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심층추적

오세훈이 내세운 ‘서울 바로 세우기’의 이면

서울시민 세금이 ‘윤석열 퇴진’ 외치는 단체로 흘러간 ‘이유’

글 :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
  • 스크랩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 서울시, “‘촛불’이란 단어 하나 때문에 이 동아리를 지원하지 않는 건 어렵다고 생각”
⊙ “중고생의 힘으로 윤석열 퇴진!” 외친 ‘촛불중고생시민연대’
⊙ 서울시, 2021년·2022년에 총 5376만원 지원
⊙ 촛불중고생시민연대 상임대표, 2010년 중1 때 민노당 입당해 ‘최연소 당원’으로 활동
⊙ 오세훈, “시민의 혈세로 모아주신 소중한 서울시 예산을 단 한 푼도 허투루 쓰지 않겠다”고 약속
⊙ 사업비 전용 안 하면 개입 못 한다는 서울시… 즉각 ‘1000만원 사업’ 약정 해지한 경기도교육청
‘윤석열 퇴진 촉구 촛불집회’를 예고한 촛불중고생시민연대 소속 중고등학생들이 10월 22일, 서울시 중구 태평로에서 후원자를 모집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촛불중고생시민연대란 단체가 11월 12일, 광화문역 인근에서 집회를 개최했다. 애초 ‘집회 개최일’은 ‘11월 5일’인데, ‘이태원 압사 사고’가 발생하는 바람에 한 주 연기했다. 촛불중고생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3시부터 국민의힘을 규탄하고, 윤석열(尹錫悅)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집회를 진행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우의를 입고, “중고생의 힘으로 윤석열 퇴진!” “국민의힘 사과하라” “민주주의 만세” 등의 문구가 적힌 펼침막을 들었다. 해당 집회 참여 인원은 100명 미만이다. 이들은 교복을 입고 집회에 참석했다. 집회를 예고할 때부터 선전물을 통해 ‘교복’을 입고 오라고 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집회 참가자들의 실제 중고교 재학 여부는 불분명하다. 광화문에서 집회를 마친 이들은 서울시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으로 이동했다. 여기서 전 경희대 교수 김민웅씨 등이 주도하는 자칭 ‘촛불승리전환행동’이 주최한 ‘윤석열 퇴진 촉구 집회’에 가세했다. 촛불중고생시민연대는 앞으로 매주 ‘윤석열 퇴진’을 위한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시·여가부 지원금 5376만원”
 
  집회 규모가 작고, 대외적으로 인지도 있는 인사가 없는데도 이들 집회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는 바로 참가자들이 ‘미성년자’인 ‘중고교생’을 자처하며 가장 민감한 정치적인 주장인 ‘정권 퇴진’을 외치고, 이와 함께 이들을 이끄는 ‘대표’ 최모씨가 이미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오래된 ‘20대 중반’의 성인이란 점 때문이다. 최씨는 2014년 당시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강제로 해산된 ‘위헌정당’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 즉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전복하려고 했던 정당에 몸담았던 이가 ‘미성년자’를 앞세워 ‘윤석열 퇴진’을 외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윤석열 퇴진 집회’를 준비하는 단체가 여성가족부와 서울시의 지원을 받았다는 ‘사실’ 역시 많은 이를 의아하게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10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촛불중고생시민연대’를 언급했다. 또 이 단체의 산하 조직인 ‘전국중고등학생대표자학생회협의회’가 여가부와 서울시 지원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당시 권 의원은 “결국 국민 혈세가 정권 퇴진 운운하며 민주당 홍위병 노릇 하는 운동업자에게 흘러간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도대체 어떤 기준과 목적으로 이런 단체에 지원을 했는지, 그 실체를 밝혀내겠다”고 했다.
 

  촛불중고생시민연대의 결산 내역에 따르면 이 단체가 여가부 지원을 받은 때는 ‘문재인 집권기’인 2021년이다. 물론 지원 사업의 타당성, 지원 대상 선정과 지원금 지급 과정에 대해서는 자세히 살펴야 할 필요가 있지만, 정권 성향을 고려했을 때 ‘촛불’ 운운하는 단체가 문재인 정부 지원금을 받은 건 이상할 게 없다.
 
  문제는 ‘오세훈 서울시’도 이 단체에 보조금, 지원금 등을 줬다는 점이다. 그것도 2021년과 2022년, 두 해에 걸쳐서 지원했다. 2021년도 결산 내역을 보면, 해당 단체는 서울시 측으로부터 총 5376만원(서울시 생활 속 민주주의학습지원센터 지원금 495만원 포함)을 받았다고 명기했다. ‘박원순 10년’의 적폐를 청산하겠다며 ‘서울시 바로 세우기’를 역설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서울시민 세금으로 구축한 ‘좌파 생태계’를 해체하겠다고 했던 오세훈(吳世勳) 시장이 시정을 이끄는 상황에서 서울시는 대체 왜 그런 것일까.
 
 
  “중고생이 앞장서서 혁명 정권 세워내자”
 
촛불중고생시민연대가 ‘윤석열 퇴진 촉구 중고교생 촛불집회’를 하겠다며 내놓은 선전물이다. 출처=촛불중고생시민연대 홈페이지
  그간 촛불중고생시민연대와 관련해서 보도된 내용은 앞서 밝혔듯 해당 단체의 대표가 ‘통진당’ 출신이란 점, ‘미성년자’ 또는 ‘중고교생’이 아닌 ‘성인’이란 사실이다. 단체의 성격과 과거 활동상을 전하는 기사는 찾기 쉽지 않다. 이를 고려하면, 이 단체가 비밀스럽게 활동하는 것 아니냐고 예단할 수 있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촛불중고생연대의 성격과 활동상, 이들의 지향 목표는 그들의 홈페이지에서 손쉽게 확인 가능하다.
 
  촛불중고생시민연대의 시작은 ‘박근혜 퇴진 촉구 촛불집회(2016년 10월~2017년 3월)’다. 촛불중고생시민연대는 당시 집회에 “이게 나라냐?”고 적힌 팻말과 함께 “중고생이 앞장서서 혁명 정권 세워내자”란 구호가 적힌 펼침막을 들고 나왔던, 자칭 ‘중고생 혁명 지도부’란 모임에서 비롯했다. 촛불중고생시민연대는 이와 관련, “2016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 최준호 중고생 대표와 지지시민, 그리고 ‘촛불중고생정신’을 계승하고자 하는 당대의 중고등학생들이 뭉쳐 만든 한국 유일 최대 중고등학생 사회운동단체”라고 밝힌다.
 
  2016년 당시 소위 ‘중고생 혁명 지도부’란 모임을 주도한 이가 현재 촛불중고생시민연대 상임대표를 맡은 최준호씨다. 최씨는 2010년, 중학교 1학년생 신분으로 민주노동당에 입당해 ‘최연소 당원’으로 활동했다. 또한 통합진보당에서 청소년비상대책위원장과 청소년위원회 중앙운영위원을 맡았다. 최씨는 ‘위헌정당’ 통진당에서 활동한 이력에 대해 2016년 11월 당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통진당 활동 경력이 있는 건 이전 정당인 민주노동당에서 활동했기 때문이다. 내가 가입할 당시 민노당은 NL(민족해방파)과 PD(민중민주파)가 합쳐진 정당이었다. 거기에 쭉 그냥 가만히 있었다. 당이 통진당으로 바뀌었을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이를 전한 매체는 그의 답변 뒤에 “최준호 임시대표의 주장과 달리 최군이 최연소 민노당원이 된 2010년 10월은 민노당 내 PD 계열 대부분이 빠져나간 지 3년을 넘긴 시기이자 이정희 전 의원이 민노당 대표로 선출된 직후였다. 2008년 3월 민노당 내 PD 계열 당원 대부분은 민노당을 떠나 진보신당을 창당했다”고 주장했다.
 
  참고로, 전술한 NL은 대한민국을 ‘미국 제국주의의 식민지로’ 규정한다. 우리 사회 문제의 근원을 ‘대미 종속’이라고 강변하며, ‘반미(反美)’를 외치고 ‘종북(從北)’을 주장하는 ‘주체사상 신봉파(김일성주의자)’를 가리킨다. PD는 대한민국을 미국에 경제적으로 종속된 새로운 형태의 ‘식민지’라고 규정하며, 우리 사회의 핵심 문제를 ‘계급’으로 여기고 노동계급의 ‘체제 전복’을 기도하는 마르크스·레닌주의자를 말한다. 결국 ‘민족해방’ ‘민중민주’ 같은 거창한 포장지를 벗기면 NL과 PD는 모두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나라’ ‘외세의 식민지’라고 저주하며 적화(赤化)하려는 ‘시대착오적’인 ‘망상’을 버리지 못한 자들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고교 졸업했는데 교복 입고 ‘촛불집회’ 주도
 
  최준호씨는 2016년 당시 이미 고등학교를 졸업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중고생 혁명 지도부’란 모임을 결성해 중고교생을 이끌고 ‘박근혜 퇴진 촉구 촛불집회’에 가세했다. 앞서 밝혔듯이 당시 ‘중고생 혁명 지도부’는 “혁명 정권 세워내자”란 주장을 펼쳤다. ‘혁명’의 사전적 정의는 “헌법의 범위를 벗어나 국가 기초, 사회 제도, 경제 제도, 조직 따위를 근본적으로 고치는 일” “이전의 왕통을 뒤집고 다른 왕통이 대신하여 통치하는 일” “이전의 관습이나 제도, 방식 따위를 단번에 깨뜨리고 질적으로 새로운 것을 급격하게 세우는 일” 등이다.
 
  소위 ‘중고생 혁명 지도부’가 당시 ‘정권’ 운운한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말한 ‘혁명’은 바로 ‘헌법’을 초월해 기존 국가 조직을 전복하고, 다시 구성하는 일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행위는 ‘국헌(國憲) 문란’에 해당한다. ‘형법’ 제91조는 ▲헌법 또는 법률에 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헌법 또는 법률의 기능을 소멸시키는 것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하여 전복 또는 그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을 ‘국헌 문란’이라고 규정한다. 물론 실제로는 학생들이 ‘혁명’의 정치·법률적 의미를 알지 못한 채 각종 매체를 통해 자주 접한 단어란 이유만으로 무분별하게 차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당시 또 문제가 된 부분은 “세워내자”란 표현이 북한식이란 점이다. ‘북한식 표현’을 쓰는 점으로 미뤄, ‘중고교생’을 자처하는 이들 배후에 통진당 잔존 세력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 당시 ‘박근혜 퇴진 촉구 촛불집회’에는 이적단체와 좌파 성향 단체가 대거 참여했다. 특히 통진당 잔존 세력들이 내란 선동죄로 징역 9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이석기에 대한 석방을 요구하고, 통진당 해산 무효 주장을 지속적으로 했다. 이에 대해 당시 최씨는 “혁명은 4·19혁명을 본받자는 의미로 썼다. ‘세워내자’가 북한식 표현인 줄 몰랐다. 구호를 만들 때 네 음절씩 끊다 보니 그렇게 됐다”는 식으로 해명했다. 하지만 최씨가 2021년 2월에 작성한 이른바 ‘촛불중고생시민연대 선언’을 보면, 단순히 음운을 맞추려는 의도로 “세워내자”란 식의 구호를 외쳤다는 ‘해명’은 설득력이 크지 않다.
 
 
  “중고생이 뭉치면 능히 세상 바꿔낼 수 있어”
 
촛불중고생시민연대는 일반적인 청소년단체와 달리 ‘적폐 청산’ ‘사회 대개혁’ ‘민족 평화통일’ 등을 운운한다. 출처=촛불중고생시민연대 홈페이지
  최준호씨는 아래 ‘촛불중고생시민연대 선언’에서 반복적으로 ‘~내다’란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종북 세력 배후설’과 무관하게, 최씨의 ‘언어 습관’에서 ‘~내다’란 표현이 비롯됐다는 점을 추정할 수 있다. 즉 그가 평소 접하는 ‘말과 글’의 ‘성격’이 어떤 것인지 미뤄 짐작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음은 최씨가 작성한 ‘촛불중고생시민연대 선언’이다.
 
  〈(전략) 정부는 위안부 합의를 통해 일본에 굴종하고,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단행하여 역사를 왜곡하고, 우리 민족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며 한반도를 평화의 땅이 아닌 전쟁의 땅으로 만들고, 정권을 비판하는 정당을 해산하고, 정보기관으로 민간인을 감시하며, 세월호가 침몰하고,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 앞에 쓰러졌다. (중략) 그리고 오늘, 우리는 촛불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음을 밝히며 중고생이 들었던 촛불의 완성을 위해 단체를 만듦을 선언한다. (중략) 우리 중고등학생들이 뭉치면, 3·1운동으로 일제를 공포에 떨게 하였고, 4·19혁명으로 독재정권을 끝장냈으며, 2002년 촛불집회로 자주적인 나라를 꿈꿀 수 있게 해냈고, 2016촛불집회로 대통령을 몰아내고 적폐를 청산할 밑바탕을 만들어냈다. 중고생이 뭉치면 능히 세상을 바꿔낼 수 있음을, 이제 우리는 명백히 알게 되었다. 이를 알게 된 우리는 교육체제를 바꾸고, 학생인권을 쟁취하며, 적폐 청산과 사회대개혁, 조국통일에 앞장서서 우리 중고등학생들이 사람답게,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우리나라를 헬조선이 아닌 살맛 나는 당당한 나라로 만들기 위해 오늘 우리는, 촛불중고생시민연대를 결성한다.
 
  2021년 2월 28일, 박근혜퇴진중고생촛불집회 대표 최준호가 촛불중고생시민연대와 이 땅의 중고등학생을 대표하여 선언함.〉
 
  최씨가 주도하는 촛불중고생시민연대는 ‘윤석열 퇴진 중고생 촛불집회’ 개최를 알리는 선전물에 2016년 당시 ‘중고생 혁명 지도부’가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중고생이 앞장서서 혁명 정권 세워내자”란 문구가 있는 펼침막을 들고 시위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게재했다.
 
 
  ‘남북중고생대표자회담 추진’ 선언
 
  촛불중고생시민연대는 그 강령을 통해 단체의 ‘성격과 활동 목표’를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해당 단체는 ▲교육 문제 ▲청소년 인권 문제를 넘어서 ‘사회 개혁’ ‘조국 통일’을 얘기한다. 그와 관련한 정치적 성향, 지향점도 스스럼없이 밝힌다. 이 중 특히 ‘분단’과 ‘통일’에 대해 얘기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촛불중고생시민연대는 강령에서 “우리 중고등학생들은 사회 모순의 뿌리가 분단임을 인식하며,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밑에 “이 땅의 여러 모순과 적폐의 시작은 분단에서 시작되었음을 우리 중고등학생들은 인식한다”고 부연한다. 이어서 “미군정의 단독선거 이래 분단된 반도의 땅에서 독재정권이 탄생하였고, 친일청산은 실패하였다. 아직도 분단의 악령이 사회의 레드 콤플렉스를 조장하며 역사의 수레바퀴가 진보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며 “이에 우리 중고등학생들은 우리 세대를 통일 세대로 만들기 위한 적극적인 민족의 평화통일 활동에 나선다”라고 ‘선언’한다. 또 “남북중고생교류 및 남북중고생대표자회담을 추진하고, 통일을 위해 싸워 온 재일조선학교 급우들과 교류협력을 진행한다. 이 이외의 다양한 통일운동을 중고등학생이 앞장서서 전개할 수 있도록 행동한다”는 방법론을 제시한다. 촛불중고생시민연대는 그 산하에 ‘조국통일위원회’란 기구를 두고 있다.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
 
촛불중고생시민연대는 2021년 6월 6일, 국회 앞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을 펴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뉴시스
  또 2021년 6월 6일, 현충일에 국회 앞에서 “미래 세대 중고등학생이 외친다! 구시대 악법 국가보안법 폐지하라!”는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다. 다음은 당시 상황을 전하는 인터넷 매체 ‘민플러스’의 작년 6월 6일 자 기사다.
 
  〈최준호 촛불중고생시민연대 상임대표는 “현재의 민주시민이자 미래의 기성세대인 중고등학생들이 70년간 어른들이 없애지 못한 국가보안법이 얼마나 낡은 법인지 고발하고 외치기 위해 나왔다”면서 “조국의 미래 세대인 중고등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세상을 바꿔내는 정도로 사회가 변화했지만 1948년 만들어진 낡은 구시대 악법 국가보안법은 아직도 그 위세를 떨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략) 박해연 양도 “군부독재의 마지막 잔재인 박근혜 정부와 자유한국당을 심판하고 이제 분단체제를 극복하고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는 것이 상식적인 흐름”이라는 것에 동의했다. 그는 “인간의 존엄이 꽃피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는 이유로 처벌받지 않으며 누구나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자유롭게 꿈꿀 수 있는 세상이 우리가 꿈꿔왔던 세상”이라며 “우리 중고생들이 앞장서서 구시대의 잔재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남북의 평화와 통일의 선두에서 촛불혁명의 마침표를 찍자”고 힘줘 말했다.
 
  이들은 국회를 향해 “국민들과 중고등학생들 앞에 구시대 악법을 아직까지 정리하지 못했다는 부끄러움을 직면하고 기필코 케케묵은 악법 국가보안법 철폐에 신속히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촛불중고생시민연대는 오는 8월 15일까지 순차적으로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중고교 학생회장단 기자회견’ ‘국가보안법 폐지 1만 중고등학생 시국선언’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吳, “단 한 푼도 허투루 쓰지 않을 것”
 
  지금까지 밝힌 것처럼 ‘윤석열 퇴진 중고생 촛불집회’를 개최한 ‘촛불중고생시민연대’는 그 정치적 색채, 활동 목표가 뚜렷한 단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그들이 스스로 밝힌 내용만으로도 손쉽게 확인 가능한 부분이다.
 
  그런데 오세훈 시장이 시정을 총괄 지휘하는 서울시는 해당 단체에 ‘청소년 동아리 활동 지원’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 명목으로 세금을 지원했다. 서울시가 《월간조선》에 밝힌 ‘촛불중고생시민연대 지원금’은 총 3725만원이다. 이는 촛불중고생시민연대가 결산서를 통해 서울시 측으로부터 받았다고 기록한 금액인 5376만원(서울시 생활 속 민주주의학습지원센터 지원금 495만원 포함)보다 적다. 준 돈과 받은 돈의 액수가 서로 다른 이유를 떠나서 ▲오 시장이 서울시장직에 복귀하게 된 배경 ▲오 시장이 시정 복귀 후 ‘서울시 바로 세우기’를 강조했던 점 등을 감안하면, 이 같은 ‘오세훈 서울시’의 행태는 그야말로 ‘모순’이란 평가를 피하기 쉽지 않다. 한마디로 “앞뒤가 다르다”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 시정에 복귀하고 나서 ‘서울시 바로 세우기’를 선언했다. ‘박원순 10년’ 동안 서울시가 비정상적으로 운영됐다고 규정하고, 이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오 시장은 2021년 9월 13일, ‘서울시 바로 세우기’를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지난 10년간 민간 보조금과 민간 위탁금으로 지원된 총금액이 무려 1조원 가까이 된다”면서 “시민사회 분야 민간보조와 위탁 사업을 추진해오는 과정에서 뿌리박힌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모든 비정상적인 것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서울의 주인은 서울시민입니다. 서울시 예산도 모두 서울시민의 것입니다. 앞으로 단 한 푼의 예산도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노력할 것임을 약속한다”고 했다. 그로부터 3일 뒤에도 ‘서울시 바로 세우기’ 가로막는 ‘대못’이란 제하의 발표문을 통해 “시민의 혈세로 모아주신 소중한 서울시 예산을 단 한 푼도 허투루 쓰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 번 약속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원순과 오세훈
 
오세훈 서울시장은 2021년 9월 13일 ‘서울시 바로 세우기’를 선언했다. 사진=뉴시스
  오세훈 시장 또는 서울시는 ‘서울시 바로 세우기’의 범위를 ‘민간위탁·보조 사업’으로 한정하겠지만, 받아들이는 이들은 ‘박원순 10년 적폐 청산’으로 인식했다. 그 ‘적폐’ 중에는 정치색 짙은 단체에 지속적으로 서울시민 세금을 지원한 것도 포함된다.
 
  박원순 전 시장은 시장 재임 당시 민간단체 지원 기준에 대해 “서울시가 지나치게 정치적일 뿐 아니라 특정 정파적 성격을 드러내는 등 일반 시민단체로서의 공정성이나 정체성을 보이지 않는 단체까지 지원하라는 법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예산도 모두 피 같은 시민의 세금에서 나오는 것인데 서울시민을 위해 얼마나 아껴 써야 하는 것이냐?”며 “일방적으로 특정 정파를 지지하거나 폭력을 행사하고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단체까지 도움을 줄 수는 없다”고 했다. 요약하면 박 전 시장은 이념과 무관하게 정치색이 짙은 민간단체, 공익을 해치는 단체에 대해선 ‘피 같은 시민의 세금’을 줄 수 없다고 한 것이다.
 
  물론 박 전 시장이 스스로 언급한 ‘원칙’을 지켰는지는 의문이다. 이와 관련, 《월간조선》은 당시 박 전 시장의 ‘표리부동(表裏不同)’을 지속적으로 지적했다.
 
  우리 국민 상당수 역시 박 전 시장이 ‘좌파’ ‘친(親)민주당’ ‘친박원순’ 등 정치색이 짙은 단체들에 서울시민 세금을 지원해 서울시를 ‘좌파 생태계’의 ‘숙주(宿主)’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에 오 시장이 보궐선거를 통해 서울시정에 복귀할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오 시장 역시 ‘서울시 바로 세우기’란 목표를 강조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오 시장이 시정을 지휘하는 가운데, 서울시는 ‘촛불중고생시민연대’에 지원금을 줬다. 이는 촛불중고생시민연대에 대한 지원이 ‘불법’이라고 문제를 제기하는 게 아니다. ‘부적절한 예산 집행’이라고 따지거나, 촛불중고생시민연대란 단체의 성격, 정치색, 활동 목표를 비판하는 것도 아니다. 오 시장이 전임 시장 시정을 비판하며 내세운 ‘서울시 바로 세우기’의 방향에 대한 의문 제기다. 왜 ‘오세훈 서울시’는 세금 지원을 받는 단체들이 사업 외 정치 활동으로 인해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을까.
 
 
  “언론보도 통해 알았다”
 
촛불중고생시민연대가 공개한 ‘2021년 결산서’에 따르면 이 단체는 서울시 측으로부터 5000만원 이상 되는 지원금을 받았다. 출처=촛불중고생시민연대 홈페이지
  ‘오세훈 서울시’에 대한 의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서울시는 권성동 의원이 “서울시가 촛불중고생시민연대의 산하 단체인 ‘전국중고등학생대표자학생회협의회’에 지원금을 줬다”고 지적하자, 곧바로 다음과 같이 해명했다.
 
  〈서울시가 “윤석열 퇴진 중고생 촛불집회” 주관기관인 촛불중고생시민연대에 지원하고 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름. 다만, 서울시는 민간위탁 기관인 보라매청소년센터에서 주관하는 ‘동아리활동지원사업’에 ‘전국중고등학생대표자학생회협의회’가 선정(동아리당 연간 125만원 지원/중고협 125만원 지원)되었으며, 서울시는 ‘전국중고등학생대표자협의회’가 촛불집회 주관기관인 ‘촛불중고생시민연대’ 동아리임을 보도를 통해 인지하였음.〉
 
  자신들이 지원한 전국중고등학생대표자협의회란 단체가 촛불중고생시민연대의 ‘산하 단체’란 사실을 권 의원이 지적하고, 언론 보도가 있기 전까지 몰랐다는 주장이다. 《월간조선》 취재 결과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은 이와 관련해서 서울시 청소년정책과 관계자와 나눈 문답이다.
 
 
  “소속 단체가 이런 단체일 경우 지원하지 않는다는 기준 없어”
 
  —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촛불중고생시민연대, 촛불혁명기념사업회(대표 최준호) 산하 동아리에 돈(2125만원)이 갔는데요, 이들의 정치 성향 등을 확인하는 작업은 안 합니까.
 
  “사업계획서를 받고, 심사해서 동아리를 선정하는데요, 당시 사업계획서에는 현재 촛불집회 관련 내용이 전혀 없었고요, 사실 ‘촛불’이란 단어 하나 때문에 이 동아리를 지원하지 않는 건 어렵다고 생각해서, 어쨌든 사업계획서에는 촛불집회에 대한 내용이 없기 때문에 선정해서 지원했습니다.”
 
  — ‘동아리’는 법적으로 성격이 규정된 단체가 아니잖아요. 그럼 사업계획서는 누구 명의로 제출합니까.
 
  “동아리 명의로 내죠. 소속이랑….”
 
  — 그러니까 그 ‘소속’은 이런 단체에서 그 동아리를 만들었다는 걸 의미하는 거죠? 예를 들어, 촛불중고생시민연대가 만든 동아리라고 사업계획서에 표기한다는 거잖아요.
 
  “그렇죠. 표기하죠.”
 

  — 방금 얘기한 내용에 따르면 이 동아리들이 서울시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때는 자신들의 소속 단체(촛불중고생시민연대)를 분명히 표기했죠? 그런데 서울시는 “몰랐다”고 해명한 거죠?
 
  “그 단체가 이런 집회를 벌일지 몰랐다는 뜻이었겠죠.”
 
  — 아닙니다. 서울시는 지원 동아리와 그 단체의 관계를 몰랐다고 했거든요. 과연 이런 해명이 설득력 있을까요.
 
  “소속 단체가 이런 단체일 경우 지원하지 않는다는 기준이 없기 때문에 지자체가 직접 선정 기준을 신설해서 추진해야겠다고 얘기할 수 있겠네요.”
 
  — ‘오세훈 서울시’는 아직 그런 기준이 없다는 말이죠?
 
  “여가부 지침을 따르고 있었다고 말씀드리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사실과 다른 서울시 해명
 
  서울시는 앞선 ‘해명’에서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 명목으로 직접 ‘촛불중고생시민연대’에 지원한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바꿔 말하면, “서울시가 ‘윤석열 퇴진 중고생 촛불집회’ 주관기관인 촛불중고생시민연대에 지원하고 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름”이라고 내놓은 해명이야말로 사실과 다르다는 얘기다. 《월간조선》 취재 결과 서울시 행정국 시민협력과는 ‘2022년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 사업’을 진행하면서, 촛불중고생시민연대에 ‘코로나 시대 청소년 문제 해결을 위한 공익사업’ 명목으로 사업비 1600만원을 줬다.
 
  서울시의 이 같은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은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법’에 따라 이뤄진다.
 
  해당 법률에 따른 ‘비영리 민간단체’의 요건 중 하나는 “사실상 특정정당 또는 선출직 후보를 지지·지원 또는 반대할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거나, 특정 종교의 교리 전파를 주된 목적으로 설립·운영되지 아니할 것(제2조 3호)”이다. 이에 따르면 서울시를 비롯한 공공기관은 비영리 민간단체를 지원하기 전에 그 단체의 성격, 활동상을 파악해야 할 의무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만일 ‘오세훈 서울시’가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 사업을 진행하면서 ‘촛불중고생시민연대’와 같은 단체의 선언, 강령, 활동 내역 등을 확인했다면 1600만원이란 서울시민 세금이 지원될 수 있었을까. 다음은 이와 관련해서 서울시 시민협력과 관계자와 나눈 문답이다.
 
  — 오세훈 시장이 전임 시장의 ‘민간단체 지원’ 행태를 비판하고, ‘서울시 바로 세우기’를 추진했는데요, 그 와중에 정치색이 짙은, 그 활동상을 너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단체에 1600만원을 지원하는 게 과연 타당한지 그 입장을 묻고 싶습니다.
 
  “올해 기준으로 125개 단체를 선정했는데요, 그 과정에서 단체 성향을 따로 파악할 수는 없잖아요. 사업계획서를 보고 판단하는데, 그 단체가 선정된 이후 정치적 활동에 대해서는 행정지도를 할 수 있고, 보조금 환수를 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 박원순 전 시장 시절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과 관련해서 문제가 많았잖아요.
 
  “예.”
 
 
  “사후 조치 할 수밖에 없어”
 
  — 현 시장이 강하게 그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고, ‘서울시 바로 세우기’를 하겠다고 했는데요, 그럼에도 서울시가 지원한 단체들의 평소 활동상을 확인하는 작업을 하지 않고, 지금껏 그와 관련한 내부 지침을 마련하지 않은 까닭은 무엇입니까.
 
  “신청서를 받을 때 그 단체 이력을 받기는 하거든요. 이력을 받을 때 서울시나 다른 기관에서 지원받은 이력을 보고, 문제 소지가 없겠다고 판단할 수 있는데 그 단체에서 사업 중간에 계획과 무관하게 그런 활동을 하면 사후 조치를 할 수밖에 없거든요. 저희도 사실 답답합니다.”
 
  — 그러니까 사후 조치 말고 사전 검증 작업에 대한 지침은 없다는 말이잖아요.
 
  “사전에 선정된 단체를 대상으로 집체교육을 하고, 정치 활동 등 계약 사항 위반 활동을 할 경우 보조금 환수 대상이 된다고 여러 번 교육하거든요.”
 
  — 서울시가 지원한 사업과 무관하게 해당 단체가 정치 활동을 할 경우에는 서울시가 개입할 여지가 없는 거죠?
 
  “지원금을 다른 사업에 전용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개입하기 애매하죠.”
 
  — 지금 얘기를 들어보면 사전 검증 작업이 없는 한 앞으로도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과 관련해서 이런 논란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겠네요.
 
  “사전에 교육할 때 ‘이런 논란이 생겼기 때문에 단체에서 혹시 사업 계획 외에 다른 활동을 할 경우 강력한 조치를 하겠다’고 해야 할 것 같아요.”
 
  — 문제 제기 이후 이와 관련해서 시장 또는 시장단의 지시사항 같은 건 없었습니까.
 
  “그것까지는 제가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은 즉각 약정 해지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
  ‘오세훈 서울시’는 10월 22일, 촛불중고생시민연대 관련 보도 이후 내놓은 해명을 통해 “선정 당시 제출한 계획서 내용과 실제 활동이 다를 경우 연말에 지원금을 전액 환수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이는 법률에 적힌 조문을 읊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원론’적인 얘기를 한 ‘오세훈 서울시’와 달리 임태희(任太熙) 교육감이 이끄는 경기도교육청은 촛불중고생시민연대 측과의 약정을 해지했다. 경기도교육청은 ‘경기 마을 교육 공동체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올해 촛불중고생시민연대 산하 단체인 전국중고등학생대표자·학생회협의회와 ‘2022 경기꿈의학교(세상을 바꾸는 청소년 꿈의 학교) 운영’과 관련해서 약정하고, 보조금 1000만원을 줬다.
 
  경기도교육청은 10월 21일, 촛불중고생시민연대가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를 예고하자, ‘경기꿈의학교 운영 약정서’ 중 “약정 상대자가 공익을 우선하고, 정치적·종교적 활동이나 영리적 활동으로 오인받을 일체 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제3조)”에 근거해 전국중고등학생대표자·학생회협의회와의 약정을 해지한다고 통보했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댓글달기 1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jjlee020    (2022-11-27) 찬성 : 1   반대 : 1
전 국민이 다 알아야 할 이런 뉴스를 어떻게, 왜 월간조선에서만 기사로 싣는지. 다른 언론사들은 뭣하는지. 월간조선에서 받아서라도 기사로 올려야.

202212

지난호
전자북
별책부록
북스토어
프리미엄결제
2020년4월부록
  • 지난호
  • 전자북
  • 별책부록
  • 정기구독
  • 월간조선 2018년 4월호 부록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