 비서실장 역임. 現 더불어민주당 대변인ㆍ서울 강남병 지역위원장, 한국여성의정 사무총장

- 사진=조준우
AI 시대와 비례 1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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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1월 스위스 제네바 세계경제포럼(WEF)을 방문한 여야 의원들. 왼쪽부터 송희경 의원, 클라우스 슈밥 WEF 회장, 박경미 의원, 신현용 의원. 사진=박경미 제공 |
― 정치와 연관이 거의 없는 학자였는데 어떻게 비례대표 1번이 됐는지 궁금합니다.
“2016년 초는 ‘알파고(구글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편집자 주)’가 프로바둑 기사를 이기면서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시점이었어요. 대한민국의 최대 관심사가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였지요. 인간이 AI에게 패했다는 것은 큰 충격이었고 다가오는 AI 시대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습니다. 각 정당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상징성이 필요했고, 시대적 수요를 반영해 이공계 여성을 비례대표 1번으로 공천하게 됐지요.”
당시 새누리당은 IT업계(KT 전무) 출신인 송희경, 국민의당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을 지낸 신용현을 1번으로 공천했다. 산업계 출신 송희경, 학계 출신 박경미, 연구자 출신 신용현으로 이공계 산·학·연(産學硏)출신이 주요 정당 비례대표 1번이 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시 “AI의 기본 배경이 수학이라는 점을 고려해 박경미 교수를 1번으로 모셨다”고 했다.
당시 박 대변인은 정치권에서는 신인이었지만 이공계열 학계에서는 이름이 상당히 알려진 학자였다. 저서인 수학교양서 《수학비타민 플러스》 《수학N》 《수학콘서트 플러스》가 해당 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조선일보》 수학 칼럼 ‘박경미의 수학프리즘’을 포함해 각종 매체에 칼럼을 게재했다. 2014년엔 MBC ‘100분 토론’ 의 최초 여성 진행자가 됐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와 연관이 없는 여성 학자가 ‘100분 토론’을 진행하게 되자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 ‘100분 토론’은 1999년 첫 방송 후 여성이 진행을 맡은 것은 2014년이 처음이었죠. 뿐만 아니라 정치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기 때문에 화제가 되며 큰 기대를 받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시민ㆍ손석희ㆍ정관용 등 유명 인사들이 진행해 왔던 프로그램이라 부담도 됐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맡게 됐나요?
“제작진이 제가 정치와 연관이 없는 수학자라서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수학자의 엄정한 눈으로 시사 이슈를 다루겠다’고 포부를 밝혔지요.”
20대 국회와 21ㆍ22대 국회의 현실
‘100분 토론’으로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알리게 된 박 대변인은 2016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영입됐고, 20대 국회의원이 됐다.
― 정치에 직접 뛰어들기로 결심한 계기가 있나요?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육에 있어서 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국회를 통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 교수 정년이 한참 남은 나이에 국회법상 대학에 사직하고 정치인으로 변신해야 했는데 망설임은 없었습니까?
“정치권에서 비례대표로 전문가를 발탁할 때 의정활동 후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어요. 대통령실은 휴직하고 갔다 올 수 있는데 국회는 20대부터 교수 겸직이 금지됐죠. 그래서 교수 출신 정치인이 줄어들기도 했고요. 전문가가 한번 휴직하고 국정에 기여한 후 복귀하는 것도 정치권과 전문 분야 양쪽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하지만 정치에 뛰어든 것에 후회는 없습니다.”
박 대변인이 원내에서 활동한 20대 국회는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의석 수 차이가 근소했고 제3당인 국민의당이 30석 이상을 차지해 다당 체제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민주당이 절대다수를 차지한 21·22대 국회와는 분위기가 달랐다고 한다.
― 21대와 22대 국회는 민주당이 과반이 훨씬 넘는 의석수를 차지하면서 협치가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20대 국회에서 원내부대표와 원내대변인 등을 지냈는데 20대는 분위기가 달랐죠?
“협치가 어려워진 게 민주당의 의석 수보다는 국민의힘의 대화 의지가 없어서라고 봅니다. 20대 국회 때는 국민의당이라는 완충 지대가 있었고 군소 정당도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분위기였어요. 청와대에서는 여·야·정 국정 상설 협의체를 만들었고요.
2018년에는 5당 원내대표가 국익을 위해 손을 맞잡고 함께 미국을 방문해 한반도 평화와 미국과의 통상 문제에 초당적 협력을 하기로 결의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초당적인 대미 외교가 절실하다는 판단 하에 방미를 제안했고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원내대표가 대승적으로 화답하면서 5당이 모두 참여했지요. ‘협치 점프’라고 하는, 원내대표들이 높이 뛰어오르는 훈훈한 사진과 동영상이 만들어져 화제가 되기도 했고요. 그만큼 당시의 야당은 협조적이었습니다.”
― 과거에도 당 대변인과 원내대변인을 지냈는데, 요즘은 그때보다 강도 높은 논평이 많은 것 같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당 대변인을 지냈고 민주당이 여당이 되면서 20대 국회 원내대변인을 맡았는데요. 20대 국회는 민주당의 의석이 충분하지 않았고 따라서 정권을 잡은 후에도 야당과 긴밀하게 협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자유한국당이 협의를 안 해주면 국회도 열기 어려웠고요. 우원식 현 국회의장께서 당시 원내대표였는데 ‘매일 참을 인(忍)자를 가슴에 새기고 산다’고 말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논평도 야당을 너무 몰아붙이지 않으려고 시(詩)를 인용한 적도 있고, 완곡하게 표현하곤 했습니다.”
4차산업혁명포럼 구성해 AI 시대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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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6월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4차산업혁명포럼 창립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 비례 1번 3인방으로 송희경, 신용현 두 분과 많은 활동을 했습니다.
“4차산업혁명포럼은 많은 토론회와 입법활동을 했고요. 4차산업혁명을 세계적 담론의 중심에 올려놓은 세계경제포럼(WEF) 클라우스 슈밥 회장을 초청해 국회 강연회를 개최하고, 슈밥 회장의 초청으로 스위스 제네바를 방문해 4차산업혁명포럼과 WEF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세 명의 전직 의원은 지금까지 교류를 이어 오고 있어요.”
―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20대 국회에서 통과시킨 법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습니까?
“‘과학·수학·정보교육 진흥법’을 통과시킨 겁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AI 시대에 필수적인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 분야의 과학교육과 수학교육, 정보교육 세 과목의 융합교육을 지원하고 예산을 확보하는 근거를 제공하는 법으로 ‘알파고법’이라고도 불렸어요. 현재도 이 법에 근거해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과목별 종합계획을 세우고 세 과목과 융합교육에 대한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 분야에도 롤모델 필요”
― 9년 전 AI 시대에 대비했는데, 이제 진정한 AI 시대가 왔습니다. 교육자 출신으로서 어떤 가치와 교육이 더 중요해질지 예상한다면요.
“우선 수학은 AI의 언어이자 엔진입니다. AI가 데이터를 학습하고 추론하는 과정에서 선형대수, 미적분, 확률, 통계 등이 활용되기 때문에 이공계로 진학할 학생들에게 수학은 더욱 중요해집니다. 그렇지만 인문사회 전공이나 예체능계 학생들에게도 수학은 필요합니다. 수학을 통해 길러지는 논리적 사고력, 비판적 사고력, 연역적 추론 능력, 일반화·추상화 능력 등이 ‘사고 근육’이 됩니다. 이런 사고력을 가져야 AI 시대에 적응할 수 있다고 봅니다.
수학뿐 아니라 인문학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싶습니다. AI 시대에는 궁금증을 갖고 좋은 질문을 던질 줄 아는 사람이 살아남죠. 챗GPT나 Gemini의 빈칸에 무엇을 물을지 고민하는 힘은 인문학적 성찰에서 시작됩니다. AI 시대 교육의 본질은 AI가 모방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능력, 즉 사유, 공감, 상상, 직관과 통찰력을 길러 주는 데 있습니다. 이러한 능력이야말로 AI와 공존하는 미래 사회에서 인간이 지녀야 할 진정한 경쟁력입니다.”
― 이재명 정부에서 최우선으로 하고 있는 AI 3대 강국의 필요조건 역시 인재 양성일 텐데, 의대 쏠림이 더욱 심화되는 건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1980년대만 해도 학력고사 이과 수석은 으레 물리학과나 전자공학과를 선택했습니다. 당시에도 안정적인 의사의 길 대신 불확실성이 높은 과학자·기술자의 길을 가는 게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과학입국의 기치 아래 과학자가 국가적 영웅으로 추앙받던 사회 분위기가 있었던거죠. 〈로보트 태권V〉 같은 문화 콘텐츠는 과학자를 동경하게 만들었고, 미래 선호 직업 순위에서 과학자는 늘 최상위였습니다.
이제 다시 과학자가 존경받고 과학기술 연구가 대우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데요, 우수한 인재들이 기초과학과 공학으로 몰리게 하려면 연구비 확대나 ‘성실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또 딥시크(DeepSeek) 창업자 량원펑의 사례에서 시사점을 찾을 수도 있겠죠. 량원펑이 성공하며 막대한 부를 거머쥘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이 AI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인재들을 모아 열정적인 연구 문화를 조성한 덕분입니다. 그의 고향은 자녀 교육을 중시하는 학부모의 성지로 떠올랐고 제2, 제3의 량원펑이 배출되고 있습니다. 박세리 키즈가 세계 골프계를 석권했던 것처럼 과학기술 분야에도 롤모델이 필요합니다.”
文 정부 교육정책을 평가한다면
― 국회의원 4년 임기가 끝나고 바로 청와대 교육비서관을 맡게 됐지요. 당시 조국 사태 이후 대학 입시 제도가 갑자기 바뀌기도 했고, 교육 분야가 전반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였을 것 같은데, 상황은 어땠나요?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은 교육의 국가책임을 강화하는 것이었고, 고교무상교육 전면 실시와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 온종일 돌봄 체계 구축 등 성과를 이뤄 냈습니다. 대입 정책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의 첫 장관인 김상곤 장관은 수능을 점진적으로 절대평가화하고 내신 성취평가를 도입하면서 학생부 위주의 수시를 확대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국(曺國) 사태로 공정성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국민의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에 수능 위주의 정시를 확대하게 되었습니다.”
― 수시가 더 바람직한 전형이라고 봅니까?
“수시와 정시 중 어느 게 더 바람직하다고 단언할 수는 없겠죠. 수학능력시험(수능)으로 결과가 결정되는 정시는 딱 한순간에 결론이 나는 스냅샷(snapshot·순간포착)이잖아요. 컨디션과 운에 따라 잘 나올 수도 있고 못 나올 수도 있는 스냅샷보다는 과정을 보는 ‘동영상과 스토리텔링’으로 학생을 더 정확히 드러낼 수 있고, 그런 측면에서는 수시를 옹호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동영상이 찍히는 상황에 다른 요인에 의한 불공정성이 개입할 수 있는 걸 생각한다면 한순간에 모든 학생들을 찍는 스냅샷, 즉 수능 위주의 정시가 더 공정할 수는 있는 거고요.”
교육자 출신인 박 대변인은 국회의원 임기 4년 중 1년은 당 대변인, 3년은 원내부대표로 활동하며 당무가 많았기 때문에 막상 교육 문제에만 집중하지는 못했다고 하면서도 몇 가지 성과를 이야기했다.
“국가가 모든 학생의 기초학력을 보장하도록 하는 ‘기초학력보장법’과 국가백년지대계를 위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법’을 대표발의했지만 임기가 만료되며 폐기됐어요. 다행히 이 두 법은 21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교육위원장을 맡으면서 통과될 수 있었고, 저는 당시 대통령실에서 두 법의 시행령을 만들고 법의 적용을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 교육 분야에서 최근 가장 핫한 이슈가 ‘서울대 10개 만들기’죠. 이에 대해 ‘지방 사립대 30개 죽이기’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실현 가능하다고 보나요?
“서울대 10개 만들기, 도발적인 제목이죠. 2003년부터 논의된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의 기본 문제의식을 계승하면서 접근 방식을 현실적으로 변용한 정책입니다. 9개 지역 거점 국립대에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자해서 교육과 연구 역량을 서울대 급으로 끌어올리자는 것이죠. 대학의 ‘상향 평준화’를 통해 수도권 집중 현상을 완화하고 ‘5극 3특(5개 초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도)’으로 지역 균형발전을 이루자는 것인데요.
저는 박사후과정과 연구년을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벤치마킹하고 있는 UC 버클리와 UC 샌디에이고에서 보냈습니다. 실리콘밸리와 인접한 UC 버클리는 컴퓨터공학에서, 퀄컴의 본사가 있는 UC 샌디에이고는 전자공학과 통신 분야에서, 나파밸리 인근의 UC 데이비스는 와인학과 농업생명과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성장했습니다. 그걸 우리에게 적용하면 경상국립대는 KAI와 협력하여 항공우주공학을 특화하고, 부산대는 해양공학과 물류 시스템을 전략적으로 육성할 수 있겠죠. 9개 거점 국립대를 단순히 서울대의 복제품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지역의 핵심 전략산업과 연계하여 서울대 수준의 특화된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는, 현실적인 청사진입니다.”
― 교수와 청와대 교육비서관을 지낸 교육 분야 전문가인데, 내년 6월 교육감 선거에 출마할 생각이 있나요?
“교육감에 출마하려면 선거 1년 전에 당적을 정리해야 하기 때문에 불가능해요.”
문재인 청와대 마지막 대변인
박 대변인은 문재인 청와대의 마지막 대변인이었다. 그는 “문 대통령 임기 마지막 2년은 코로나 대응이 지상과제였다”고 말했다.
“교육비서관으로 재직할 때 교육정책보다는 학교 현장의 코로나19 대응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어요. 사회적 거리두기로 등교수업이 불가능해지고 원격수업이 시작되면서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수능을 무사히 치르는 것이 최대의 과제가 된 상황이었죠. 학교 현장은 혼란스러웠고 교사들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온라인 수업을 해야 했고, 학생들은 학창 시절의 한 부분을 잃어버렸다는 느낌을 받았지요. 다행히 우리나라 교사들은 역량이 뛰어나서 온라인 수업에 바로 적응하고 큰 공백 없이 그 시기를 지나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21대 총선에서는 서울 서초을, 22대 총선에서는 서울 강남병에서 공천받아 출마해 비교적 높은 득표율을 얻었지만 결국 낙선했습니다. 두 번이나 보수 텃밭인 험지로만 공천받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 당연히 있지요?
“서초는 제가 27년간 살았던 곳이기 때문에 21대 총선에서 자원했고요. 22대에는 원래 다른 지역에서 출마를 준비했는데 당에서 강남을 추천했습니다. 강남병은 대치동이 있는 곳이기도 하고요, 제가 과거 비례 1번이라는 혜택을 받기도 했기에 선당후사 정신으로 출마했어요. 열심히 뛰었지만 지역주의의 벽은 높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박 대변인은 다른 민주당 대변인들과 함께 야당을 향한 날 선 논평을 내놓고 있다. 그는 “국민의힘 측이 수위를 넘고 있다”고 했다.
― 국민의힘의 투쟁 의지가 만만치 않은데요. 7년만에 장외 투쟁을 재개했고 국정감사에서도 대격돌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무리한 장외 투쟁도 문제지만요, 발언의 수위가 위험합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에서 ‘윤 어게인’ 세력을 배제하겠다고 하면서도 장동혁 대표, 송언석 원내대표, 김민수 최고위원 등 지도부 거의 모든 분들이 발언 수위는 사실상 윤 어게인과 같거나 그보다 더 센 발언을 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이 건강해져야 우리 정치 건강해져”
― 그래서인지 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내려가도 국민의힘 지지율이 올라가지는 않는 형편이죠.
“국민의힘이 계엄과 탄핵에 통렬한 반성을 하고, 그 기반 위에 정당 본래의 역할을 하고 견제 역할을 해줘야 정치 생태계가 복원되고 건강한 정치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정치가 좌우 날개로 날아올라야 하는데 한쪽이 거의 궤멸하다시피 했잖아요. 지금은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에요.”
― 지금은 양당 대표가 다 강성이고 양쪽 모두 강성 당원들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지요.
“국민의힘 대표는 이른바 1.5선, 즉 정치 경력이 길지 않다 보니 그걸 만회하려고 유독 강하게 밀어붙인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 주자로 주목받으면서 더 고무된 것이 아닌지 싶습니다.”
― 현재 의석 수가 부족한 야당으로선 장외 투쟁밖에 방법이 없지 않을까요.
“글쎄요. 국회는 원래 야당의 마당이고, 특히 국정감사는 야당의 시간이죠. 야당은 국회에서 목소리를 높일 수 있고 국민을 향한 강력한 스피커가 될 수 있는데 당대표가 굳이 장외로 나가는 건 당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본인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자기정치의 발로가 아닌가 싶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장외 투쟁을 부담스러워 하지 않나요? 출석률도 높지 않은 것 같고요.”
― 다른 당이긴 하지만, 정치적인 파트너로서 국민의힘이 가야 할 방향에 대해 조언한다면요.
“2017년 탄핵으로 정권을 내어주고 4년이 지난 2021년엔 어느 정도 재건이 됐잖아요. 이준석이라는 젊은 대표도 나오고 서울시장 보궐선거도 승리하면서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나 했는데 느닷없이 계엄을 선포해 결국 탄핵이 되고 다시 암흑기를 맞았어요. 일각에선 또 4년은 지나야 재건 가능성이 있을 거라는데, 그렇다면 우리 정치가 너무 암울하지 않을까요? 야당은 개과천선하고 국민의 마음을 사서 민주당의 건강한 정치 파트너가 됐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